광주에서 한나라당은 간판조차 걸 수 없는 처지이다. 그래서 광주에서 웬만큼 산 사람도 한나라당 건물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택시를 타면 ‘구 민정당사’를 찾아야 한다. 한나라당은 광주에서 아직도 80년대 정서에서 허덕이고 있다. 한나라당 당사는 6층 건물이다. 그러나 당사 건물에 간판이 걸린 자국은 있으되 간판은 없다. 그곳을 경비하는 한 전투경찰은 “간판을 달면 대학생이나 시민들이 화염병이나 돌을 던지기 때문에 차마 달지 못하는 것”이라고 사연을 말해 주었다.
그런 상태에서 호남에서 한나라당이 5% 이상 득표하는 것은 무리인 것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도 그 동안 사실상 호남 지부를 포기했다. 당사 안으로 들어가 보니 모든 내부 시설이 낡았고, 비가 오면 빗물이 새는 지경이다. 컴퓨터 등 사무집기는 90년대 중반에 구입한 것이다. 한나라당이 이회창 전 총재 시절 ‘차떼기 정당’이니 뭐니 하면서 흥청망청할 때 호남 지부는 한나라당 안에서도 소외 받던 ‘미운 오리’ 처지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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