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만의 전격퇴진 삼성그룹 미래는?
21년만의 전격퇴진 삼성그룹 미래는?
  • 김종훈 기자
  • 입력 2008-04-29 14:49
  • 승인 2008.04.29 14:49
  • 호수 54
  • 2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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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많지만 허물 안고 떠나는” 이건희 삼성 회장

이건희 회장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로 연매출 160조원의 삼성그룹은 이제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선장 없이 항해에 나서게 됐다.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별세하자 1987년 45세 나이에 부친의 뒤를 이은 지 20년 만이다. 이 회장의 퇴진으로 1938년 ‘삼성상회’로 출발한 이후 70년간 지속된 삼성의 지배구조는 일대 전환기를 맞게 됐다.

이 회장의 탁월한 역량과 강력한 리더십이 오늘날 삼성을 일군 밑거름이 됐다는 데에는 재계의 이견이 없다.

이병철 선대회장이 반도체 사업을 망설일 때 부친을 강력히 설득해 관철시켰던 사람이 바로 이건희 회장이었다. ‘이건희 20년’의 성과는 수치로 증명된다. 취임 당시 17조원이던 그룹 매출액은 지난해 152조원으로 8.9배, 세전 이익은 2700억원에서 14조 2000억원으로 52.6배가 됐다.


미래를 설계하는 탁월한 식견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액정표시장치(TFT-LCD), 휴대전화, 모니터 등에서 세계 1등 제품을 탄생시켰다. 선망의 대상이던 일본 소니를 2002년에는 시가총액에서, 2005년에는 브랜드 가치에서 앞섰다. 지난해 기준 삼성의 매출액은 국내총생산(GDP)의 18%에 이르고, 수출은 국내 전체의 21%를 차지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생명, 삼성SDS, 제일기획 등 주력기업 대부분이 자기 업종에서 부동(不動)의 1위다.

그러나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에서 나타나듯 우리 사회 전반에 삼성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져 다양한 부작용을 낳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천문학적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편법을 동원해 탈세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됐다.

이번 사태로 삼성의 앞날은 안개 속에 가려져있다. 전략기획실 부재에 따른 ▲계열사 CEO 인사 ▲계열사 간 중복투자 조정 ▲5월 사장단 인사 ▲이건희 회장 역할 등을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하고 해결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 대외대표’ 이수빈은 누구?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이건희 회장에 이어 공식적으로 삼성의 수장이 됐다. 이 회장은 삼성을 대표하는 원로급 최고경영자(CEO)다.

지난 65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77년 제일모직 대표이사에 오르는 등 증권, 생명 등 금융 계열사 사장, 그룹 비서실장 등을 두루 거쳤다. 사장 경력만 20년이 넘는다. 이병철 창업주에 이어 이건희 회장에게서 돈독한 신임을 받고 있다.


김종훈 기자 fu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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