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퇴출위기에 속 타는 CEO 성적표 대공개
연말 인사 퇴출위기에 속 타는 CEO 성적표 대공개
  • 강필성 기자
  • 입력 2008-12-08 14:16
  • 승인 2008.12.08 14:16
  • 호수 763
  • 2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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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위기에 놓인 사장님“살아도 산 게 아니야”

코앞으로 다가온 연말 인사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인 비운의 최고경영자(CEO)는 누구일까. 최근 재계는 CEO의 남은 수명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불경기 때 CEO 수명이 단축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단적으로 지난 외환위기 당시에는 CEO들의 불과 3년도 되지 않아 퇴출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최근 경기 악화를 맞아 대폭 CEO교체가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 불안에 시달리는 CEO의 성적표를 들여다봤다.

“우리 CEO는 무사할까.” 최근 연말을 맞아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사장 교체여부로 떠들썩하다. 기업경기 악화에 대한 돌파구를 CEO 교체 등에서 찾으리라는 전망이 높은 얻는 탓이다.

기업 실적이 곧 CEO의 성적표가 되는 것을 감안하면 불황은 분명 CEO에게 악재와 다름없다. 오죽하면 최근 재계에서는 ‘CEO 수난시대’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연말 정기인사에서는 과연 누가 살아남고 누가 퇴출될까.


박건호 남양유업사장, 거짓말 광고 논란

박건호 남양유업 사장은 위기에 몰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식품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물질 파문에서 적절치 못한 대응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멜라민 사태 때 남양유업의 행보는 남달랐다. 당시 남양유업은 일간지에 대대적으로 “멜라민이 나온다면 100억원을 주겠다”고 광고를 냈다.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구하겠다는 박 사장의 의지였던 셈이다. 하지만 자신 있는 태도와는 반대로 타투사아사의 수입 원료에서 멜라민 의혹이 대두되며 소비자로부터 곱지 않은 눈초리를 받아야 했다.

결국 경쟁업체의 연이은 항의에 남양유업은 국정감사까지 나가야 했다. 실제 지난 3분기 박 사장의 성적은 썩 신통치 않다. 주력사업 매출이 감소추세로 접어든 데다 야심차게 시작한 신규사업들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박 사장이 당면한 문제는 유가공제품 등 주력 사업의 하락세가 지난해부터 뚜렷해졌다는 점이다.

남양유업의 3분기 순이익은 123억원으로 전년대비 29%가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85억원으로 전년대비 30% 감소했다. 심지어 남양유업의 효자 상품인 ‘남양 17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롯데쇼핑 이인원· 이철우도 실적하락

불패의 신화를 자랑하던 롯데쇼핑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3·4분기 실적을 발표한 롯데쇼핑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490억원, 1227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1%와 19% 줄어든 수치다. 특히 9월부터는 롯데마트의 매출 신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백화점의 가을세일 매출 증가율도 한자리수에 머물렀다. 경쟁사인 신세계가 작년 동기대비 4.2%, 2.6% 상승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낸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업계는 불황을 감안하더라도 경쟁사인 신세계보다 성장치가 낮았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롯데쇼핑은 백화점, 할인점, 슈퍼마켓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하나씩 매듭을 풀어나가며 선순환 구조를 갖춰야 되는 상황에서 무리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불경기를 맡아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앞으로 더욱 큰 타격을 입고 있을 수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롯데그룹의 정기인사는 내년 2월로 예정돼 있다. 롯데쇼핑의 공동 대표를 하고 있는 이인원 사장과 이철우 사장은 무사할 수 있을까.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능력 위주의 인사’라는 큰 틀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는 가운데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시선이 모이는 대목이다.

호텔신라 성영묵 사장, 공항면세점 사업 부진

호텔신라의 경우에는 위기감이 더 고조된다. 성영목 호텔신라 사장이 야심차게 뛰어든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의 수익이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이유에서다.

호텔신라의 면세점 부문 전체 매출액은 지난 3분기 18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법인 전체 매출액은 기존 1293억원에서 2347억원으로 81% 늘었지만 전체 영업이익은 기존 90억원에서 101억원으로 12% 증가하는데 그쳤다.

매출이 부진하면, 고정비 성격의 임대료 지급 부담이 커지는 것이 당연한 일.

특히 내년에는 공항 측 면세점 임대료가 19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알려지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900억원의 임대료는 전체 매출의 37%에 달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것이다. 불황 여파에 인천공항의 이용객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 사장의 위기감도 가중 될 수밖에 없다.


한진해운 박정원 사장, BIG 4중 홀로 적자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 역시 3분기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한진해운은 3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39% 증가한 2조556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779억원으로 36% 감소했고 2837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한진해운 측은 “올해 3분기 컨테이너 부문이 글로벌 경기침체, 고유가에 따른 물류비용 증가 등의 악재로 인한 실적 하락”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는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한진해운만이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 ‘홀로’ 30% 가량 감소한 낙제점을 받은 탓이다.

한진해운을 제외한 해운 빅4가 예상외로 탄탄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동일한 컨테이너전문선사인 현대상선의 경우 같은 기간 130%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결국 한진해운 34년 경력의 바다사나이 박 사장도 불황을 돌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내년 목이 위험한 美 CEO TOP 10

내년 최고경영자(CEO)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인 미국 대기업 경영자가 시선을 끌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지난 5일(현지시간) ‘CEO 고통지수’를 산정해 ‘가장 비참한 CEO 10인’ 리스트를 보도했다. ‘CEO 고통지수란’ 지난 1년간 주가하락률에 해당 CEO의 보수(100만달러당 1점)을 더한 것.

포천은 리먼브라더스의 리처드 폴드 2세를 1위로 꼽으며 고통지수 110으로 가장 높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4000만 달러의 보수를 받았지만 주주의 손실은 260억달러에 달했다. 현재 리먼브라더스는 실적부진으로 2000명을 감원한 상황이다.

국책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의 리처드 사이런이 2위에 올랐고 패니메이의 대니얼 머드가 3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사이런의 경우 지난해 1830만달러의 보수를 챙겼지만 36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고, 머드는 1170만달러를 챙겼지만 529억달러의 손실을 봤다.

이들의 고통지수는 각각 103점과 95점에 달했다.

4위로는 고통지수 92점을 기록한 워싱턴뮤추얼의 케리 킬링어가, 메릴린치의존 테인이 고통지수 83점으로 5위에는 올랐다. 1년사이 시가총액을 각각 270억달러, 470억달러를 날렸다.

그밖에 6위는 미국최대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릭 왜고너 회장(79점), 7위로 시리우스의 멜 키매진(78점), 8위로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55점)이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GE의 제프리 이멜트 야후의 제리 양이 각각 53점으로 9위, 26점으로 10위에 올랐다. <필>

강필성 기자 feel@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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