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월적 지위 이용 ‘입점 중소기업 죽이기’

국내 유통업계의 거대 공룡인 현대백화점(정지선 회장, www.ehyundai.com)이 백화점 입점업체인 ‘중소기업 죽이기’횡포를 자행,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강남의 무역센터점은 최근 백화점을 리뉴얼했다. 이때 1층 매장 바닥공사를 했고, 여기에 투입된 비용을 협력업체에 일방적으로 부담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우월적 지위를 앞세운 현대의 횡포에 입점업체들은‘울며 겨자 먹기’로 바닥공사비를 지출한 것이다. 유통업계에 비밀스럽게 자행되는 비리를 알아본다.
강남권 백화점은 대형 유통업체들의 전쟁터이다.
추석 시즌을 앞두고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마케팅 전쟁을 펼치고 있다.
서울 강남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사측과 협력업체간의 소리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우월적 지위를 가진 사측의 횡포에 맞서 협력업체들이 불만은 있지만 내세워 놓고 불만을 표출하지 못하는 소리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대규모 리뉴얼공사를 단행했다. 리뉴얼공사를 하면서 들어갔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백화점 측에선 입점한 협력 업체들에게 1층 바닥공사비용을 일방적으로 부담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보통 입점 브랜드사가 매장 인테리어 비용을 대는 것은 백화점 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다. 바닥 공사비까지 부담시킨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며 “우월적 지위를 가진 백화점의 횡포”라고 분노했다.
현대백화점 1층에 입점한 업체들은 핸드백, 스카프, 구두, 화장품 등 중소 잡화 브랜드이다.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잡화 브랜드는 마케팅을 위해 백화점 입점이 필수적이다. 백화점 유통망 이용이 절대적인 입점업체들에 약점을 삼아 바닥공사비를 부담시킨 것”이라며 “입점업체마다 작게는 6백만 원에서 1천만 원까지 부담케 했다.
한 달 매출이라야 고작 3천만원 정도이고, 입점 수수료만도 매출대비 38~39%에 이른다. 한마디로 빈대에 붙은 피를 빨아먹는 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백화점업계
입점업체 횡포는 예사
일부 백화점 유통업계에서 일어나는 입점 업체에 대한 횡포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백화점에 신규 입점하는 과정에서 비리에 얽힌다. 신규 입점하기 위해선 이른바 교제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뭉칫돈이 오간다는 것. 이런 과정을 거쳐 천신만고 끝에 입점했다 하더라도 백화점 측의 횡포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만약 백화점 측의 눈 밖에 나면 입점을 거부당하고 쫓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과 입점 협력업체간의 계약은 갑과 을에 계약이다. 갑은 백화점, 을은 입점 협력업체다. 갑인 백화점은 우월적 지위를 을에게 행사할 수 있다. 갑의 눈에 나면 입점 재계약시에 불이익을 받고 쫓겨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갑의 횡포에 눈감을 수밖에 없고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에 입점한 A씨에 따르면 “백화점 측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와 독선은 심각하다”면서 “일부 백화점에선 매출을 올리기 위해 가짜 매출에 따른 찍기를 강요하기도 한다. 이런 가짜 매출을 통해 발생된 비용은 고스란히 입점업체가 떠안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또한 “쫓겨나지 않고 계속 입점하기 위해선 골프접대는 물론 저녁 술자리 접대가 수시로 이어진다. 이에 따른 비용이 하루에 백만 원 이상 소요되는 것은 다반사”라고 주장했다.
입점업체 관계자 B씨는 "백화점 측에선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상품권 강매는 이제 보편화된 관례”라며 “MD개편 때마다 터무니없이 비싼 인테리어 비용을 입점업체에 부담시키면서 30-35%의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가짜매출까지 강요해 이에 따른 수수료를 챙겨가는 야비한 짓"을 저지르고 있다고 분개했다.
입점업체 관계자 C씨는 “백화점 측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판매 수수료를 챙기면서도 직원들의 야유회비도 입점업체에 부담시키기도 한다. 업체당 5만원에서 몇 천만 원씩 받는다. 남은 야유회비는 백화점 관계자들에 접대비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은품 강요, 계열 호텔행사 강요에 따른 식음료 비용 부담 등 크고 작은 횡포로 인해 입점 업체들이 견딜 수 없는 한계점을 맞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의 관계자는 “백화점과 입점 업체 간에 체결한 계약서 약관을 고쳐야 하며, 상하간의 관계에서 벗어나 상생의 관계가 적립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경호 기자 news00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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