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호 강타한 ‘전경련 괴담’
조석래 호 강타한 ‘전경련 괴담’
  • 강필성 기자
  • 입력 2009-01-20 13:35
  • 승인 2009.01.20 13:35
  • 호수 92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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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전경련 회장의 불우한 퇴임, 이번에는 무사할까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이하 전경련) 임기를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고 구설수에 올랐다. 효성그룹의 비자금 의혹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전경련 회장은 통상적으로 2회 연임을 해왔다. 하지만 비자금 수사여부에 따라 조 회장은 연임은커녕 전경련 회원들에게 반발을 살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일부 전경련 회장은 임기 전후로 적잖은 외풍에 시달려왔다. 검찰에 수사를 받거나 기소되는 등의 소동을 치룬 것이다. 이에 조 회장이 역대 전경련 회장의 징크스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괴담처럼 확산되고 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의 임기가 다가오며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월 19일로 예정된 전경련 총회에서 재임 혹은 사임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조 회장의 31대 전경련은 재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명박 새 정권과 함께 적절한 각종 규제완화를 끌어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조 회장의 재임 여부를 보는 시각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조 회장은 지난해 초부터 효성그룹 비자금 의혹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런 의혹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효성건설 비자금 의혹 수사는 올해 들어 가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최근 60~70억원대에 이르는 출처가 불문명한 장부를 입수하면서 송형진 효성건설 사장을 수차례 소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12일에는 효성중공업업PG의 김모 전무가 한국전력에 납품가 300억원을 과다청구했다는 혐의를 받아 구속됐다.

통상적으로 전경련 회장직은 2회 연임하는 것이 관례로다. 하지만 조 회장의 경우에 비자금 의혹 향방에 따라 연임은커녕 회장직을 유지하기도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쯤 되자 재계 일각에서는 ‘전경련 괴담’까지 나돌고 있다. 역대 전경련 회장이 구속 등 역경을 치룬 사례가 거론되는 것이다.

고 최종현 SK그룹 명예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이들은 모두 전경련 회장직을 지냈지만 임기 전후해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

먼저 김 전 회장과 손 명예회장은 전경련 수장을 맡을 당시 분식회계 의혹에 휘말렸다. 결국 검찰에 불려간 두 회장은 혐의를 인정하고 도의적 책임을 물어 사퇴했다.

고 최종현 SK그룹 명예회장은 직접 검찰에 불려가는 수모를 겪었으며,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은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현재까지 검찰 내사를 받고 있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조 회장 취임 이후 전경련 위상이 올라간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또 다시 현직 회장의 사법처리가 얽히면 실추한 신뢰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비자금 털고 갈 수 있나

한편, 조 회장은 비자금 의혹에 대해 단호한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8일 광주 전남지역 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한 조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별 것 아니다. 비자금은 없다”고 일축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도 “산업재해환자 위로금 등 업무비로 쓴 일부 자금을 자금담당 임원의 실명통장으로 관리한 것”이라며 “관례상 이뤄진 것이지 비자금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과연 조 회장은 신변에 부는 의혹을 말끔히 씻을 수 있을까. 검찰의 수사 결과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강필성 기자 feel@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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