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인상 ‘늪’에 빠진 CJ 이재현 회장
물가인상 ‘늪’에 빠진 CJ 이재현 회장
  • 박지영 기자
  • 입력 2008-04-16 09:39
  • 승인 2008.04.16 09:39
  • 호수 52
  • 2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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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지수에 스트레스 물가인상 밀고가나

밀가루 값이 또 한 차례 오를 예정이다. 국내 최대 식품기업인 CJ 이재현 회장은 최근 밀가루 가격을 추가로 올리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회장의 이 같은 속내는 지난 4월 4일 제주에서 열린 유기농 식품사업 진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드러났다. 이날 김진수 CJ제일제당 사장은 이 회장을 대신해 밀가루 값을 올릴 수밖에 없는 속사정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김 사장은 또 이 과정에서 새 정부의 물가안정정책에 대한 서운함을 작심한 듯 쏟아냈다.

정부가 물가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이 밀가루 가격을 추가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물가잡기 MB에 반기(?)

지난 4일 오후 제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진수 CJ제일제당 사장은 “국제 곡물값 급등으로 올 1분기(1~3월)에 밀가루사업 부문에서 크게 적자를 봤다”며 “원가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적자 폭이 계속 커진다면 밀가루 값 추가 인상이 불가피 하다”고 토로했다.

김 사장은 이어 “국제 원맥가가 이미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 원가를 압박하고 있다. 생산공정에서 줄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줄이며 극한의 원가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를 느끼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의 거침없는 입담은 민감한 사안에서도 계속됐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52개 생필품 가격동향을 점검하겠다는 이른바 ‘MB물가지수’에 대해 김 사장은 “솔직히 스트레스를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도 “정부가 가격통제를 하겠다는 의도를 발표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화를 통해 식품업계가 처한 상황을 최대한 이해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김진수 사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그룹 쪽 공식입장이 아니다”며 확대 해석치 말아줄 것을 요구했다. CJ그룹 홍보팀은 연내 밀가루 값 인상 계획에 대해 “아직 그룹 차원에서 확정된 사항이 아니다. 좀 더 신중히 지켜봐야 할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대표이사가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사항을 공식적으로 발언한 것과 관련 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원자재 값이 많이 오르니까 원가 압박 때문에 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답했다.


MB 물가지수의 양면성

홍보팀 관계자는 또 이날 김 사장이 새 정부에 불만을 토로한 것에 대해서 “그때 기자회견장에 없어서 어떠한 상황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자들의 유도된 질문에 답을 하다 보니 불만을 토로한 것처럼 보여진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박지영 기자 pjy092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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