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전 국무장관과 전격회동 오바마 대통령 ‘인맥’ 챙기기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최근 태국 방콕의 한 만찬행사에서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과 조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파월 전 장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던 인물이다. 이 전무가 파월 전 장관을 만난 까닭을 짚어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의 첫 대면은 지난 11월 6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류진 풍산 회장 주최로 열린 만찬회장에서였다.
파월 전 장관 돈독한 인맥
특히 오바마 당선자와 연을 맺고 있는 국내 재계 총수나 최고 경영자(CEO)들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만남은 향후 이 전무의 대미 행보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 따르면 만찬은 파월 전 장관과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류 회장이 마련했다. 이날 만찬에는 에릭 존 태국 주재 미국대사, 정해문 태국대사, 삼성그룹과 풍산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다.
류 회장은 파월 전 장관의 자서전 <나의 미국여행>의 한국어판을 번역, 출간하면서 인연을 맺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류 회장은 파월 전 장관을 비롯해 미국 정부 측과 돈독한 인맥을 유지해 온 대표적 기업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의 만남이 재계의 이목을 끄는 이윤 단 하나. 파월 전 장관이 오바마 정부에서 외교관련 정부위원회의 한 자리를 꿰찰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파월 전 장관은 공화당 출신이지만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 후보 지지를 선언, 일찍부터 ‘오바마 라인’으로 분류돼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인맥 찾기에 바쁜 국내 재계에서 이 전무의 행보는 단연 눈에 띈다. 이 전무가 차기 미 행정부 인사들과의 채널을 구축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국내 재계는 오바마 당선인과 연관이 있는 인물을 찾기 위해 그가 졸업한 하버드대 동창 인력 풀을 살펴보는 등 직ㆍ간접적으로 꽤 신경을 쓰고 있다.
이병철 선대회장 기일 앞두고 귀국
반면 이 전무는 경복고ㆍ서울대(동양사학과) 졸업 후 1995년 일본 게이오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1년간 공부한 뒤 비즈니스스쿨(경영대학원)에 들어가 박사 과정(DBA)을 마쳤다. 오바마와 하버드대 동문인 셈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전무와 파월 전 장관이 만난 것은 사실이나 두 사람 위주로 마련된 행사가 아니었다. 이 전무 역시 (류 회장으로부터) 초청받았기 때문에 참석한 것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전무는 오는 19일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기일을 앞두고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영 기자 pjy092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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