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풀무원·동원 ‘초비상’
대상·풀무원·동원 ‘초비상’
  • 송효찬 기자
  • 입력 2007-12-18 15:08
  • 승인 2007.12.18 15:08
  • 호수 35
  • 4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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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김치 시장점유율 25% 점증
중국식품회사들이 광고용으로 제작한 김치, 고추장, 된장 등 한국 음식 포스터

올 여름 이상 기온으로 작황이 저조한 가운데 배추, 무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가격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이에 따라 중국산 김치의 시장 점유율이 2%에 불과했던 2002년에 비해 현재 25%까지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출시장에서도 환률 하락, 중국산 김치수입 증가 등으로 한국김치 3대 인기브랜드 종가집(대상FNF), 풀무원(풀무원김치)과 양반김치(동원F&B) 등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설 자리를 점차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외에서 중국산 김치와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한국 김치 대표브랜드의 현주소를 긴급 점검해봤다.

올해 김치시장 규모를 보면 집에서 직접 담근 김치의 경우 1조2000억원, 급식 및 식당 7000억원 그리고 마트나 백화점과 온라인 쇼핑에서 판매하는 가정용 3000억원 등 총 2조2000억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완제품 김치 수출입의 경우, 2003년까지는 수출량이 수입량을 상회했으나, 2004년을 기점으로 수입량이 수출량을 초과, 급기야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무역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김치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 증가한 6449만 달러지만 수입은 12% 증가한 8259만8000 달러로 수입이 1810만8000달러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무 배추 값 폭등 중국산 급증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국내 무·배추값 폭등으로 저가의 중국산 수입이 급증하는 가운데 수출입 금액비교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수입이 수출을 추월한 뒤 올해에는 더욱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식당과 급식 시 원산지 표시 감독을 철저히 해 저가농산물 수입증가에 따른 국내 농가의 피해를 줄이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김치브랜드 관계자들도 “중국산 김치는 ‘다대기’라 불리는 다진 양념으로 배추를 버무려 김치를 만들기 때문에 고춧가루의 입자가 작아 김치 본연의 맛과 아삭아삭한 면에서 국산보다 떨어진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또 수출에 있어 중국산 보다 유리한 점으로 “한국 김치는 고춧가루의 입자가 크고 포장 안에 가스흡수제를 넣어 상미기간(유통기간)이 다가와도 아삭아삭한 맛과 쉰내가 나지 않도록 과학적으로 포장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들은“현재 재료비와 환률 하락 문제로 적자를 보고 있지만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김치의 맛에 매료됐다. 두 가지 문제만 해결된다면 다시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자신 있는 답변을 보였다.

반면 또 다른 김치 수출업체 관계자들은 일본 내에서도 중국 김치가 한국김치를 바짝 따라붙은 가운데 부정적인 면에 대해 말 못한 속내를 내비쳤다.

“김치가 유럽에 진출한 첫 의도는 외국인들에게 자신 있게 한국 고유의 맛을 알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 국산 김치 소비는 한국 이민자들의 수보다 조금 웃돌고 있는 실정이며 이도 중국산 김치가 언제 정렴할지 모른다. 날로 불안만 가중되고 있다.”

또 중국이 앞지를 수 있는 실정에 대해 물가뿐만 아니라 시스템 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말한다.

“국내기업에서 김치를 만드는 과정은 반도체 공장과 비슷한 시스템으로 철저한 위생상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현재 중국 대형 김치공장을 돌아보면 깜짝 놀란다. 한국 공장과 비교해 볼 때 근소한 차이를 보여 더 이상 위생을 문제 삼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유럽시장의 김치 수출 길의 어두운 면은 국내 거주하는 주부들 사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부정적인 면이 점차 긍정적인 면으로 기울어지는 실정이다.

일부 주부들은 관세청과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조사와 검역만 철저히 한다면 굳이 한국산 김치가 아니더라도 중국산제품을 이용할 의양이 있다는 입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신정동의 김영신(35세·가명) 주부는 “마트에서 김치가격이 저렴해서 구입했다. 나중에서야 포장지를 보고 중국산인 것을 알았다. 하지만 맛만 보면 국산으로 오해 할 뻔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평창동의 송영주(43세·가명) 주부는 “현재 중국산 김치는 국산김치와 큰 차이를 못 느끼겠다. 어떤 제품은 국산보다 더 맛있는 것 같다. 예전 제품은 아삭아삭한 맛이 없었지만 요즘은 잘 유지하는 것 같다.”며 품질 면에서 불만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이다.


맞벌이 부부들, 중국산 구별 못해

맞벌이 부부로 김장은 꿈도 못 꾼다는 최나영(31세·가명)주부는 “중국산 김치와 국산 김치사이에서 맛의 차이를 못 느끼고 한 푼이라도 아끼는 맞벌이들이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을 찾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전국 8개 도시 73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김장관련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직접 담가 먹겠다고 답변한 비율은 지난해 47.2%에서 올해 44.7%로 2.5% 낮아졌다. 오히려 사먹겠다는 비율은 10.7%에서 13.6%로 2.9% 높아졌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배추와 무 가격이 상승한 반면 김장 비용이 2005년의 15만2000원과 비슷한 것은 말린 고추, 마늘, 양파 등 양념가격이 지난해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 대표 3대 김치브랜드의 노력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가운데 당분간 중국산 김치의 승승장구는 계속될 전망이다.

송효찬 기자 s250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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