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는 종합병동, 병역면제 사유 가지각색
91년 수핵탈출증(일명 허리디스크)을 앓아 군 면제를 받았던 이재용 전무가 지난 91년과 92년 장애물부분 승마국가대표선수 명단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이 전무는 허리부상으로 인해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다.그러나 삼성측은 이 전무가 91년 11월 8일 잦은 낙마사고로 인해 5급 병역면제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허리가 아파 올림픽 경기에 출전하지도 않았으며 병역면제 판결을 받은 이 전무는 그 동안 어떤 경기력으로 국가대표선수가 되었던 것일까?
이런 가운데 최근 재벌총수가의 아들인 K와 J군이 병역특례의혹에 휘말렸다. 검찰은 이들이 근무했던 병역특례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펼쳐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이 당초 지원했던 분야와 다른 파트로 배정받았으며 일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다.
재벌가 2·3세, 이들은 유달리 약골 체질을 타고 난 것일까 아니면 군 입대와 관련한 즈음이 되면 공교롭게 지병이 발병하는 것일까. 이들의 병역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어보았다.
지난해 모 방송 시사보도 프로그램에서 재벌 총수일가의 병역 이행실태를 조사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국내 7대 재벌 그룹 총수 일가의 병역의무 대상자 175명 중 병역의무가 확인되지 않거나 자격이 되지 않은 18명을 제외한 147명의 병역 이행현황이 밝혀진 것이다.
군 면제 1위, 삼성 무조건 일등강박증?
분석결과 재벌가의 면제자가 48명으로 면제율이 33%로 나타났다.
일반인 면제율 6.4%보다 5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기준으로는 삼성, 현대, SK, 한진의 경우 2세 병역 면제율이 56.5%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별로 삼성계열이 대상자 11명 가운데 8명이 면제를 받아 73%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이 SK그룹(57%), 롯데(38%), 현대(28%), GS(25%), LG그룹(24%) 순이다.
삼성은 병역면제율도 1위를 차지했다. 삼성그룹의 이재용 전무를 비롯, CJ, 신세계, 새한, 한솔 등 삼성 계열사 11명 중 8명이 군 면제를 받았다.
군 면제를 대상은 ▲이재용 삼성그룹 전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재관 CJ 전 새한그룹 부회장 ▲이재찬 전 새한미디어 회장 ▲조동혁 한솔부회장 ▲조동일 한솔 부회장이다.
병역면제 사유도 다양해 허리디스크, 체중과다, 갑상선기능 항진증, 근시, 장기유학 등이다.
특히 이재용 전무의 경우 1990년 6월 8일 징병 검사 때 1급 현역판정을 받았으나 불과 1년 5개월 여 만인 1991년 11월 8일 수핵탈출증 즉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아 병역을 면제 받은 것이다. 판정의 사유는 승마를 하다가 잦은 낙마로 인해 허리를 다쳤다는 것이다.
그 동안 이 전무는 회복불가 상태의 허리를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취재결과 이 전무는 지난 91년과 92년까지 장애물 부분 국가대표선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승마협회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전무가 장애물 부분에서 상위 랭킹에 들어 국가대표를 했었다”며 “그러나 허리 부상으로 경기에는 참여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승마국가대표선발과정은 지난해에 국제 국내경기 출전 성적을 랭킹화해 순위를 매기는 것과 대회를 열어 선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선발된 선수를 매년초인 2~3월경 발표한다는 것이다.
성적의 랭킹화든, 대회선출방식이든 91년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던 이 전무가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되었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이 전무의 승마실력에 대해 언론에 알려진 것은 고교와 대학시절에는 마장마술 등 승마 국가대표 선수로도 활약할 정도로 승마를 잘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다.
최태원 정용진 체중과다 면제
90년과 91년 1년 5개월 동안 국가대표 승마선수인 이 전무가 1급에서 5급의 면역면제 판정을 받기까지 얼마나 많은 낙마를 했을까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또 허리 디스크라는 판결을 받은 병원이 척추전문 병원이 아닌 산부인과 전문병원인 안세의원이라는 것도 논란을 몰고 왔었다.
또한 ‘파워엘리트 그들의 병역을 말하다’에서 당시 취재를 한 KBS 탐사보도팀 한승복 기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전무가 91,92년 승마 국가대표선수였다는 사실은 취재하지 못했지만 당시 허리디스크라는 판정 자체와 시기가 상당히 의심스러웠다”며 “당시 이 전무에게 질문서를 보내 ‘잦은 낙마로 인해 허리가 아팠으며 일본 유학 준비를 하면서 통증이 심해졌다’는 답변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고무줄 같은 몸무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87년 대학입학당시 178cm, 79kg인 정부회장이 미국유학 직후 1990년 당시 104kg으로 면제기준인 103kg보다 1kg을 초과해 면제판정을 받은 것이다.
