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유별난 손자사랑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유별난 손자사랑
  • 박지영 기자
  • 입력 2008-10-06 10:09
  • 승인 2008.10.06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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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배기 홍 윌리엄 수십억대 재산가?
두 살배기 유아가 수십억대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친손자인 홍 윌리엄 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07년 4월 25일생인 윌리엄군의 나이는 올해로 만 1세다.

홍 회장 일가가 옹알이도 채 떼지 못한 윌리엄 군에게 기억대 주식을 아낌없이 주기 시작한 것은 올 2월 초부터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윌리엄 군은 지난 2월 1일 김정선 씨로부터 남양유업 보통주 1168주를 선물로 증여받았다. 당시 남양유업 보통주 종가는 81만3000원으로, 이날 윌리엄 군이 받은 주식의 총액은 9억4958만4000원에 달한다.

윌리엄 군을 향한 홍 회장의 ‘주식 선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전자공시시스템 및 남양유업 측에 따르면 홍 회장은 지난 4월 18일 손자 윌리엄 군에게 이전과 같은 남양유업 주식 1168주를 증여했다. 이때 당시 남양유업 주식 1주 값은 78만8000원이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이날 윌리엄 군이 받은 재산은 모두 9억2038만4000만원이다. 이를 또 처음 증여받은 금액과 합치면 돌이 갓 지난 윌리엄 군의 재산은 총 18억6996만8000원이다.

그러나 홍 회장 일가의 손자에 대한 주식 증여는 곳곳에서 많은 의문점을 낳는다.

첫째론 처음 주식을 준 김정선 씨와 윌리엄 군과의 관계다. 이 두 사람은 매우 복잡한 관계로 얽혀있다. 김정선 씨는 윌리엄 군의 증조할아버지인 홍두영 명예회장 외가 쪽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다. 증조할머니 친정 남동생의 부인이기 때문이다. 쉽게 따지자면 윌리엄 군과 김정선 씨는 매우 먼 친척관계로, 엄밀히 말하면 아무사이도 아니다.

두 번째 의문은 ‘마지막 증여가 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누락돼 있느냐’는 점이다. 실제 윌리엄 군이 주식 증여를 받은 4월 공시자료엔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측은 “회장님께서 귀한 손을 보셔서 고마운 마음에 주식을 선물로 준 것이다.

아주 소액이기 때문에 당시 금감원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양유업 측 답변은 그간의 의문점을 씻기엔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 사측의 말대로 남양유업 창업주에겐 두 살 배기 손자에게 준 18억이란 돈이 ‘작은 선물’로 여겨질 수 있다. 따라서 윌리엄 군이 증여받은 사실을 밝히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문제는 남아있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의 대주주로서 아무리 작은 주식거래일 지라도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박지영 기자 pjy092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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