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조기송 사장 광복행보 속내막
강원랜드 조기송 사장 광복행보 속내막
  • 홍준철 기자
  • 입력 2009-02-10 13:32
  • 승인 2009.02.10 13:32
  • 호수 95
  • 2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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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위해 MB정부와 코드 맞추기 ‘의혹’
강원랜드 조기송 사장이 분주하다. 2006년 3월 강원랜드 사장으로 임명된 이후 다음달 3월 26일이면 임기가 만료된다. 그러나 조 사장은 국제스키연맹 총회 유치, 사회공헌위원회 발족, 지식산업 2단계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한 강원랜드와 별도로 신규법인 게임사를 차려 한국 게임 산업에도 진출했다. 이 같은 조 사장의 광폭 행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연임을 위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조 사장이 여권인사, 정부 부처 인사를 만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연임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측에선 “말도 안 된다”면서 “전임 사장들이 임기를 끝내지 못했다. 조 사장의 경우 지난번 대검 수사에서도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다. 그 만큼 투명하고 깨끗하다. 아름다운 퇴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일각에선 조사장 거취가 도마 위에 올라있다. 참여정부에 임명된 조 사장이 이명박 정부 하에서 연임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강원랜드 조 사장은 전형적인 CEO형 인사다. 조순 전 총리의 아들인 조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1974년 쌍용에 입사해 효성 중공업을 거쳐 LG전자에서 20여년 넘게 근무했다. LG전자 미국 LA지사장, 전략기획부문장, 미주지역본부 사장을 거쳐 LG 필립스 공동대표를 맡은 LG맨이다.

조 사장이 강원랜드 사장으로 임명된 것은 지난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3월이다. 첫 CEO형 사장이 강원랜드에 들어온 셈이다. 이후 조 사장은 강원랜드를 ‘하이원’으로 개명하고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강원랜드를 종합레저타운으로 만들기위해 워터파크 스파, 명품콘도, 프리미엄 호텔 등을 조성했다. 또한 2006년에는 스키장 하이원을 개장해 겨울철 내방객이 급증하는 데 일조했다.


강원랜드 문어발식 사업 확장 우려감 확산

2006년 매출액이 8700억원에서 2007년도에는 1조 6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연간 강원랜드를 찾는 내방객 역시 급증 300만명에 육박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 사장 취임이후 공룡 기업으로 커진 강원랜드의 방만한 사업 경영에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무소속 송훈석 의원(속초.고성.양양군)의 2008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카지노 부문 1조 264억원의 매출과 호텔 등에서 400억원의 매출 등 총 1조665억원 매출을 토대로 단위사업 및 시설공사 등 대규모로 진행되는 투자에 따른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고 밝혔다.

강원랜드에서 진행되는 단위사업으로는 하이원 호텔, 골프장, 호텔&카지노, 카지노 증축, 테마파크, 뿌리관, 호텔 증설, 콘도 증축, 패밀리 리조트 조성공사, 단지기반시설(진입도로, 상하수도, 전기통사, 매립공사를 진행하고 있거나 완료했다. 또한 종업원 숙소(1~4차), 다목적 숙소, 각종 부대시설(세탁공장, 비상지원시설, 직원주차장, 3개 시군균형발전사업, 호수경관조성, 주차장 증설, 원스톱 서비스 센터 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지난 2006년 6월 19일 78차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한 총 투자비만 무려 2조484억원대에 달한다. 2007년 이전까지 1조 238억원대에 달하는 투자가 이뤄졌고 향후 7천996억원대의 투자가 계획되어 있다.

또한 강원랜드는 4개 법인에 630억원을 출자해 각종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동강 시스타 법인이다. 이는 총 1천5백원 사업규모로 스파, 골프장, 콘도, 공공시설 등이 들어서는 데 강원랜드는 200억원대의 자금 조달을 약속해 놓은 상황이다. 이밖에도 블랙밸리 컨트리 클럽(주), (주)문경레저타운, 태백관광개발공사 등 총 630억원을 출자해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강원랜드가 건전한 놀이문화가 아닌 도박을 조장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높아지자 사회공헌위원회를 확장해 이미지 개선에도 나섰다. 기존 봉사단을 44개팀으로 늘리면서 투자 재원도 170억원을 마련했다. 또한 강원랜드는 145억원을 투자해 별도 법인으로 게임업체인 ‘하이원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글로벌 온라인게임 퍼블리셔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년층이 즐겨찾는 특성상 젊은 층 고객까지 끌어들이겠다는 이미지 변신 전략인 셈이다.

특히 조 사장은 최근 2012년 5월 강원랜드에서 6개 경쟁국을 물리치고 제48회 국제스키연맹 총회(FIS)를 유치해 분위기가 한껏 고무된 상황이다. FIS총회는 스키, 보드 등 동계스포츠부문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처음 개최된다. 총회에는 총 110개국, 4천여명의 스키관련 종사자들이 방문하고 세계 50개국에 경기가 생중계되는 국제적인 행사다. 이처럼 강원랜드가 승승장구하면서 2007년도에는 최고의 배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조기송 사장, 업무추진비 신입 사원 연봉 수준

송 의원은 강원랜드가 이처럼 방만한 경영을 하는 것과 관련해 “콘도 인테리어 고급화 명분으로 설계 변경해 130억원대 비용 낭비하고 미협의된 카지노 증축관련 설계 용역까지 발주하고 업자들 후원으로 외국출장은 다반사”라며 “각종 공사 때마다 금품수수가 적발되는 등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겨 놓은 격”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송 의원은 “최대 호황 속에 카지노 도박으로 가산이 탕진돼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가정이 파탄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 도박 중독자에 대한 배려와 지원은 없다”면서 “임직원들과 자기 밥그릇만 챙기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 의원이 밝힌 주요 임원 보수현항을 보면 2007년 기준 사장 연봉이 2억 2400만원, 전무 1억 7900만원, 경영지원본부장 1억 6500만원, 호텔 사업본부장 1억 7100만원, 레저사업본부장 1억 6900만원, 미래사업추진본부장 1억2500만원 등 억대 연봉자만 10명에 육박했다. 특히 2006년에 비해 조 사장의 경우 10% 가량이 올랐으며 호텔사업본부장은 4배 가량이 늘어났고 레저사업본부장은 20% 가량 더 받는 것으로 국감 자료에 나타났다.

고액 연봉과는 별도로 주요 임원들의 업무추진비도 상당히 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2006년도의 경우 7600만원, 2007년도에는 1억6백만원으로 지출됐다. 2006년도의 경우 2천700만원을 받은 사장의 업무추진비는 웬만한 신입 사원 연봉보다 높게 받은 셈이다.

강원랜드에 대한 방만한 경영과 각종 잡음관련에도 불구하고 조 사장은 자신의 업적과 매출액 신장을 바탕으로 연임을 강력하게 바라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3월 임기가 끝나는 조 사장이 여권 인사, 청와대, 정부 부처 등 인맥을 총동원해 연임을 위한 물밑 접촉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참여정부 시절에 임명됐던 조 사장이 이명박 정부하에서 재신임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데 관심을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장이 연임을 위해 정치권 인맥 접속했다는 설에 대해 강원랜드의 한 관계자는 "말도 안 된다"면서 "전임 사장들이 임기를 끝내지 못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대검에서 강도높은 수사를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다. 그 만큼 투명하고 깨끗하다. 아름다운 퇴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시절에 임명된 조 사장이 이명박 정부하에서 재신임받을 수 있을 지 임기가 만료되는 3월 26일전에 판단이 날 전망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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