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빠진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면초가 빠진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 박지영 기자
  • 입력 2008-10-28 12:04
  • 승인 2008.10.28 12:04
  • 호수 757
  • 2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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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전환 주가하락 장기집권 후유증?

하나금융그룹의 ‘산증인’ 김승유 회장이 잇단 대형 악재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주가는 속수무책으로 떨어지고 있는 데다 올 3분기 실적은 그야말로 바닥을 쳤다. 여기에 지난 7월 있었던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돈 봉투를 살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망신살까지 뻗쳤다. 내우외환에 빠진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현 상황을 짚어 봤다.

국민은행, 신한금융, 우리금융과 함께 국내 4대 금융회사로 꼽히는 하나금융의 김승유 회장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오는 대형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김승유 회장에게 첫 시련이 닥친 건 지난 10월 초.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일인 지난 7월 30일 공정택 교육감에게 검은돈 300만원을 전달한 사실이 들통 나면서 부터다.


공정택 교육감 선거 유탄

이에 김승유 회장 측은 지난 10월 8일 “공 교육감과 평소 친분이 있어 ‘수고한다’는 의미로 비서를 시켜 직접 돈을 전달했다. 물론 회장 개인 돈이었으며 회사완 무관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김 회장 측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대가성 의혹이 인 까닭이다. 실제 하나금융그룹은 서울 은평 뉴타운에 새로 들어설 자립형사립고 설립 입찰에 단독으로 뛰어들어 지난 4월 우선협상 대상자로 뽑혔다.

이처럼 ‘대가성 돈 살포’ 의혹이 일자 김승유 회장 측은 단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지난 7월 공 교육감 선거사무실 쪽에서 후원금을 내달란 안내문을 받고 돈을 냈다”는 것이다.

김승유 회장에게 불어 닥친 어둠의 그림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극심한 장기불황 탓에 실적은 바닥을 기고 있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 기업, 대구, 부산, 전북 등 9개 은행 가운데 적자전환은 유일하다. 실제 전문 투자사들은 하나금융 3분기 순이익을 758억원으로 잠정 추정했다. 이는 전분기보다 76% 감소한 것이다.

지난 8월 기업설명회에 김승유 회장이 직접 얼굴을 내민 것만 봐도 하나금융그룹이 얼마나 다급했는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 출범이후 최초로 실적설명회(IR)에 모습을 드러낸 김승유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얼마나 급했으면 IR에 직접 나서나’ 소리 들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제 더 내려갈 데도 없다’는 생각에 나오게 됐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IR에 직접 모습 드러내

김 회장은 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떨어지고 주가가 횡보하는 것에 대해 마음고생이 많았다. PBR이 0.85까지 떨어진 것은 실망스럽고 또 수치스럽기까지 하다. 그룹에 비상을 걸어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다”고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실제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 말 주당 5만4200원까지 올랐지만 10월 23일(현재시간 1시57분) 주당 2만1000원까지 뚝 떨어졌다.

박지영 기자 pjy092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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