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진천지구
후보지 4곳 중 3곳이 충남권인데 반해 유일하게 충북권 후보지다. 음성·진천지구는 음성군 대소면, 맹동면, 진천군 덕산면 일대 약 2,340만평 규모로 청주시 북방 20㎞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내부가 농지 및 낮은 구릉지다. 한국전통풍수지리학회 조성택 회장은 “산세 등 여러 가지가 지역적 조건은 좋다”고 전제한 뒤 “야산 구릉지대로만 이뤄진 점이 흠이며 여기에 뚜렷한 주산이 없고, 넓은 들이 없는 것이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풍수지리연구원 전항수 고문은 “옛말에 ‘생거진천 사거용인’이란 말이 있다.
아마도 평야가 넓고 비옥해서 나온 말 같다”면서 “이곳은 구릉지대로 주산이 동북쪽에 있어 전체적인 형국은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 원장은 “얕은 산들이 산재돼 있어 개발하면 훼손이 많을 것 같다”며 “수량이 부족하고 큰 산이 없어 주산을 삼기에는 약하다”고 지적했다. 넓고 흩어져 보여 기가 전체적으로는 어우러질 수는 있지만 한 곳으로 모아지지 않는 곳이라는 설명이다. 백두풍수지리학회 법진 회장은 “사람이 살기는 순한 곳이지만, 지형적으로 땅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천안지구
천안지구는 천안시 목천읍, 성남면, 북면, 수신면 일대로 총면적은 2,230만평에 이르며 천안에서 6㎞, 청주에서 13㎞ 각각 떨어져 있다.예로부터 교통의 요충지로 잘 알려진 천안. 고속도로와 철도 등 교통이 잘 연결되어 있는 것이 장점이다. 조성택 회장은 이 지역에 대해 “일대에 주산이 없고 야산이 산재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전항수 원장은 “하늘 천자가 있는 지역은 대개 지형이 높은 지역”이라고 설명한 뒤, “수온이 약하고 주산이 약하다”며 “무난하기는 하지만 좋은 터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고속도로가 관통하는 것도 흠이다”며 “한곳으로 기가 모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법진 회장은 “지맥으로 받아지는 맥으로 산맥이 없다”며 “사람이 살기 편안한 곳이지 정책적으로 수도가 들어서기에는 적격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역술인 김현우씨는 “개인적으로 천안을 추천하고 싶다”며 “천안은 하늘 천(天)자에 편안할 안(安)자로 하늘이 점지해준 땅이자, 교통의 중심지로 좋은 장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기-공주지구
연기·공주지구는 연기군 남면, 금남면, 동면, 공주시 장기면 일대로 총면적은 2,160만평이며 대전 및 청주에서 약 10㎞ 떨어져 있다.박정희 전대통령이 수도이전을 고려했을 당시 후보지로 꼽혔던 이 지역은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수도이전 후보지역 중 하나다. 풍수학자 지종학씨는 “주변의 많은 풍수학자들이 4곳 중 풍수학적으로 여러 가지 제반 조건을 갖추고 있어 가장 적합한 곳으로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에 대해 조성택 원장은 “나머지 3곳의 후보지는 강이 멀지만 이곳은 금강이 가까이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원장은 “금강이 흐르는 것이 마치 나에게 활을 쏘는 형상인 게 흠이고 주산이 될만한 큰산이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백두풍수학회 법진 회장은 “이 곳은 흘러서 내려가는, 스쳐 지나가는 맥이며 원산맥이 없다”며 “신풍수지리학적으로 행정수도가 들어서기 위해선 온기, 냉기 등 사방을 끌어안아 주어야 하는데 이곳은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 고문은 “대체적으로 괜찮은 지역”이라며 “연기군의 남면과 금남면 사이로 미호천이 흐르는 점이 괜찮고 도시를 형성하기에 좋은 터”라고 말했다. 전 고문은 “흠이라면 뒤로는 국사봉이, 앞으로는 장군봉이 있는데 장군봉이 뒤에 있는 국사봉보다 조금 높은 점”이라고 지적했다. 역술인 김현우씨는 “박정희 전대통령이 옮기려했던 고장이라고 들었는데 터가 정말 좋다”며 “평지에다 뒤에 산이 있고 앞에 강이 흘러 풍수학적으로 기운을 받을 수 있는 땅으로 정말 좋은 터인 것 같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공주-논산 지구
공주·논산지구는 공주시 계룡면과 논산시 상월면 일대로 총면적은 2,130만평이며 대전시에서 서쪽으로 13㎞ 지점에 위치해 있다.수도이전 후보지역으로 발표되면서 정감록의 예언을 다시 떠오르게 만들고 있는 지역이다. <정감록>은 조선 이후의 흥망대세(興亡大勢)를 예언하여 도읍이 계룡산(鷄龍山) 일대가 된다고 적고 있다. 한 풍수학자에 따르면 충청권 풍수학자들이 최고의 지역으로 꼽는다는 전언이다. 조성택 원장은 “주산인 계룡산이 있는 것은 좋다. 그러나 상월면쪽을 보고 있어 등을 돌리고 있는 형국”이라며 “보기에는 멋진데 수도는 둥글게 감싸 안아야 한다. 산세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 고문은 “예로부터 수도로 거론되던 지역이다. 우선 주산인 계룡산이 웅장하게 한 국가의 수도를 포옹할 수 있는 위치다. 풍수학적으로 아주 좋은 지역이지만, 수온이 약한 것이 약간의 흠”이라고 말했다. 전 고문은 또 “풍수적으로는 좋지만, 현재 군 시설이 있어 현실적으로 행정수도 이전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법진 회장은 “내가 수도이전의 적격지로 생각하는 유성과 가까이 있지만 자세히 보면 논산에서 공주 쪽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다”며 “맥도 혈도 기도 없어 지혜가 혼합되지 않는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역술인 김현우씨는 “계룡대가 있어 군사학적으로는 천혜의 요지라고 할 수 있지만, 수도 이전으로 선호할 자리는 아니다”며 “군대하고 정부가 들어서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움 : 한국전통풍수지리학회 조성택 회장, 한국풍수지리연구원 전항수 고문, 백두풍수지리학회 법진 회장, 역술인 김현우씨>
이인철 chle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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