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코스닥, 깡통 차는 개미투자자
춤추는 코스닥, 깡통 차는 개미투자자
  • 정혜영 기자
  • 입력 2008-08-20 11:23
  • 승인 2008.08.20 11:23
  • 호수 747
  • 4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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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칼날 재벌 3·4세 향했다
내부자 거래와 주가조작 등을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긴 혐의로 영장이 발부된 LG 방계 3세 구본호 씨가 지난 6월 21일 구치소로 향하기 위해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검찰의 수사 칼날이 주식시장을 뒤흔든 재벌3·4세를 겨냥했다.

재벌가 자제들의 주가 조작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은 LG家 방계 3세 구본호씨를 최근 증권거래법 위반혐의로 구속시킨데 이어 한국도자기 3세 김영집, 두산家 4세 박중원씨를 잡았다. 이밖에 현대가의 IS하이텍 정일선 등이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이 어느 선까지 이어질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인 박씨는 지난해 2월 코스닥 등록기업인 뉴월코프 주식 13만주를 매입해 경영권을 인수하고, 같은 해 7월 유상증자를 통해 이 회사의 주식 380만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본으로 주식을 사들인 것처럼 허위 공시한 혐의이다.

박씨는 또 주식 인수를 위해 빌린 개인 채무를 갚기 위해 회사 돈 100억원을 빼돌려 다른 회사 인수를 하면서 사용한 혐의이다.


개인채무 갚으려 100억원 횡령

박 씨는 회사 경영권을 인수했다가 유상증자에 실패하면서 같은 해 12월 회사와 경영권을 매각한 바 있다.

박 씨에 앞서 6월 구속된 LG가의 구본호 씨는 주식 투자의 마이더스 손으로 불리며 코스닥 성공신화를 만들어냈던 인물이다. 투자한 회사마다 상한가를 치면서 주가가 급상승했고 주식거부가 됐다.

검찰에 따르면 구씨는 2006년 9~10월경 (주)미디어솔루션(현 레드캡투어) 인수과정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구주 인수 등으로 필요한 소요 자금 약 308억 원 가운데 대부분을 차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자금'이라고 허위 기재하는 등 허위공시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검찰의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재미교포 무기거래상 조풍언씨의 페이퍼컴퍼니 세 곳(글로리초이스차이나, 스카이에셋, 크라운그랜드)의 명의를 이용해 차명으로 미디어솔루션의 제3자배정(유상증자) 주식 150만 주를 획득해 마치 해외 기관투자자를 유치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한국도자기 창업주의 3세 김영집 전 로제화장품 전 상무(전 엔디코프 대표이사)도 구씨처럼 성공한 코스닥 기업인에서 하루아침에 경제사범으로 전락했다.

2005년 이후 비트윈, 엔디코프, 코디너스 등의 벤처기업들을 인수했다.


검찰수사 재벌 2·3세 리스트 존재

그는 M&A과정에서 차명계좌 등을 통해 자금을 만들어 쓰거나, 공시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수법으로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IS하이텍 정일선 대표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정씨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인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아들이다. 지난해 정씨와 두 동생 문선, 대선씨가 IS하이텍 대주주가 됐다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급상승했다.

검찰의 수사칼날이 코스닥시장에 진출한 재벌가 자녀들로 향하면서, 현재 코스닥기업을 경영 중인 3·4세 경영인들도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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