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회장 일가의 지배 구조 ‘파헤친다’

이른바 ‘장하성 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가 GS건설 지분을 매입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의 지분참여로 GS그룹 전체 지배구조에 적잖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판단된 까닭이다. 대기업 투자를 공언해 온 ‘장하성 펀드’가 GS그룹의 ‘알토란’ 같은 GS건설 지분을 취득한 배경에 대해 알아봤다.
‘장하성펀드’로 알려진 라자드에셋매니지먼트가 GS건설 지분 5%를 신규로 취득했다.
GS건설 주가는 장중 강세를 나타냈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12월 30일 미국 투자자문사 라자드에셋매니지먼트는 GS건설 주식 258만1055주(지분율 5.06%)를 신규로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경영권 참여가 아닌 단순투자 목적이다.
라자드의 국내 상장사 지분 대량 취득은 지난 11월 초 에스에프에이(SFA)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장하성펀드는 하이트홀딩스ㆍ웅진코웨이ㆍ크라운제과 등의 지분을 잇달아 축소했다.
장하성펀드의 GS건설 지분 참여 소식이 알려지자 GS건설 주가는 껑충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GS건설 주가 상승 배경으로 △잇따른 대형 공사 수주 △장하성 펀드 지분 확대 △증권사 호평 보고서를 꼽고 있다.
장 펀드, 약인가? 독인가?
실제 GS건설은 조달청이 발주한 중랑물재생센터 고도처리 및 시설현대화 사업을 2491억원에 수주했다. 이뿐만 아니다. GS건설은 지난해 12월 18일에도 1000억원 규모의 부산시 수영 하수처리시설을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 이처럼 최근 잇단 대형 공사 수주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미국 투자자문사 라자드에셋매니지먼트 측이 GS건설 주식 258만1055주(지분율 5.06%)를 신규 취득했다고 공시한 것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증권사 호평 보고서도 나왔다. LIG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30일 GS건설이 내년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고 토목분야 매출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며 목표주가 8만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주가가 껑충 뛰어올랐다고 해도 GS건설로선 마음 놓고 좋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장하성 교수는 대표적인 재벌개혁론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기업사냥꾼’ 이번엔?
실제 장하성펀드는 2006년 ‘은둔의 대기업’ 태광그룹을 굴복시켰다.
단순히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는 주문에서 주주명부 공개 요청 등을 거쳐 재벌의 민감한 부위인 ‘증여’ 부분을 공격한 끝에 거둔 승리였다.
이밖에도 장하성펀드는 지분을 매입한 곳마다 지배개선을 요구, 잇따라 승전포를 울리면서 개미주주 사이에선 ‘신’으로 굴림하게 됐다.
이에 따라 GS그룹 또한 지배구조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박지영 기자 pjy092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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