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식의 주당 가격이 얼마나 될까. 또 어떤 회사이고, 누가 갖고 있을까. 주식투자자들의 관심이 아닐 수 없다. 답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벅셔해서웨의 주가다. 주당 값은 15만 달러(1억4000만원). 믿어지지 않겠지만 실제로 있는 일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뉴욕증시에서 15만 달러로 거래를 시작한 벅셔해서웨이 주식이 장중 한 때 15만 1650달러로 치솟았다.

곧 14만 8900 달러로 떨어졌다. 하지만 언제든지 15만 달러 돌파가 가능하다는 게 증시전문가들 생각이다. 종가 기준으로 15만 달러는 미국 증시사상 가장 높은 것이다.

벅셔해서웨이 주가는 지난해 1월 11만 달러였다. 이어 7월엔 10만 달러로 떨어졌다가 5개월 만에 5만 달러 이상 가파르게 오른 것. 벅셔해서웨이 주가는 2위를 달리고 있는 시보드 주식보다 100배가 더 높다. 시보드는 주당 1514 달러를 기록했다.

워런 버핏이 갖고 있는 주식이 이처럼 오르는 것은 그의 투자능력 때문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워런 버핏이 저평가된 주식을 사들여 재미를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특히 주택대출로 손실이 생기는 기업들 주식도 적절히 손을 대 돈을 벌고 있다.

월가에선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혼란스러울수록 버핏에겐 유리하다는 분위기가 퍼져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는 듯 워런 버핏
은 지난 3·4분기에 64%의 수익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세계 최대 회사인 중국 국영 페트로차이나에 투자해 8배의 수익을 챙기기도 했다.

금융시장 불안과 그의 투자안목이 접목하면 벅셔해서웨이 주가가 얼마까지 치솟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직 시장만 알 뿐이다. 그가 정말로 유망한 주식에 투자해 큰 수익을 올린다면 이 주가는 주당 2억 원을 향할지도 모른다.

투자고수인 워런 버핏은 나름대로 투자원칙을 갖고 있다. 첫째, 서두르지 않고 값이 낮을 때 들어간다. 둘째, 장기투자 한다.

셋째, 경쟁력을 갖춘 독과점기업을 노린다. 다음은 지금 당장보다 앞으로 20년, 30년간 성장할 기업을 찾는다.

워펀 버핏의 투자원칙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돈을 잃지 않는다’는 것. 누구나 돈을 잃지 않으려고 하지만 실천하기 힘든 원칙이다. 보통사람들은 투자원칙으로 ‘최소한 몇 %는 먹는다’고 하겠지만 그는 돈을 잃지 않는다고 했다. 돈을 먹는 것과 돈을 잃지 않는 것은 동전의 앞뒤 면과 같다. 하지만 접근법은 다르다. 돈을 벌기 위해선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하고, 돈을 잃지 않기 위해선 신중해야 한다. 투자의 신중함, 바로 그게 워런 버핏을 최고의 투자자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워런 버핏은 지난 10월 25일 대구를 깜짝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말한 적 있다. 그는 ‘배가 고프다’며 투자대상을 찾는 중이라고 했다. 이 말은 워런 버핏이 한국시장에 투자할 것이란 뜻으로 해석돼 이날 주식시장은 웃었다.

77세의 투자귀재인 그는 거품논란이 일고 있는 중국증시에 대해선 이렇다 할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단지 미국에서 거품으로 주식시장이 조정 받은 일이 있는데 중국시장이 어느 수준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

그의 표현은 아무리 투자귀재라도 판단이 서지 않을 때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항간엔 중국에서 한 건하기 위해 입을 다물고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그의 속뜻은 아무도 모른다. 투자는 떠벌리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한국에서 중국증시에 대해 입은 열지 않았지만 중국 다롄을 방문했을 때 한 말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10%의 높은 경제성장으로 상승세에 있는 중국증시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이 몰리고 주가가 급등하면 결국 조정을 받게 돼있다”

평범한 사람이 워런 버핏을 따라갈 수는 없다. 불가능하다. 증시를 보는 눈도 그렇고, 자금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그를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그가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는지를 잘 보고 흉내 내는 것이다. 잘 아는 회사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고 급등하는 주식은 어떤 일이 있어도 사지 않는다는 평범한 투자전략을 따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어느 정도 재미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정우택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