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연가 눈물짓는 사연
게다가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은 평소 “흡연은 자유다. 다만 흡연하는 사람을 임원으로 임명하지 않는 것도 내 자유”라고 말하며 임직원의 금연을 독려해 왔다. 박삼구 회장 역시 애연가였지만 90년 10월께 금연을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새 식구가 된 대한통운 임직원 역시 금연 때문에 적잖이 고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대한통운은 흡연과 관련돼 특별한 사내 규제가 없었다.
휴대번호조차 주인 따라
새 주인 눈치를 보며 체질 개선에 나선 곳이 또 있다. 지난달 28일 SK텔레콤에 인수된 하나로텔레콤이 바로 그곳이다.
하나로텔 직원들 사이에는 최근 휴대전화 번호 바꾸기가 한창이다. 2003년까지 LG그룹이 최대주주였던 하나로텔은 LG텔레콤 식별번호인 ‘019’를 쓰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최근 SK텔레콤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019’를 그대로 사용하는 건 부담이라며 하나 둘 ‘010’으로 번호를 교체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하나로텔레콤의 한 직원은 “직장인 신세가 서글퍼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뿐 아니라 (인수자인) SK텔레콤 직원들도 KT 초고속인터넷 대신 하나로텔레콤 서비스로 바꾸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제 식구 챙기기도 어렵네
2006년 11월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인수된 대우건설도 한차례 곤욕을 치루긴 마찬가지. 새 식구를 맞이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당시 대우건설 임직원들은 해외출장 때 항공편이 편리한 대한항공을 자주 애용했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로 편입된 직후 문제가 발생했다. ‘한 식구’란 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야 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해외 취항지역이 대한항공보다 월등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건설현장이 집중돼 있는 중동지역과 아프리카지역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한 곳도 취항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대우건설 임직원들은 눈물을 머금고 유럽을 경유, 최종도착지로 갔다고 한다.
#대한항공 베낀 아시아나 망신살
법원 “비행운영교범 무단복제는 불법행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낸 비행운영교범(FOM)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승소했다.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 13부는 “피고 아시아나항공 측의 비행운영교범 무단 복제행위는 저작권 침해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며 “저작인격권 침해 관련 당해 재판부에서 인정한 최고 배상액인 5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대한항공은 2004년 7월부터 1년 3개월에 걸쳐 비행운영교범을 완성한 후 저작권 등록을 마친 상태에서 아시아나항공이 비행운영교범을 무단 도용하자 2006년 9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이번 판결과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행운영교범 무단복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을 때 아시아나항공이 이를 인정하고 사과와 수정의지를 밝혔다면 소송까지 가지 않고 원만히 해결했을 것”이라며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송이라는 절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pjy092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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