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금융왕국’기지개
롯데, ‘금융왕국’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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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12-14 14:14
  • 승인 2007.12.14 14:14
  • 호수 35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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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화재 지분 57% 인수 양해각서

지난 7일 오전 불안한 랠리를 진행 중인 증권시장에 호재가 날아들었다. 유통전문 그룹 롯데에 관한 소식이었다. 롯데가 보험업계 진출을 위해 대기업 보험사 대한화재 인수작업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소식은 급물살을 타면서 대한화재 주식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식관련 게시판에도 개미투자자들은 롯데와 대한화재 주식 매수세가 이어진다며 긍정적인 평가의 글을 남겼다. 이번 대한화재 지분 인수 양해각서는 롯데의 금융업계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통 강자’라는 한계를 탈피하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로 여겨지고 있기도 하다.

지난달 20일 인수합병(M&A) 매물로 거론된 대한화재 인수업체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소문이 증권시장에 퍼졌다.

주인공은 롯데그룹. 대형 업체가 피인수자로 거론되자 대한화재 주가는 강력한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앞서 거래량도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일과 비교해 갑절이상인 230만주를 기록했다.

대한화재는 지난 9월 대주주인 대주그룹이 사업 구조조정을 위해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공시를 내놨다. 또 롯데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 중이라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3개월간의 긴박한 협상

매각 협상가격은 3500억~4000억원대. 그러나 당시 롯데그룹은 현재 세부사항을 논의하는 단계라는 형식적인 답변으로 인수합병 작업이 시작단계에 접어들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대한화재의 주식에 대한 관심은 다시 11월로 접어들면서 롯데와 대주그룹이 협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한화재 주가는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한화재가 대주그룹에 1000억원에 이르는 지급보증이 있다는 내용이 확인되면서 롯데의 인수 작업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돌았다.

롯데가 대한화재 인수협상 과정에서 지급보증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확인했고 협상에 소극적인 자세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검찰이 허재호 대주그룹 회장에 대해 건설 계열사를 통한 탈세와 부산시 재개발 공사를 통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 인수작업은 더뎌지는 모습을 보였다.

보험업계에서도 롯데가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자금난이 급한 대주그룹과 성급한 협상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격적인 실사가 이뤄지지 않은 마당에 인수협상 과정에 악재까지 겹쳤기 때문에 협상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극적인 타결?

하지만 인수협상은 악재가 전해진 보름 만에 급진전 했다. 대한화재가 지난 6일 지분 57%를 호텔롯데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주식매매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깜짝 공시했다.

이번에 롯데가 인수하는 대한화재 주식은 허재호 대주그룹 회장과 계열사 대한시멘트, 대한페이퍼텍이 보유한 2396만주다.

인수 가격은 당초 알려진 협상가격과 크게 다르지 않은 3700억원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는 대한화재 인수 계약을 체결하면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심사를 거친 후 내년 주주총회를 통해 보험사업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다크호스 되나

롯데의 보험업체 인수는 상당한 경영상의 이익으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 계열사의 일반 보험 물건을 대한화재가 확보할 수 있는 등 자체 보험 해결이 가능하다.

롯데 카드와 유통 고객들의 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 빠른 시간 내에 국내 보험업계의 강자로 부상 할 수 있다는 메리트를 갖게 된다.

특히 롯데는 이번 보험사 인수를 자산운용사 설립까지 이어갈 태세로 증권업까지 사업 영역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롯데의 금융업 진출 움직임은 증권사 경험을 갖고 있는 신동빈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서도 찾을 수 있다. 롯데는 지난 2002년 동양카드를 인수하는 등 금융과 보험부문에 공격적인 행보다.

한편 대한화재는 1946년 설립된 손해보험 전문 기업으로 1972년 손해보험사 최초로 기업을 공개했다. 이후 2001년 대주주가 대한시멘트로 바뀌면서 대주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총자산은 1조200억원을 넘고 있으며 지난해 7100억원의 매출을 올려 국
내 시장 점유율 2.7%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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