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에 웃고 우는 증시… ‘김칫국 투자’ 조심
MB에 웃고 우는 증시… ‘김칫국 투자’ 조심
  • 박지영 기자
  • 입력 2008-01-03 10:33
  • 승인 2008.01.03 10:33
  • 호수 714
  • 1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명박 시대’ 재테크 전략 엿보기
선거철이면 으레 수많은 공약들이 쏟아진다. 때론 표심을 잡기 위해 ‘입에 발린’ 약속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공약들이 불발탄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은 상당부분 현실화 된다. 재테크 계획을 세울 때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들을 잘 살펴봐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당선자 공약에 힘입어 일부 업종의 주식가격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르는 추세다. 부동산 규제 및 금융과 산업자본(금산) 분리 완화 공약으로 은행업종들이 벌써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정부소유 상장회사 주식지분 매각에 따른 일부 종목들도 이슈로 떠올랐다. 재테크전략에 변화를 꾀할 때가 온 것이다.


17대 대선이 이명박 후보의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이 당선자는 CEO형 리더임을 거듭 강조해왔다. CEO는 늘 효율을 꾀한다. 따라서 주식투자에 있어 효율이 더 높아질 업종이나 반대적으로 효율이 낮았던 업종을 발굴해야 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추천받은 종목은 대우증권과 현대건설·LIG손해보험·LG전자다.

이 가운데 대우증권은 새 정권이 산업은행의 IB(투자은행) 산업부문을 떼어내 대우증권과 합친 뒤 민영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강세를
타고 있다. 현대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이 대우증권을 추천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반면 한화증권은 산업은행 IB민영화 과정에서 팔릴 가능성이 높은 대우조선해양을 추천주식에 올렸다.

현대건설은 동양종금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동양종금증권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부동산정책을 완화할 가능성이 높고 태안기업도시 착공으로 인한 기대감도 크다”고 판단했다. 또 대신증권은 2008년에도 M&A(기업합병) 기대감으로 현대건설 주가가 강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 · 증권주 ‘관심’

실적개선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는 LG전자도 동양종금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으로부터 복수 추천을 받았다.

또 지주사인 LG도 덩달아 대우증권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LG전자는 자회사 LG필립스LCD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데다 새로 런칭한 ‘뷰티 폰’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다음다이렉트자동자보험 주식지분을 판 LIG손해보험도 SK증권, 현대증권으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았다. 현대증권은 “LIG손해보험 주가가 최근 크게 떨어진데다 다음자보 지분 매각으로 추가 증자부담에서 벗어났다는 게 투자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반면 SK증권은 “자동차보험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매겼다”고 했다.

신한지주와 한화는 하나대투증권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하나대투증권은 “한화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한화는 자회사들의 실적개선 가능성이 크고 신한지주는 LG카드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가 예상 된다”고 분석했다.

자본시장통합법 및 고배당으로 증권사가 증권사를 추천하는 이례적 모습도 연출됐다.

한화증권은 “CMA를 앞세워 안정적인 고객기반을 확보하고 있고 2008년엔 IB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 된다”며 동양종금증권 주식을 추천했다. 대우증권 또한 우리투자증권에 대해 “영업체질이 개선되고 있고 배당 기대감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나로텔레콤 ‘인기’

코스닥시장에선 하나로텔레콤이 3개 증권사로부터 추천 받아 눈길을 끌었다.

SK증권은 “SK텔레콤과 시너지효과가 기대 된다”고 전망했고 한화증권은 “SK텔레콤의 통신관계사들이 재편될 경우 하나로텔레콤이 주도적 위치에 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굿모닝신한증권은 IPTV 상용서비스로 인한 수혜가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현대증권은 교육시장의 고성장이 기대된다는 이유로 메가스터디를, 동양종금증권은 시노펙스를 추천했다.

또 대우증권은 일본검색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 NHN을 유망주식으로 추천했다.


부동산시장 변화 예고

‘MB’하면 떠오르는 재테크 관련단어는 단연 ‘부동산’이다. 이에 따라 증시 못잖게 부동산시장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 된다.

먼저 이 당선자의 부동산정책은 규제를 통한 수요조절보다 공급확대를 통한 시장형성이 핵심이다. 따라서 재개발수혜를 노리는 전략이 먹힐 것 같다. 일례로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는 벌써 축제분위기라는 게 단적인 예다. 뉴타운과 잠실 제2롯데월드, 자립형 사립고 추가건립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고 있고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돈을 빌리거나 목돈을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그리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종합부동산세 완화대상도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에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재개발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리모델링이나 재건축관련 건설주식에 대한 간접투자를 생각해봄직 하다.

한반도 대운하 관련투자 역시 길게 내다볼 필요가 있다. 이 사업이 언제,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또 대운하 통과 예상지역에 땅을 사두는 게 짭짤해 보이지만 새 정부가 뻔히 보이는 부동산값 상승을 그냥 두지만 않을 것이다.

이 당선자 역시 대운하 통과지역 인근의 부동산투기에 대해 철저히 관리할 것임을 거듭 밝혀왔다.

단순히 대운하 통과지역이라고 투자하기보다 투자대상을 대운하 통과지역 가운데서도 주요 거점이 될 만한 곳을 중심으로 넓게 봐야한다.

운하가 생겨 지역경제의 새 요충지로 뜰 곳을 투자 대상지로 삼는 재테크전략이 바람직하다.


