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감독의 아쉬운 경기 운영
![[뉴시스]](/news/photo/201810/262193_186216_2114.jpg)
[일요서울 ㅣ 신희철 기자] 대단한 경기가 될 뻔 했다. 처음 등판한 원정 경기장, 그것도 4천km 이상의 먼 곳에서 류현진이 날 뻔했다.
하지만 LA다저스 로버츠 감독의 선수기용과 투수교체 타이밍이 아쉬움으로 남는 경기였다.
초반부터 4회까지 류현진의 피칭은 안정감 그 자체였다. 속구 구속은 약 148km로 보스턴 선발 프라이스보다 낮았지만 제구, 커맨드, 볼 배합 등이 환상적이었다. 상대 타자 무릎 선을 절묘하게 파고드는 공은 그대로 심판의 삼진 콜을 불러냈다. 프라이스가 4회까지 투구 수 67개를 기록한 반면, 류현진은 4회까지 투구수 51개를 기록했다. 효율적인 피칭으로 보스턴 강타선의 고개를 숙이게 했다. 평정과 컨디션만 유지하면 7이닝 이상을 던질 기세였다.
하지만 5회가 위기였다. 류현진은 5회 2아웃까지 투구 수 69개만을 기록. 2-1 다저스의 리드였기 때문에 승리투수 요건이 눈앞에 보였다. 하지만 2사 이후 보스턴의 상위타선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고 결국 만루의 위기를 만들었다.
여기서 로버츠 감독은 결단했다. 류현진은 여기까지였다. 3번 타자 피어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바로 류현진을 강판하고 매드슨을 올렸다. 5회 2사 만루였기에 류현진을 강판할 수는 있다. 하지만 현재 불펜의 현재 상태를 보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바에즈가 나오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라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25일 펼쳐진 월드시리즈 2차전,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다저스 대 보스턴의 경기에서 보스턴은 다저스를 4-2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선취점은 보스턴이 가져갔다. 보가츠가 2루타로 출루, 후속타자 디버스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킨슬러가 적시타를 때려 1점을 선취했다.
다저스는 4회 반격에 나섰다. 프리즈와 마차도가 연속 안타로 출루, 그리고 테일러가 볼넷으로 주자는 무사 만루가 됐다. 절호의 기회에서 캠프가 중견수 깊은 곳 희생 플라이를 쳐 1점을 만회했다. 에르난데스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푸이그가 중전 적시타를 쳐 다시 1점을 추가했다. 다저스 2-1 역전.
그러나 5회 2사를 잡고 류현진은 급격히 흔들렸다. 9번 바스케스에게 아쉬운 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상위타선부터가 본격적 위기였다. 베츠에게 안타를 허용한 후, 베닌텐디에게 8구의 승부 끝에 통한의 볼넷을 허용했다. 2사 만루. 류현진은 여기까지였다. 류현진을 이어 받은 매드슨이 등판, 피어스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해서 2-2동점이 됐다. 이후 4번 마르티네스에게 통한의 적시타를 허용 2-4 역전이 됐다. 결국 류현진의 승계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류현진은 4.2이닝 4실점(4자책)을 기록하게 됐다.
이후 경기 흐름은 보스턴으로 기울었다. 7회 유리아스를 이어 등판한 마에다는 베츠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베닌텐디는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3번 피어스 타석에서 보스턴은 좌타자 모어랜드를 대타로 기용했다. 그러자 로버츠 감독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잘 던지던 마에다를 내리고 이번엔 좌완 알렉산더를 올렸다. 로버츠 감독의 투수교체 원칙에는 오로지 좌우놀이 밖에 없어 보였다. 다행히 알렉산더가 모어랜드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로버츠 감독의 투수교체는 분명히 문제가 있어보였다. 올라오는 투수가 너무 많다. 당일 컨디션, 구위, 구속 등의 요소보단 왼손이냐 오른손이냐를 지나치게 따진다. 투수교체는 결과론적인 얘기이긴 하지만 로버츠 감독의 선수기용 방식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8회부터 보스턴은 필승조 공식을 가동했다. 이발디가 나와 벨린저, 터너, 피더슨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이발디는 161km 휘는 속구를 던지며 다저스 상위타선을 철저히 봉쇄했다.
2-4 보스턴 리드 상황에서 맞이한 9회는 예상대로 마무리 킴브럴이 등판했다. 다저스의 타순은 좋았다. 선두타자는 4번 마차도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킴브럴을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마차도, 테일러, 캠프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이날 경기는 2-4 그대로 종료됐다.
승리투수는 6이닝 2실점(2자책)을 기록한 프라이스가 됐다. 이로써 프라이스는 포스트시즌 2연승을 달리게 됐다. 조 켈리와 네이선 이발디는 홀드, 킴브럴은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제 3차전은 27일 다저스 스타디움으로 자리를 옮겨 펼쳐진다. 원정에서 2연패를 당한 다저스가 홈에서 반격을 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희철 기자 hichery8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