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호 좌초조짐 등기이사로 전격 선임

‘신격호의 맏딸’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이 돌아왔다. 지난 2006년 3월30일 주총 이후 꼭 2년만의 일이다. 97년 신격호 회장의 차남 신동빈 부회장이 전면으로 나서면서 밀려나는 모양새였다. 지난해에는 신 부사장의 딸 장선윤 상무까지 롯데호텔로 자리를 옮겨 모녀는 롯데쇼핑에서 밀려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난 3월 초, 롯데쇼핑 주총에서 신영자 백화점 부문 총괄부사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자 롯데쇼핑 내부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더군다나 롯데쇼핑은 요즘 시가총액에서도 신세계에게 밀려 2인자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신동빈과 신영자, 다른 배서 나 같은 배를 타고 있는 두 남매의 ‘불편한 동거’,롯데그룹의 이상 징후를 쫓아가본다.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롯데쇼핑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것은 롯데쇼핑 총괄부사장직에 오른 이후 실질적으로 롯데쇼핑을 이끌어온 신영자 부사장이 뒤로 물러나고 패권을 내준 셈이었다.
롯데쇼핑 적자, 신세계에 뒤져
이후 롯데쇼핑 명품관 에비뉴엘을 책임졌던 신영자 부사장의 딸 장선윤 이사마저 롯데쇼핑 업무에서 손을 떼게 되면서 모녀가 주력회사인 롯데쇼핑에서 ‘팽’당했다는 말이 나돌았다.
그러나 신 부회장이 맡은 첫해 롯데쇼핑은 신세계에 총매출 1위만 아니라 영업이익에서도 뒤졌다. 총매출액은 신세계가 10조1028억원을 기록한 반면 롯데쇼핑은 10조851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도 신세계가 7655억원으로 롯데의 7561억원에 94억원 앞섰다.
이마트에 대적할만한 대형할인점으로 키우겠다던 롯데마트도 까르푸, 월마트 인수에 실패해 초라한 동네마켓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그동안 숙원사업이었던 홈쇼핑에 진출하기 위해 업계 4위의 우리홈쇼핑을 인수한 롯데 홈쇼핑,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지난 5월 롯데홈쇼핑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다.
글로벌 사업도 숨이 막힐 지경이다. 러시아 모스크바백화점은 극심한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롯데쇼핑의 주식은 날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45만 1000원을 기록한 것이 고작이었지만 지난 3월 10일에는 30만 원대로 폭락했다.
신동빈 부회장 경영능력 의심
이에 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신동빈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의심하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또한 신부사장의 재신임은 손대는 사업마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신부회장의 경영능력을 보완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동빈 부회장은 과연 어려운 파고를 헤지고 안전하게 순항할 수 있을까. 신영자라는 부담스러운 누이와 동반 운항하는 동빈호의 롯데 쇼핑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채로운 이유다.
백은영 기자 about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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