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사에서 나온 ‘한국지방자치연구’를 들고 싶습니다. 이 책은 제가 과거 지방자치 10년을 한국 최초로 ‘정치적 시각’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그 동안 지방자치에 대해 ‘행정학적 시각’으로 연구한 시도는 많았지만 정치학적 시각으로 풀어 쓴 것은 제가 최초입니다. 그리고 동티모르에 직접 가서 선거와 정부 탄생에 관여하면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쓴 ‘동티모르의 탄생’을 좋아합니다.” 세간의 관심은 손 의원이 지난 3월 정치권에 입문할 때 하필이면 가장 최악의 상태에 있었던 민주당에 입당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손 의원은 “별 것 아닙니다. 사실 정치 입문 제의를 받은 것은 작년 11월입니다. 그 당시 민주당은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당시는 조순형 대표가 ‘클린 이미지’로 주가를 날리며, 한나라당에 이어 제 2 당은 충분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때였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민주당이 가장 잘 나갈 때 입당하겠다고 약속했고, 사정이 있어 입당 시기를 늦추다가 지난 3월에 입당 약속을 지켰을 뿐입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평생 시민운동을 해 오다가 갑자기 이 시점에서 현실정치로 뛰어들었느냐는 질문에 “옛날이나 지금이나 국회의원이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은 시민운동이 재미없어졌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90년 이후 10년 동안 시민운동은 그 위상이나 국민들로부터 받는 격려에 있어 전성기였습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시민운동이 ‘중립적’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 이후 지금 노무현 정부에 이르러 주도적인 시민운동은 대부분 친정부단체로 전락했습니다. 그러니까 더 이상 시민운동이 아니라 사실상 정부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비판적인 어투로 말했다. 하지만 그가 현실정치에 뛰어든 동기는 보다 더 심층적이다.
“젊은 시민운동가들이 더 이상 원로를 원로로 대접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이 ‘치고 올라오는 것’은 좋은데 그렇다고 원로를 사실상 배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을 때 솔직히 시민운동에 정이 떨어졌습니다. 아울러 16대 국회가 부패의 극치를 달렸고, 새로운 정치를 국민 절대 다수가 요구했기에 저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거기다 여성단체에서 출마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해서 더 이상 주저하지 못하고 나오게 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손 의원은 “정치개혁입니다. 그 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치부해왔던 온갖 모순을 타파할 것입니다. 남북 문제에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왜 대통령 특사나 밀사 등은 남성만 해야 합니까? 그리고 상임위도 문화관광위로 배정되었는데 문화콘텐츠 개발에 힘을 써서 문화대국에 기여할 생각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상봉 pneuma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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