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대북사업 사면초가 전격방북 좌초위기 돌파될까?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대북사업에 직격탄을 맞았다. 사면초가 상황에서 직접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위해 직접 방북 길에 오를 가능성이 조심스레 대두되고 있다.
남북관계가 냉전체제 때처럼 경색된 상황에서 사건 수습책을 찾으려 북한을 찾았던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의 방북 성과가 빈약하자 나온 얘기다. 사태를 해결을 위해선 새로우면서도 강력한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룹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윤 사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방북 결과를 발표하면서 현 회장의 방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추후에 검토될 일이 아닌가 싶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는 당장 그룹 총수의 방북 카드를 빼들기엔 추이를 더 지켜봐야할 사안들이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텅 빈 윤만준 사장 방북 보따리
정부와 북한이 피살 사건의 합동조사 가부(可否)를 놓고 강경책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현대아산으로서도 운신의 폭이 좁은 현실이다.
윤 사장이 이번 방북에서 사건 수습과 관광사업 재개 등의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돌아온 점도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대북사업을 맡은 민간 사업체가 갖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현대아산은 일단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살피면서 윤 사장 등이 몇 차례 더 북한을 찾아 사건 경위파악에서부터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고 사업재개 조건 등을 물색하는 작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강산관광 1개월 중단 시 120억 피해
그러나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교착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커 현대아산에게는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한 실정이다.
전체 매출의 45%나 차지하는 관광분야에서 핵심역할을 하는 금강산관광이 잠정 중단된 상태에서 사태 흐름의 추이만 지켜본다는 것은 엄청난 손실이기 때문에 현대그룹의 고민은 클 수밖에 없다.
관광업계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이 1개월 중단되면 현대아산이 약120억원의 피해를 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실정에 비춰 피살사건과 관련해 남북 정부의 긍정적인 태도변화가 감지된다면 분위기를 몰아 현 회장이 직접 북한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현 회장이라면 금강산 관광 관리당국인 명승지개발지도국 차원이 아닌 고위급 인사와 접촉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조속한 사업재계를 추진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는 만큼 계기만 주어진다면 방북 일정도 민첩하게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 회장은 2006년 북한의 핵실험 후 남북 경협 사업이 존폐 위기에 처했지만 슬기롭게 극복했고 작년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과 만나 개성관광 등 성가를 거두면서 수완을 과시한 바 있다.
현정은 회장의 방북이 성사돼 현대그룹이 절대 절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훈 기자 fu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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