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공룡 아직도 배고프나?
M&A 공룡 아직도 배고프나?
  • 김종훈 기자
  • 입력 2008-04-23 09:36
  • 승인 2008.04.23 09:36
  • 호수 53
  • 21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육·해·공’석권 부푼 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특유의 카리스마와 승부사 기질로 연거푸 대형 인수합병(M&A)에서 2연승을 거둬 재계 8위로 올라섰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잇달아 인수해 순식간에 매출 26조원대의 거대그룹으로 성장시켰다.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해운업 진출’과 ‘금융업 확장’까지 관심을 표명해 주목받고 있다. 이런 급성장에는 박 회장의 리더십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그는 특히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과정에서 특유의 동물적 감각과 강인한 추진력을 발휘했다. M&A 속내를 숨기는 관행과는 달리 공개적으로 총알이 두둑하다는 것을 알리며 “꼭 인수 하겠다”는 의지를 서슴없이 내보이는 ‘공개구애형’ 회장으로도 유명하다. 금호아시아나의 해운업 진출은 ‘가문의 숙명’인지 모른다. 박 회장의 선친이자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이 1946년 중고 택시 2대와 보조금 17만원으로 광주택시를 설립한 것이 모태다. 육송 운송업으로 그룹의 기틀을 닦은 후 이어 금호타이어(1960)와 금호석유화학(1970) 등을 잇달아 설립, 1973년 6개사로 그룹체제를 출범시켰다.

40년만인 1988년 박 회장의 맏형인 고 박성용 명예회장이 항공업에 진출, ‘하늘’로 사업 영역을 넓혔고, 3남인 박 회장에게 주어진 사명은 ‘바다’ 정복이었다.

박 회장이 범양상선을 놓쳐 첫 번째 해운업 진출 시도에서 실패했지만 포기할 수 없는 이유라 할 수 있다.


재계 8위 급부상의 비밀

박 회장은 “대한통운은 택배, 육상운송, 항만하역 등에서 경쟁 기업에 비해 앞서고 있지만 국제 물류 부문이 부족하다”면서 “진정한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운 분야를 검토하고 항상 생각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통운 인수로 육상과 항공 물류를 장악한데 이어 해운업 육성을 통해 명실공히 ‘육·해·공’을 아우르는 국내 최대의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아울러 올 하반기 금호생명을 상장하고 금호종금을 되찾아와 금융부문을 강화할 생각이다.

금호아시아나의 올해 경영목표는 매출 26조4429억원, 영업이익 2조28억원, 경상이익 1조9709억원 등이다.

각각 지난해 대비 27.3%, 36.9%, 2.6% 늘어난 수준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올해 ‘500년 영속 기업’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2조2764억원보다 28.2% 늘어난 2조9193억원을 새로 투자할 계획이다.

그룹 계열사의 수익성 강화로 주가를 높이고 대한통운과 대우건설, 아시아나항공 등 관련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통해 ‘윈윈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카리스마에 감춰진 진면목

금호아시아나는 △사업구조의 안정화 △건실한 재무구조의 구축 △아름다운 기업문화 창달 등을 ‘500년 영속기반 구축’을 위한 3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구조를 깊고 넓게 만들어 ‘업계 1등의 기업가치 창출’ 하겠다는 박 회장의 다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훈 기자 fun@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