25kg의 몸무게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공교롭게도 병역면제 판결기준보다 1kg만큼만 늘어나 병역면제용 몸무게로 최대한 경제적(?) 효과를 보았다는 비난을 샀다.
또 SK 최태원 회장도 179cm 키에 100kg가 넘는 몸무게로 면제 판정을 받았다. 최 회장의 현재 몸무게는 85kg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재벌가의 질병으로 인한 면제 사유 중 가장 많은 것은 원시, 난시, 근시 등의 시력문제이다.
▲이재찬 전 새한미디어 회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최재원 SK E&S 부회장 ▲정재은 조선호텔 명예회장 ▲허세홍 (허동수 GS 칼텍스 회장 아들) ▲정몽선 성우그룹회장 등이다.
재벌가 사람들은 외국인?
재벌가들이 병역면제 사유 중 가장 많은 것은 영주권이나 국적 등과 관련된 부분이다.
그 중 영주권 보유로 병역면제를 받은 사람은 ▲조정호 메리츠 증권회장(미국) ▲구동범 (구자준 LIG손해보험 부회장 장남·미국) ▲구동진 (구자준 LIG손해보험 부회장 차남·미국)이다
또 국적 보유로 면제 판결을 받은 사람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일본국적보유 면제 1989년 면제판결 이후 영주권 포기) ▲구본석 (구정회 손자·영국 ) ▲구본재 (구정회 LG 창업 형제 미국)이다.
한편 ▲구본호 (구정회 LG 창업 형제손자·미국 시민권 보유 ▲조동혁 한솔명예부회장 (장기유학) ▲조동일 한솔부회장 (장기유학) 등의 이유로 입대하지 않았다.
특히 조정호 메리츠 증권 회장은 유학을 이유로 1978년~1982년까지 징병검사를 연기하다가 1983년 졸업했다. 그러나 영주권 취득을 위해 징병검사를 연기한 뒤, 1989년 병역면제가 이루어진 뒤 비로소 귀국했다.
또한 신동빈 롯데 그룹 부회장은 일본 거주하면서 면제 판결을 받았다. 40년간 일본인 신분이었던 것이다. 또한 이중 국적자 신분으로 국내 땅을 사들여 수백억원의 부동산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병역면제 재벌총수들 어떤 운동 즐기나?
할리데이비슨은 미국의 모터사이클 제조업체이자 이 회사에서 만들어낸 모터사이클 이름이다. 배기량 260CC 이상, 가격은 3000만원대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오토바이가 아니다.
정용진 부회장은 한때 특별 주문한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다니던 라이더였다. 정 부회장은 한때 모터사이클 동호회인 BMW모토라드 클럽 코리아(이하 MCK)의 2대 회장이자 창단 멤버였다.
MCK는 1999년 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이강년 삼정건설 부회장 등 바이크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이 모이면서 동호회로서의 성격을 갖추게 된다. 그 후 99년 코엑스 컨퍼런스센터에 모인 17명의 라이더들은 양승창 세광 에너텍 회장을 초대 회장으로 선출해 정식으로 발족하게 됐다. 또 2000년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이 2대 회장에 취임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회원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몇 년 전부터 라이더 모임에 발을 끊었다고 한다. 공식적으로는 활동하지는 않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재계 인사들끼리 어울려 할리데이비슨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리데이비슨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이미지와 안전 문제 따른 것으로 때문에 비밀에 부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정 부회장은 최근 언론에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취미를 붙여 미스터코리아 출신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매일 2시간가량 웨이트 트레이닝에 할애한다는 그는 얼마 전 심한 운동 끝에 어깨를 다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도 정 부회장은 과체중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날씬한 몸을 유지하고 있으며 닭 가슴살 도시락을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테니스 마니아이다. 20대 후반부터 테니스를 즐겨 지금은 아마추어 선수급 수준으로 알려졌다.
부인 노소영씨와의 만남도 테니스가 연결고리가 돼 결혼에 골인 했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졌다. 같은 대학에 유학 온 노소영씨와 함께 테니스를 치면서 관계를 돈독히 했다는 것. 최 회장은 해외 출장 중에도 짬을 내 테니스를 칠 정도다. 최근에는 워커힐호텔이나 한남동 자택 근처에서 테니스를 친다고 한다.
테니스 파트너는 회사 임원들과 지인들이다. 지인 중에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도 과체중으로 병역면제가 되었으나 현재는 공식적으로 밝힌 체중은 85kg으로 비교적 날렵한 체격을 자랑하고 있다.
김종훈 기자 fu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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