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에 도전장 유통업계 기린아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홈에버 인수로 국내 대형마트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수년 넘게 업계 1위 등극을 목 놓아 부르짖었던 이승한 삼성테스코 사장의 목표 달성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승한 사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신세계 이마트를 꺾고 자사가 업계 1위에 도약할 것이란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매번 달성 시기와 매출 목표를 늦추거나 바꿨을 뿐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홈에버 인수로 이 사장의 오랜 숙원이 해결될 지 여부가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홈플러스가 홈에버를 인수함에 따라 대형마트 업계는 물론, 유통시장 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홈플러스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점포수에서 신세계 이마트를 위협할 전망이다.
이마트는 국내에 11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홈플러스는 이번 매입으로 102개 점포를 보유하게 됐고, 공격경영을 펼칠 예정이라 이마트 점포수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형면에서도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액 6조1000억원에 홈에버의 1조5700억원을 합쳐 7조6000억원 이상으로 몸집을 키우게 됐다. 신세계 이마트의 작년 매출액은 10조5000억원, 롯데마트는 9000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 격차도 2조원대로 줄어든 상태다.
이로써 기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홈에버 순으로 정리됐던 ‘4강 체제’는 이마트-홈플러스 ‘양강 체제’로 재편되게 됐다.
이승한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점포수로는 이마트를 따라잡기 힘들었지만 이제 시장균형을 이룰 수 있는 구도가 마련됐다”며 “고객 성향을 더 잘 파악하고 서비스를 잘하느냐가 1위를 가를 기준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췄다. 이 사장은 승승장구하는 CEO로서 남부러울 것이 없어 보이지만 그에게는 말 못할 슬픔이 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었고, 부인마저 암에 걸려 투병생활을 했다.
다행히 부인은 회복됐지만, 그 시절 겪은 시련 때문인지 ‘가정적인 CEO’로도 유명하다.
#이승한 사장 학력 및 경력
1946 경북 왜관 출생
1970 영남대 경영학과 졸업, 삼성그룹 공채 11기 입사(제일모직)
1978 삼성물산(건설) 런던지점장
1984 삼성물산(건설)
해외사업본부장
1990 삼성물산(건설) 개발본부장
1994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신경영추진팀장
1996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보좌역 부사장
1997 삼성물산 유통부문 대표이사
1999 삼성테스코 대표이사 사장
김종훈 기자 fun@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