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호-최정-한동민...'SK의 우승'을 쐈다...마무리는 김광현
강승호-최정-한동민...'SK의 우승'을 쐈다...마무리는 김광현
  • 신희철 기자
  • 입력 2018-11-12 23:38
  • 승인 2018.11.12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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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9회 초 극적인 동점 홈런
한동민 13회 초 극적인 역전 홈런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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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신희철 기자] ‘스포츠는 극본 없는 영화라고 했던 말 그대로, 극본 없는 영화 한편이었다. SK-두산 양 팀 모두 관중들과 시청자들을 끝까지 자리 뜨지 못하게 했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SK가 두산을 5-4 극적으로 꺾고 챔피언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2018 한국시리즈 첫 연장전 승부였다.

 

첫 득점은 SK의 몫이었다. 두산 선발투수 이용찬은 1회부터 좋지 않았다. 1번 김강민, 2번 한동민, 3번 최정 세 명의 타자에게 연속으로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만루 SK 4번 타자 로맥은 유격수 땅볼로 가볍게 1점을 냈다. 그러나 후속 타자 박정권이 중견수 얕은 플라이로 물러났고, 이재원이 2루 땅볼로 물러나며 추가득점엔 실패했다. SK로서는 이용찬 스스로 자멸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좋지 않은 제구를 보였던 이용찬은 2회 선두타자 정의윤에게 2루타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바로 이영하에게 물려줬다. 이후 SK는 이영하의 완벽한 제구와 구위에 눌렸다. 이영하는 8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다. 그러나 잘 던지던 이영하에게 4회에 위기가 찾아왔다. 42아웃을 잡아놓고 이번 시리즈 컨디션이 좋은 정의윤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강승호가 이영하의 초구를 받아쳐 투런포를 터뜨렸다. SK의 우승이 살짝 엿보인 완벽한 홈런이었다. 이번 시리즈는 홈런을 친 팀이 100% 승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SK로서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홈런이었다. 스코어는 3-0 SK 리드.

 

이에 반해, SK 선발투수 켈리는 완벽한 피칭을 보였다. 5회까지 사사구 2개를 허용했지만 안타는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최고구속 152km를 뽐내며 두산 타자들을 속수무책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켈리의 노히트노런은 6회에 깨졌다. 선두타자 정진호를 잘 잡아놓고 허경민에게 사구를 허용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이후 정수빈에게 볼넷을 허용해 주자는 11, 2루가 됐다. 여기서 3번 타자 최주환이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렸다. 이후 양의지의 중전 적시타로 두산은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8회 말 두산은 드디어 역전에 성공했다. 바뀐 투수 김태훈에게 정수빈이 볼넷을 얻어냈고, 최주환이 안타를 쳐 11, 3루가 됐다. 후속 타자 양의지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 점수는 4-3 두산의 리드로 바뀌었다. 양의지는 3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리드를 이끌어냈다. 경기 내내 켈리에게 막혀있던 두산 타선의 혈이 뚫린 듯 했다. 그리고 그 순간 두산 불펜엔 린드블럼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늘 무조건 경기를 잡겠다는 김태형 감독의 강한 의지가 보이는 순간이었다.

 

예상대로 9회 초 린드블럼이 오늘 경기를 마무리 짓기 위해 올라왔다. 린드블럼은 예상대로 놀라운 구위를 보이며 김강민, 한동민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3 리드 상황, 남은 아웃 카운트는 1개였다. 타석엔 이번 시리즈 15타수 1안타 극도의 부진을 겪고 있는 최정이었다.

 

이대로 경기는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시리즈 내내 침묵하던 최정이 가장 중요한 9회말 2아웃 상황에 홈런을 친 것이다. 최정은 린드블럼의 체인지업을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4-4 동점을 만드는 극적인 솔로 홈런이었다. 결국 린드블럼은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양 팀은 이번 시리즈 첫 연장전에 돌입하게 됐다.

 

연장 10회 초 김승회는 SK의 타선을 삼자범퇴로 가볍게 제압했다.

 

82사부터 올라온 SK 정영일은 완벽한 구위를 보여주며 10회 말 2아웃을 잡고 내려갔다. 그러나 이후 등판한 어린 김택형의 어깨가 무거워보였다. 정수빈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2사 주자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타석엔 3번 최주환 대신 8회 대주자로 들어온 조수행이 들어왔다. 김택형은 다소 불안한 제구를 보였지만, 풀 카운트 접전 끝에 조수행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진 11회 초에는 오늘 극적인 동점 홈런의 주인공 최정이 21, 2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왔다. 투수는 김승회에서 이현승으로 바뀐 상태였다. 최정은 노련한 선구안으로 볼넷을 골라냈다. 2사에 주자는 만루. 타석엔 로맥이 들어섰다. 이현승은 3B 1S까지 볼카운트가 몰렸지만 로맥을 간신히 2루 플라이로 잡아냈다.

 

11회 말에는 윤희상이 마운드에 올라 양의지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내려갔다. SK도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내일 경기가 있을 경우, 올릴 수 있는 문승원까지 마운드에 올렸다. 문승원은 박건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이후 오재원, 김재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2사 주자 1, 3루의 끝내기 위기를 맞이한 SK였다. 타석엔 류지혁이 들어섰다. 문승원은 류지혁을 침착히 2루 땅볼로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결국 양 팀의 승부는 12회까지 가게 됐다. 두산 마운드는 여전히 이현승이 지켰다. 선두타자 나주환을 파울플라이로 잡아냈지만, 후속타자 이재원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이재원은 곧바로 발 빠른 박승욱으로 교체됐다. 그러나 후속타자 김재현은 허무하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12회 말 문승원은 151km의 구속을 보이며 두산 타선을 완벽히 제압했다.

 

13회 초 SK는 다시 대포를 쏘아 올렸다. 이번 시리즈 처음 올라온 유희관은 2아웃을 잡아냈지만, 한동민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동민은 유희관의 초구를 그대로 받아쳤다. 맞는 순간 모두가 종착지를 알 정도의 대형 홈런이었다. 잠실구장의 우중간 깊은 곳에 꽂힌 공은 5-4SK의 역전을 기록했다.

 

13회 말 드디어 마운드엔 김광현이 올라왔다. 지난 9일 등판한 김광현은 이날 등판으로 이틀 휴식 후 마운드에 올랐다. 김광현은 무서웠다. 양의지를 상대로 153, 153, 154km를 꽂아넣어 3구 삼진을 잡았다. 2아웃 타석엔 박건우. 김광현은 박건우까지 삼진으로 잡아냈다.

 

SK는 잠실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승리투수는 문승원이 됐다. 김광현은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로써 2018년 KBO시리즈는 모두 막을 내렸다.

신희철 기자 hichery8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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