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조성 오명사회봉사로 마무리

현대·기아차 정몽구(70) 회장이 지난달 24일 충북 음성 꽃동네 안에 위치한 ‘성빈첸시오 천사의 집’ 4층에서 아기들에게 젖병을 물리며 목욕을 돕고 청소를 하는 등 훈훈한 봉사활동을 벌였다.
천사의 집은 입양을 앞둔 4세 이하 영·유아들이 머무르는 시설이다. 그는 아이들 방을 청소한 뒤 신생아에게 우유를 먹였다.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거나 미끄럼틀을 태워주기도 했다.
자원봉사 조끼 걸친 회장님
흰색 셔츠 차림에 ‘사랑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연두색 자원봉사자용 조끼를 걸친 정 회장은 “집에도 11명의 손자·손녀가 있다”며 “친손자·손녀를 돌보는 것처럼 성실히 봉사활동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바닥에 앉아 돌이 갓 지난 아기를 감싸 안고 젖병을 물려주면서 “아기들을 돌보고 있으니 다시 젊어지는 것 같다”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또 봉사명령이 끝나고도 계속 봉사 활동을 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기회가 되면 하겠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6시15분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 출근해 1시간가량 업무보고를 받은 뒤, 천사의 집으로 이동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봉사활동을 했다. 점심식사는 천사의 집 1층 구내식당에서 보리밥, 버섯국, 고등어구이 등으로 해결했다.
이날 사회봉사명령 이행을 감독한 서울보호관찰소 이법호 집행팀장은 “봉사명령 300시간 중 처음 100시간은 꽃동네에서 모두 소화할 방침”이라며 “나머지 시간은 태안 기름 유출이나 수해 현장의 복구작업, 숲·나무 가꾸기 등 자연보호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6월3일 비자금 조성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사회봉사 300시간을 선고 받고, 6월19일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정 회장은 매주 화·수·목요일에 봉사활동을 하고, 월·금요일에 업무를 처리할 계획이다.
6월 19일에는 사회봉사명령 이행에 앞서 법무부 서울보호관찰소에서 구체적 집행내용, 명령 불응 시 행해질 수 있는 제재조치, 집행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의 유형 및 예방을 위한 주의사항 등 사회봉사명령 개시교육을 받았다.
사회봉사 300시간 마치면…
사회봉사명령(Community Service Order)이란 법원이 유죄가 인정된 범죄인에 대해 일정시간 무보수로 사회에 유익한 근로를 하도록 명하는 제도다.
사회봉사명령을 통해 범죄에 대한 처벌, 피해자에 대한 배상, 범죄에 대한 속죄의식을 유도하는 교육적 효과 등을 목표로 한다. 사회봉사명령은 평일·주간·연속 집행이 원칙이나 사회봉사명령대상자의 생업 종사 등 건전한 사회생활 유지를 위해서 주말·분할 집행 등 탄력집행을 실시하고 있다.
김종훈 기자 fu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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