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신화’ 차용규 삼성특검 출두 임박
‘샐러리맨 신화’ 차용규 삼성특검 출두 임박
  • 현유섭 기자
  • 입력 2008-02-26 12:48
  • 승인 2008.02.26 12:48
  • 호수 45
  • 3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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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열쇠는 ‘미스터 차’
차용규 전 카작무스 대표의 차량 원부

지난해 초 국내 재계는 ‘샐러리맨의 신화’ 차용규의 국내 복귀에 주목했다. 주인공은 삼성물산 상무보를 지내다 카자흐스탄 구리 생산업체 카작무스 대표로 변신했던 차용규. 차 전 대표는 카작무스를 런던 증시에 상장시키면서 세계적인 경제 잡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부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4월 보유 중이던 주식을 매각해 1조원이 넘는 현금을 손에 넣으면서 샐러리맨 신화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최근 경제개혁연대가 차용규 전 대표가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던 카작무스 주식을 갖게 된 베일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삼성 특검을 풀 열쇠로 등장했다. 본지 취재 결과, 차 전 대표는 국내에 호화 아파트와 최고급 외제 승용차를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되는 등 행방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삼성 비자금 의혹 관련 특검’에 의견서를 제출, 카작무스 주식을 저가에 매각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삼성물산 이사들의 배임 혐의 및 이와 관련한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수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경제개혁연대는 지난해 삼성물산에 대한 공개질의를 통해, 런던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는 카작무스의 지분을 납득할 수 없는 저가에 매각한 경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의문의 카작무스 지분 매각 배경

삼성물산은 지난 1995년 6월부터 2000년 6월까지 5년간 카자흐스탄의 구리광산 및 제련업체인 카작무스를 위탁 경영했으며, 자회사인 삼성홍콩과 함께 카작무스 지분을 매입하여 2000년 7월 기준 42.55%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카작무스는 2004년 6월 런던증시 상장계획을 발표하고, 2004년 7월 15일 런던에 지주회사를 설립함으로써 구체적인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삼성물산과 삼성홍콩은 2004년 8월 16일 잔여 지분 24.77%를 모두 매각했고, 카작무스는 2005년 10월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면서 시가총액 100억 달러가 넘는 거대회사로 성장했다.

2004년 8월 당시 삼성물산과 삼성홍콩의 카작무스 지분 매각 가격은 주당 1만9051원으로 2003년 말 기준 주당 순자산가액 4만9617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가이며, 삼성물산과 삼성홍콩은 이 거래를 통해 각각 212억3200만원과 1191억68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반면 당시 매각 상대방이었던 패리파트너스는 삼성물산 직원으로 현지에 파견돼 카작무스의 대표이사가 된 차용규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차씨는 런던증시 상장 이후 지분을 모두 매각해 1조원대의 차익을 얻었다.

이런 가운데 차씨의 행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차씨가 카작무스 지분을 매각한 지난해 4월 이후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설이 나돌았다. 그러나 차 씨가 국내외 언론을 통해 소개됐지만 직접 그의 행방을 확인되지 않았다.

본지 취재 결과, 차씨의 이름이 서울시 여의도 롯데캐슬 아파트 한 세대의 등기부등본에서 발견됐다. 차씨 소유의 아파트는 초호화 저택이며 2년 전 명의이전을 완료했다.

차씨 명의의 아파트에는 동생과 부모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씨는 아파트 구입과 함께 국내 활동을 위해 자기 명의의 대형 수입 자가용을 구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차씨 명의의 차량원부는 구입한 차량이 벤츠사의 S500시리즈이며 등록일자가 2006년 1월로 명시하고 있다.

이 차량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최고급 차량으로 판매가격이 2억원을 호가한다. 이와 함께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차씨에 대한 탐문결과 그의 행적은 의외로 쉽게 드러났다.

그의 차량을 강남 지역 유명 음식점에서 목격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국내 복귀 후 삼성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접촉을 해 온 정황도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차 씨의 동생은 지난해 11월 본지와의 대화에서 “차씨가 국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삼성 관계자 등 지인들을 만나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국내 부동산시장의 큰손 ‘차 회장’

게다가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경매시장에서는 ‘차 회장’이라는 인물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 인물이 차용규 전 카작무스 대표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또 경매시장에서 흘러나온 ‘차 회장’ 소문에는 차씨와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법인 5개가 국내에 존재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차 씨는 삼성 전현직 임원들이 대거 살고 있는 서울 강남 타워펠리스에 거주한 정황이 포착됐다.


#차용규 전 카작무스 대표는?

차용규씨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에 입사한 후 지난 1995년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점에서 근무했다. 알마티 지점 발령은 카자흐스탄 국영기업 ‘카작무스’와 인연을 맺는 계기였다.

카자흐스탄은 당시 몰락위기에 놓인 국영기업 카작무스의 위탁경영을 결정했고 삼성물산이 공개입찰을 통해 회사 경영을 맡게 된다. 이 과정에서 차씨는 삼성물산 위탁 경영팀의 핵심인력으로 활동했다. 이후 차 씨는 삼성 임원을 그만 둔 후 삼성이 보유 중이던 지분을 인수해 카작무스 대표직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대표직 사퇴와 지분 매각 후 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현유섭 기자 HYSO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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