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에 번지는 LG 3세 구본호 의혹
LG그룹에 번지는 LG 3세 구본호 의혹
  • 강필성 기자
  • 입력 2009-01-13 14:47
  • 승인 2009.01.13 14:47
  • 호수 91
  • 2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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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한판토스 수사에 LG家 연관설 ‘물씬’
[연합] 구본호

LG가 방계 3세 구본호씨의 주가조작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검찰이 구씨일가가 소유한 범한판토스 및 자택에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이다. 구씨는 지난해 7월 검찰에 구속기소 됐다가 지난해 말 보석 석방된 바 있다.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이 수사가 LG가로 확산될 가능성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범한판토스가 LG그룹의 물류를 담당하면서 막대한 매출을 올린 바 있다.
검찰의 압수수색 배경과 향후 수사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그룹 밀어주기로 성장한 범한판토스 압수수색 배경
석연찮은 이유로 보석석방 된 구씨 혐의 새 국면 맞나

LG가 3세 구본호씨 주가조작 사건이 재계의 화제다. 검찰이 사실상 수사 종결했던 구씨를 다시 수사하기 시작한 탓이다. 특히 이번 수사는 LG그룹으로 확산되리라는 뒷말이 나돌고 있어 시선을 끈다. 검찰이 범한판토스를 압수수색 하면서 사실상 물량을 지원해준 LG가에 수사가 확대되리라는 분석이다.

수사 진짜 목표는 어디

지난 7일 검찰과 재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는 범한판토스 사무실과 이 업체 대표 여모씨 및 구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회계장부와 차명계좌, 각종 자료가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진행된 서울지방국세청의 범한판토스 세무조사 결과 분석과 구씨에 대한 추가 조사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 및 횡령 등 추가 범죄 정황을 잡고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와 같은 의혹이 LG그룹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범한판토스가 LG그룹의 지원없이 성장하기 힘들었던 회사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650여 임직원이 1조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물류기업이다. 2000년까지만 해도 매출액이 800억원대에 불과했으나 LG그룹의 물류부문을 아웃소싱하면서 급성장했다.
이 업체의 연 매출액이 1조원대에 이르는데 이 중 80% 이상을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LG 계열사들의 해외 물류가 차지하고 있다.

구씨는 1999년 부친 구자헌씨가 사망하면서 회사 지분을 상속받았다. 현재 범한판토스의 지분은 모친 조금숙씨와 함께 각각 46.2%, 53.8%인 사실상 가족회사다. 전문경영인인 여상구씨가 경영을 책임지고 조씨가 상근고문으로 있다.

구씨가 레드캡투어에 투자한 자금도 범한판토스에서 나온 빌린 자금이었다. 구씨는 범한판토스로부터 빌린 250억원 등을 이용해 레드캡투어(옛 미디어솔루션)를 인수해놓고 인수대금이 모두 자기 자금인 것처럼 허위 공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모자가 범한판토스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310여억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만 조씨 모자는 25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구씨 수사에 LG가가 거론되는 것도 이 대목이다.
LG그룹 측은 지금까지 구씨와의 관계를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라고 일축하곤 했다. 하지만 그룹차원에서는 사실상 범한판토스 ‘밀어주기’를 해왔던 셈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LG그룹 계열사들의 현금이 순환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이미 2005년에 현대·기아자동차가 물류업체 글로비스를 통해서 비자금을 조성한 사례가 있다는 점도 관심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새 혐의점 발견 될까

사실 구씨의 주가조작 사건은 ‘무죄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아왔다. 구씨는 지난해 12월 종범 조풍언씨의 재판이 길어진다는 이유로 보석 석방이 된 바 있다.
당시 보석 사실이 언론에 뒤늦게 알려지면서 ‘구본호 구하기 시나리오가 나돌기도 했다. 재판부가 석연찮은 이유로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조씨 재판에서 해외에 체류 중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불렀다.

하지만 지난 10월에 재판부는 증언대에 선 김 전 회장은 “진술서 나온 내용 이상 추가적으로 진술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도 “검찰 조사에 진술이 세세하게 기록 돼 있는데 구태여 추가심문을 할 필요 있느냐”고 반문했을 정도. 때문에 2개월만에 김 전 회장을 다시 소환하는 이유에 대해 갖가지 추측이 잇따랐다. 결론적으로 종범 구씨는 보석 된 셈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이 새로운 반전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다.
LG그룹 측은 이에 대해 “터무니 없는 해석”이라고 일축했지만 업계의 뒷말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강필성 기자 feel@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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