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 계획 아직 없다”

은둔의 재벌 2세로 온갖 스캔들의 주인공 정용진(40) 신세계 부회장이 자신을 둘러싼 베일을 한 꺼풀 벗어냈다. 최근 중국 상하이를 방문한 정 부회장은 그동안 재계를 중심으로 심심찮게 흘러나왔던 재혼설에 대해 입을 열었다. 대한항공 고문의 딸과 열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정 부회장은 이날 공식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녀와) 친한 사이가 맞긴 하지만 꼭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그는 또 핑크빛 소문이 불거진 상대방 여성에 대해 “‘원 오브 뎀(One of them·여럿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라며 “나는 결혼에 한 번 실패했지만 아이들이 있고 홀아비로 살아도 구질구질하지 않게 살 수 있도록 부모님이 배려해주셔서 안정된 상태”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솔직담백한 정 부회장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결혼에 대해 어머니는 물론 주위에서 서두른다거나 하는 것은 없습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은 일단 가정이 안정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예전 시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번 실패(탤런트 고현정과의 이혼)했지만 후사를 봤고, 나름 안정된 상황입니다. 주위 가족들이 빈 안주인의 자리를 메울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홀아비로 혼자 살아도 구질구질하지 않게 부모님이 많은 배려를 해주시는 셈이죠.(웃음)”
1년 만에 중국서 공식인터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중국 이마트 11호점 오픈을 앞두고 1년여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4월 29일 오전 10시 30분 중국 상하이 차오안점 오픈식이 끝난 후 공식 인터뷰를 가진 그는 다소 꺼려할 수 있는 자신의 사생활까지 솔직하게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정 부회장은 작심한 듯 쏟아지는 결혼설에 대한 질문에 대해 “결혼설이 나돈 사람은 실제로 친한 사이기는 하지만 정말 결혼할 생각이 있다면 이렇게 시간을 끌지 않을 것”이라며 “친한 여인들 중 하나”라고 웃어보였다.
정 부회장이 최근 만나고 있는 상대는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첫째 딸 한모(28)씨.
대단한 미인으로 소문난 그녀는 외국에서 플루트를 전공한 재원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만남은 주로 이태원 주변에서 이뤄졌다. 한씨의 어머니가 이태원에서 프렌치 퓨전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이곳에서 편안한 만남을 가져왔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정 부회장은 이어 자신의 결혼관에 대해서도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결혼으로 또 다른 변화를 주는 게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줄지 의문”이라며 “꼭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굳이 리스크를 안고 싶지 않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숱한 소문, 모두 내 탓”
그는 또 끊이지 않는 핑크빛 스캔들에 대해서 “아무래도 나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자꾸 이런 소문이 나는 것 같다”고 농담을 덧붙였다.
요즘도 점심엔 닭 가슴살과 단백질셰이크로 몸 관리를 한다는 정 부회장은 “30대 후반이 되니 한창 일할 시간에 졸리고 해서 관리에 들어갔다”면서 “하루 두 갑씩 피우던 담배도 끊고 소주 2병이던 주량도 와인 반병으로 줄였다”고 했다.
요즘 즐기는 와인은 프랑스산 포므롤과 생떼밀리옹. 좋은 와인을 함께 마시는 모임에서 각자 비용을 갹출해 나눠마시곤 한단다.
다음은 자신을 둘러싼 숱한 루머에 대해 입을 연 정 부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막연한 기대감이긴 하지만, 여느 기업인과 마찬가지로 이번 정부에서 확실히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MB폰은 받았나.
▲아니 내가 그걸 왜 받나. 받을까봐 겁난다(웃음). 받으면 좋긴 하겠지만 많은 부담과 책임이 따를 것 같다.
-이 대통령은 만나봤나.
▲(웃으면서 농담조로) 아니 내가 왜 만나나.
-요즘도 운동이나 식이요법으로 몸 관리 하나.
▲점심 정도만 닭가슴살과 단백질셰이크 먹는다. 예전에 술도 많이 하고 담배도 하루 2갑씩 피웠는데 30대 후반 접어드니까 일을 해야 하는데 힘들더라. 한창 일할 시간에 졸리고…. 그래서 관리한다.
-첼로 아직도 배우나.
▲첫째인 아들이 나보다 잘해서 요즘은 그만두고 피아노로 갈아탔다. 초등학교 3, 4학년이면 치는 체르니 연습곡집 30번 수준인데, 경영활동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푸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올초 홈페이지를 열었다가 닫았는데.
▲나에 대해 잘못 알려진 왜곡된 부분이 있었다. 나를 들여다볼 창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반응이 너무 폭발적이어서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홈페이지를 닫기로 결정했다.
-요즘 고민은 뭔가.
▲10년 뒤 이마트가 무엇을 먹고 살 것인지 고민한다. 어머니(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주문도 미래지향적으로 사업을 구상하라는 것이다. 일종의 과제인데 쉽지 않다.
-삼성 쇄신안은 어떻게 보나. 이재용 전무와는 연락 했나.
▲뭐라 말하기는 조심스럽고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이재용 전무) 전화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만난 건 1월 3일 외할머니인 박두을 여사 제사에서 봤다.
-결혼에 대해 이명희 회장이나 주위에서 서두르지 않나.
▲전혀 아니다. 한번 실패했지만 후사를 봤고, 차선책으로 (가정을 꾸리는데) 나름 안정된 좋은 상태다. 또 홀아비로 혼자 살아도 구질구질 하지 않게 부모님이 많이 배려해주신다. 꼭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굳이 리스크를 안고 싶지 않다.
박지영 기자 pjy092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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