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력 강화·위험관리·내부인사 발탁이 주류

은행권에 ‘임원인사 폭풍’이 예고되고 있다.금융가에 따르면 새해에도 영업환경 악화전망이 지배적임에 따라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한 위험관리, 영업력 강화 및 내부인사 발탁에 초점이 맞춰진 임원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은행권은 2008년 영업환경 악화 요인으로 △서브프라임사태 여파 지속 △새로운 은행 건전성평가기준 도입 △은행 간 자산불리기 출혈경쟁 심화를 꼽고 있다.
특히 각 은행들의 상당수 부행장급 임원들 임기가 끝나게 돼 인사 폭이 예년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대폭적인 물갈이를 예고하는 임원인사는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부행장 3명과 단장 4명 등 7명이 지난 4월 임명 뒤 8개월 만에 옷을 벗었다.
이중 일부는 서브프라임사태와 관련, 채권에 투자해 은행손실을 키운 문책성 인사 성격이 짙다는 게 은행권의 시각이다.
또 최근 집행 부행장과 단장 및 영업본부장 인사도 했다. 4명의 부행장 4명과 5명의 단장을 새로 임명한 것이다. 또 영업지원본부를 단장급에서 부행장급으로 올리면서 부행장이 14명으로 불어났다.
우리은행 인사 특징은 한마디로 영업력 강화다. 승진한 9명중 7명이 영업분야 출신이다. 이같은 우리은행 인사는 은행권 사람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전격인사는 다른 은행에도 긴장감을 불어넣어 대규모 물갈이 인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최근 임기가 끝난 부행장 4명을 비롯, 새해 1월까지 부행장 5명에 대한 인사를 한다.
관심은 조흥은행과 합병 전 옛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출신자에 대한 부행장 구성 비율이다. 임기가 끝나는 부행장 5명 중 4명은 통합 전 신한은행 출신이다. 현재 옛 신한은행(7명)과 옛 조흥은행(6명)의 출신별 비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최근까지 ‘5대 5 나눠 먹기식 ‘균형 맞추기 인사’를 배격 하겠다’고 밝혀왔다. 따라서 신한은행은 능력과 성과보상에 따른 임원인사가 예고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외부출신 임원의 상당수를 자리바꿈 시킬 전망이다.
강정원 행장이 연임된 뒤 노조와의 협상에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외부출신 부행장은 내부출신으로 바꾸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부행장 15명 중 8명이 밖에서 왔다. 인사시기는 부행장과 본부장급은 연말쯤, 그밖의 승진인사는 새해 1월 첫째 주로 예정돼 있다.
국민은행 안팎에선 자리가 빈 수석부행장 자리에 누가 앉을 것인지도 관심사다. 강 행장이 이 업무를 겸하고 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대정부 업무능력이 뛰어나거나 재무 위험관리전문가가 영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은행권의 관측이다.
하나은행도 큰 폭 임원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서근우 전 부행장과 이성규 전 하나지주 부사장이 자리를 맞바꿨다.
이 신임 부행장을 제외한 부행장 6명 전원이 12월말 임기가 끝난다. 그동안 하나은행의 정기임원인사는 소폭 이뤄졌지만 새해 3월 김종열 행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 신임 부행장이 ‘은행의 질적 성장’을 강조해 하나은행의 인사방향을 시사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지병으로 숨진 고 강권석 전 행장을 대신할 새 은행장 선임을 앞두고 미묘한 상황을 맞고 있다. 은행 안팎으
론 새 행장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대폭 물갈이를 할 가능성과 함께 조직안정차원에서 소폭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엇갈린다. 다만 기업은행 부행장 임기가 모두 2009년에 끝나므로 당장 교체대상은 없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영업환경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은행인사흐름이 ‘외부인사 중용’ 에서 ‘내부인사 발탁’으로 바뀌고 있다.
영업에다 위험관리를 추가하는 방향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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