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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다음달 3일 학생의 날을 앞두고 이달 10~18일 재단 누리집을 방문한 52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통해 '학교생활 중 가장 성차별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묻자 '교사의 말과 행동'이라는 응답률이 34.5%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교칙' 27.5%, '학생의 말과 행동'(11.2%), '교과 내용'(11.0%), '진로지도' 등(10.0%), '교훈'과 '급훈'(4.8%) 순이었다.
'학교생활 중 성차별적인 말을 듣거나 행동을 경험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참가자 중 86.7%가 있다고 답했다.
성별 고정관념이 반영된 수식어에 관한 문제 제기가 많았다. '듬직한', '멋진', '대범한' 남학생과 '조신한', '예쁜', '얌전한' 여학생 등으로 표현되는 수식어를 개인 특성을 반영해 사용하자는 제안이었다.
여성에게는 '공부를 못해도 결혼만 잘 하면 된다'거나 남성에게는 '지금 공부하면 와이프 외모가 바뀐다'는 등의 성적과 배우자의 외모를 연결하는 말들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복, 출석번호, 남녀짝꿍 등 학교생활에서 당연하게 정해진 규정이나 규칙과 관련, 학생에게 선택권을 주자는 요구도 많았다.
교복의 경우 "여학생은 교복 바지와 치마 중 선택할 수 있게, 남학생도 반바지 선택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의견이 있었다.
출석번호의 경우 "왜 남자만 앞번호? 여자는 뒷번호?" 등 앞번호는 남성에게 부여되는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았다.
학교에서 남녀 짝꿍을 맺어주고 남는 사람은 같은 성별끼리 앉히는 문화를 이상하게 여기는 지적이 있었다. 짝꿍문화를 깨고 자율적으로 앉게 해달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교훈·급훈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개척, 자립, 자주, 창조 등 능동적인 목표를 제시한 남자 중·고등학교와 달리 여자 중·고등학교는 희생, 알뜰, 인내, 부덕 등 가부장제 중심 사회에서 요구되는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남자 고등학교의 급훈이 '여자는 얼굴이 권력이고, 남자는 성적이 권력이다'라는 사례가 제시되기도 했다.
'엄마 소환은 이제 그만! 보호자를 소환해 달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다양한 가족이 보호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학생들의 가치관 형성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학교생활 전반에 성평등 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교과내용, 교훈, 급훈, 교칙 등에 대한 모니터링, 컨설팅, 의식교육 등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서울시 성평등 생활스쿨'을 관련기관과 연계해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