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괴담...조석래호 무사할까
전경련 괴담...조석래호 무사할까
  • 강필성 기자
  • 입력 2008-12-11 17:55
  • 승인 2008.12.11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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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괴담’이 재계를 뜨겁게 하고 있다.

역대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회장이 임기 전후로 적잖은 외풍에 시달려 온 까닭이다.

고 최종현 SK그룹 명예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등이 전경련 회장직을 지냈다. 하지만 그들은 전경련 회장 임기 동안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김 전 회장과 손 명예회장은 전경련 수장을 맡을 당시 분식회계 의혹에 휘말렸다. 결국 검찰에 불려간 두 회장은 혐의를 인정하고 도의적 책임을 물어 사퇴했다.

불행한 ‘경제대통령’의 사례는 이뿐만 아니다.

전경련 회장 임기 중 고 최종현 SK그룹 명예회장은 직접 검찰에 불려가는 수모를 겪었으며,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은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현재까지 검찰 내사를 받고 있다.

또한, 가장 길게 전경련 회장직을 역임했던 고 정주영 현대 창업주를 비롯해, 최종현 SK 명예회장,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등 대부분의 전경련 회장들은 한번쯤 검찰 소환을 받아봤다.

임기 중 전경련 회장에서 사퇴한 사례까지 있다. 전경련 회장을 맡은 대부분이 결말이 좋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전경련 괴담'마저 생겨났다.

‘전경련 회장 징크스’가 또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전경련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에게 비자금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올해 2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의해 제기된 비자금 의혹은 지난 9개월간 침묵을 지켜왔지만 최근 검찰 수사에 의해 윤곽을 드러났다.

효성그룹은 지난 2000년께부터 일본 현지 법인인 효성 재팬을 통해 일본 히타치 사 등으로부터 발전 설비를 구입, 한국전력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일부 제품 단가를 높게 책정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현재 검찰은 200억∼3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데 혐의를 잡고 회사 자금담당 임원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05년 회사 돈 16억원을 빼돌려 사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효성건설에서 자금 업무를 담당하던 윤모씨를 지난 구속된 대목은 갖은 뒷말을 자아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윤씨는 자신이 관리하던 회사의 법인계좌에서 돈을 몰래 빼내 이를 주식 투자와 도박 등에 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효성건설은 윤씨의 횡령 사실을 적발해 내고도 별도로 고소나 수사 의뢰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퇴직시키는 에서 사건을 마무리해, 자금 출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드러내기 곤란한 돈’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 대목은 당초 거론된 비자금 의혹과 전혀 다른 내용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비자금 의혹이 대두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비자금 사건이 외부로 알려진 뒤 전경련 측은 대외적으로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 사법처리를 논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조 회장도 비자금 의혹에 대해 단호한 입장이다.

지난 8일 광주 전남지역 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한 조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별 것 아니다. 비자금은 없다”고 일축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도 “산업재해환자 위로금 등 업무비로 쓴 일부 자금을 자금담당 임원의 실명통장으로 관리한 것”이라며 “관례상 이뤄진 것이지 비자금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강필성 기자 feel@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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