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증권 대주주 변동의 비밀
한화증권 대주주 변동의 비밀
  • 백은영 기자
  • 입력 2008-04-08 11:25
  • 승인 2008.04.08 11:25
  • 호수 51
  • 2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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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은 재테크를 좋아해

“200시간 사회봉사활동은 제 인생을 바꿔 놓았습니다” 보복폭행사건으로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을 선고 받은 김승연 한화 회장이 사회봉사를 마치면서 밝힌 소감문이다. 김 회장은 사회봉사 명령 이행은 자신을 버리고 마음을 낮추어 더욱 성숙된 자아를 찾아가는 성찰의 여행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봉사활동을 마친 김 회장이 지난달 25일 한화증권이 실시한 유상증자 과정에서 발생한 실권주의 40% 이상을 취득해 7개월만에 주주로 복귀했다. 그러나 경영책임을 이유로 실권주를 인수한 김 회장이 놀라운 실력은 정작 다른 곳에서 발휘됐다. 실권주를 인수한지 10여일도 되지 않아 12억 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것이다. 오랜 칩거 끝에 수면으로 올라온 김 회장의 화려한 변신. 애널리스트들도 울고 갈만한 놀라운 재테크 실력을 알아본다.

지난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증권은 지난 20일(납입일) 1892억 원(발행주식 2600만주, 발행가 7280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우리사주조합(20%, 520만주)을 거쳐 최대주주인 한화엘앤씨(L&C) 등 주주 청약(77.6%, 2017만주)에서 62만466주(단수주 1만4316주 포함, 2.4%)의 실권주가 발생했지만 제3자 배정을 통해 전액 납입 완료했다.


회장에게 실권주 몰아줘

이사회에서 정한 실권주 배정 대상자는 진수형 한화증권 사장 등 임직원 및 계열사 임직원 99명이다. 그러나 이중 실권주 중 42%를 김승연 한화회장이 사들인 것이다. 실권주는 주주들이 청약하다 남은 것으로 청약 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정하기 나름이다.

이같은 김 회장의 실권주 인수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다. 한화증권 주주 등극과 동시에 돈다발을 껴안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한화증권 지분 5.01%를 전량 처분한 뒤 7개월만에 다시 한화증권 주주가 됐다. 싼 가격으로 인수한 실권주를 통해 많은 시세차익을 얻었다. 실권주를 인수한지 10일 만에 12억 4천만원이 넘는 평가차익을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인수가격은 주당 7280원이지만 (4월 4일기준) 1만 2천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시세차익은 현 시세보다 무려 30%가량 할인된 가격에 인수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 한화증권의 주식이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기존 주주도 아닌 김 회장에게 실권주 물량을 대부분 몰아준 것은 석연찮은 부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김 회장의 적극적인 경영참여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지난해 8월 한화증권 지분 5.01%를 한화석유화학에 전량 처분한 지 7개월 만에 한화증권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셈이며 시세차익으로 인해 꿩 먹고 알 먹는 1석 2조의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인격적 소양을 닦았던 김 회장의 놀라운 변신. 한화증권의 주주로 경영컴백을 알리는 김 회장의 안주머니가 두둑해졌다. 그동안 자성하며 봉사활동을 잘했다는 신의 선물일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백은영 기자 about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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