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보안, 밤엔 성폭행…순찰차가 성폭행 장소’

글로벌 삼성의 리더십이 흔들린다. 이건희 전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전무에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에버랜드 불법 전환사채 발행에서 시작된 위기가,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 등으로 이어졌다. 이 사건으로 이건희 전 회장이 경영권 불법 승계 및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삼성으로선 최대 위기이다. 최근 보안업체인 에스원에서 성폭행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삼성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풀어본다.
삼성그룹의 계열사인 보안업체 에스원이 또 다시 직원 범죄사건에 휘말렸다.
이번에는 성폭행 사건.
지난 7일 경찰에 따르면 “에스원 경비업체 직원인 김 씨가 결혼을 앞둔 A씨를 순찰차 안에서 성폭행한 혐의가 드러나 범행을 시인하고 피해자에겐 700만원의 합의금까지 건 냈다.”면서 “혐의 사실이 드러난 직원에 대해서 별도의 징계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6일 새벽, 에스원 경비업체 직원인 김 씨는 만수동 편의점 주변을 순찰하던 도중, 술에 만취해 집으로 가는 A씨를 발견한다. 그녀가 술에 만취해 인사불성인 점을 확인하고 다가가 “집까지 태어다 주겠다.”고 말을 건다. A씨는 김 씨의 권유를 받고 순찰차를 탔다. 정복 차림에 순찰차까지 몰고 있어서 순간 경찰로 착각한 까닭이다.
허나 믿었던 김 씨가 돌변하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A씨를 인근 중학교로 데려갔다. 그리고 반항하는 A씨를 차 안에서 성폭행을 했다. 술에 취한 상태인 A씨가 반항을 했지만, 무술유단자인 김 씨에겐 속수무책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씨는 다음날 김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범행을 저지르고 다음 날에도 순찰을 돌던 김씨는 경찰에 붙잡혔다.
김 씨는 처음에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다 DNA 조사 등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성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합의금으로 700만 원을 건네준 걸로 알려지고 있다. A씨의 약혼자인 B씨는 “순찰차에서 노란불 깜박 깜박대고 경찰차처럼 생겨 경찰차인줄 알고 탔다”면서 “가해자 김씨는 A를 인근 중학교로 데리고 가서, 반항하는 A를 차안에서 성폭행을 했다”고 증언했다.
에스원은 직원이 성폭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라며 아직까지 이렇다할 징계를 하지 않고 있는 걸로 알려지고 있다.
에스원의 한 관계자는 “개인적인 부분인데 거기 회사가 관여해야 하나요?…물론 회사 정복을 입었다 치더라로 자칫 잘못하면 회사가 개인을 상대로 피해 청구가 들어가야 하잖아요."고 해명했다.
삼성 계열의 에스원 직원이 강도나 성폭행 등 강력 범죄로 물의를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에스원은 지난해와 올해, 직원이 연루된 강도, 성폭행, 절도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에스원의 한 직원이 고객의 집에 침입, 여성 2명을 상대로 돈을 빼앗고 성추행하는 사건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당시 에스원은 이같은 사실을 부인하면서 범행을 저지른 직원이 퇴사한 직원이라는 거짓말을 하다가 들통이 나기도 했다.
당시 에스원은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식사과문을 발표를 했다. 또한 이우회 사장이 책임지고 물러나는 초강수까지 동원했다.
유우종 한국민간조사협회 회장은 “이번 에스원 성폭행 사건은 직원들에 대한 인성교육 부재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며 “여러 차례 유사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특단의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안이한 태도로 일관했던 것이 이번 사건이 발생했던 원인이다. 경비업체의 생명은 한마디로 신뢰이다. 경비 업무는 타인의 재산뿐만 아니라 안전까지 지켜주는 업무를 해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직원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사고예방에 대한 리스크 체크가 수시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에스원은 시장 점유율면에서는 국내 1위일지 모른다. 하디만 신뢰면에서는 1등다운 면모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에스원이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소속 직원들이 1년간 3건의 강도, 절도, 성폭행 등의 사건을 저지른 회사에 누가 자신의 집과 재산의 안전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겠는가. 에스원이 시큐리티 부문에서의 넘버원을 지키려면 신뢰회복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조경호 기자 news00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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