‘은행돈 투자’ 피해야

다만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묻지 마 투자’는 금물이다. 은행 돈을 빌려 재개발지분을 사들인 뒤 차익을 노리는 식의 단기투자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과거처럼 집값이 뛸 것이란 환상도 버리는 게 좋다.

게다가 이 당선자는 아직 취임 전이고 4월엔 국회의원 선거를 치러야 한다. 또 정책이 수립·시행되고 그 효과가 드러나려면 꽤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공약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이 나왔지만 현실화된 것은 제한적인 부분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대운하 반대, 우리 뜻 아니었다”
떨고 있는 건교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핵심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 도심 재개발 활성화 정책 등에 공공연하게 반대입장을 나타냈던 건설교통부(이하 건교부)가 대선 후 “한반도운하 반대 뜻은 우리 의지가 아니었다”고 하소연하고 나섰다.

건교부 한 간부는 “무슨 특별한 철학이 있어서 이 당선자 정책에 반대했던 것은 아니다. 청와대 뜻을 따르는 게 공무원의 숙명”이라며 모든 탓을 돌렸다.

또 다른 간부는 “신혼부부 주택 등 당선자의 공약을 분석, 적극적으로 정책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위 참여가 차기정부의 요직에 앉을 수 있는 지름길로 보고 간부들의 줄 대기도 치열하다.

한 직원은 “이 당선자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학맥·지연을 총동원, MB캠프에 줄을 댄 간부들이 많다. 이미 A간부가 인수위로 가기로 확정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 정부의 핵심정책인 행정복합도시·혁신도시·국민임대주택을 맡았던 주공·토공 등 건교부 산하기관들은 통·폐합과 민영화 대상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주공·토공 등 공기업 사장들은 노무현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이 사장임명의 배경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벌써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공사의 한 직원은 “사장이야 퇴임하면 그만이지만 현 정부 정책을 추진하다 빚이 수십조 원으로 늘어나 자칫 통·폐합이나 민영화대상이 되지 않을까 우려 된다”고 말했다.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부정적 보고서를 작성했던 수자원공사도 좌불안석이다. 그러나 수자원공사 직원은 “그 때 경제성이 낮다고 평가한 것은 이 당선자의 한반도 대운하가 아니라 과거의 경부 운하”라며 “사장은 바뀌겠지만 운하사업은 수자원공사 이외엔 맡을 곳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선기간 중 관심 끈 상품들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이명박 후보 당선으로 끝난 가운데 대선기간 중 유권자에게 관심을 끈 상품들이 있다. 이들 상품들은 직·간접으로 이 후보의 영향으로 고객의 눈길을 끌고 발길이 잦아진 게 특징이다.

BBQ치킨

이번 대선과정에서 그 어떤 상품보다 화제에 오른 것은 ‘BBQ치킨’이었다. 프랜차이즈 양념닭 상표인 BBQ치킨은 특검법으로까지 이어진 ‘BBK의혹’의 BBK와 비슷한 음운으로 대선특수를 누렸다.

네티즌들이 포털사이트 토론방에서 ‘BBK사건’을 ‘BBQ’로 혼동하면서 시작된 해프닝이었지만 회사가 홍보전략으로 쓰는 바람에 적잖은 화제를 모았다. BBQ쪽은 ‘BBQ 매주 1억원 복권 프로젝트’ 등 경품마케팅까지 벌여 짭짤한 매출을 올렸다.


국순당 백세주

국순당 ‘백세주’도 대선이 낳은 히트상품이다. 국순당이 ‘백세주’와 신제품 ‘백세주 담’의 광고가 일부 일간신문에 실리면서 ‘열둘보다 나은 둘도 있소’란 광고 문구를 사용한 게 발단이 됐다.

대선을 앞두고 기호 2번 이명박 후보와 기호 12번 이회창 후보가 한나라당을 지지해온 보수권 표를 다투는 상황에서 <열 둘 보다 나은 둘이 어떠냐>고 광고를 했으니 의도가 어찌 됐든 뒷말들이 많았다.

덕분에 국순당은 소비자들에게 신제품 ‘백세주 담’을 확실히 알릴 수 있었고 주식가격이 10%나 뛰는 수혜(?)도 누렸다.

반면 기호 12번으로 출마한 무소속 이회창 후보 쪽은 이 광고에 대해 “술 광고를 가장한 공개적이고 노골적인 특정후보지지로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중소주류업체가 술 몇 병 을 더 팔려고 이런 얄팍한 생각을 했겠나. 특정후보와 공모 내지는 뒷거래가 있다. 오늘부터 ‘국순당’이 아니라 ‘죽쑨당’으로 불러라. 어떻게 대선에 끼어들어 허무맹랑한 삐끼 노릇을 하는 것이냐”며 분노를 터뜨렸다.


로만손 시계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지는 ‘로만손 시계’는 이 당선자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찼다가 명품시계로 오인 받은 바로 그 시계다.

김여사는 자신의 손목시계를 명품이라고 주장한 대통합민주신당 선거대책위 김현미 대변인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그는 고소장에서 “국산 로만손사의 7만원짜리 시계를 ‘1500만원 상당의 고가명품’이라고 허위사실을 퍼뜨려 명예를 훼손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앞서 김 대변인은 “김윤옥씨가 7월 27일 한나라당 경선 유세에서 차고 나온 시계는 프랭크 뮬러사의 고가제품으로 밀수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지영 기자 pjy0925@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