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립식품으로 잘 알려진 ‘제빵 공룡’ SPC그룹의 계열사 비알코리아(주)의 던킨도너츠가 식품첨가제를 신고 없이 사용하다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받으며 난관에 처했다. 이에 대해 비알코리아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식품위생법을 확대 해석한 처사라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영업정지라는 장애물에 봉착한 비알코리아과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금천구청,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양측에 대해 법원은 어떤 입장을 보일까? 사건전모를 집중조명 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정종관)은 지난 25일 던킨도너츠(이하 던킨) 제조·판매사인 비알코리아㈜가 서울 금천구청장을 상대로 낸 영업정지 등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영업정지 취소소송 패소
재판부는 “식품위생법에서 수입 시 신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식품첨가물은 식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제조·가공 또는 보존할 때 사용하는 경우에도 해당한다. 비알코리아 측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특히 “수입신고를 하지 않은 식품첨가물인 마그네솔XL 즉 규산마그네슘을 도넛 제조에 사용한 행위는 단순한 관세사의 업무상 착오에 따른 것으로 볼 수는 없고, 그 법규위반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도 없다” 강한 입장을 표했다.
이에 대해 던킨은 “마그네솔XL을 판매하지 않았고 판매할 목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다. 기름을 정제하기 위해 사용했을 뿐 최종제품인 도넛에서도 전혀 잔류하지 않아 인체에 무해한 만큼 식품 위생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은 확대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정청에 의해 던킨이 식용유 정제과정에서 사용하는 여과보조제인 ‘마그네솔XL’을 2005년 6월과 지난해 9월 두 차례에 걸쳐 식품 검역을 받지 않아도 되는 일반 공산품으로 신고해 수입한 사실을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주목받는 ‘마그네솔XL’은 ‘규산마그네슘’ 100%로 구성된 기름의 여과보조제로, 고결(固結) 방지 및 튀긴 기름의 여과를 위한 보조제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던킨 관계자는 이번 판결문에 대해 “식품에 첨가되지 않고 기름을 사용하는 외식 업계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제품인 만큼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적발된 마그네솔XL은 KFC, 버거킹, 맥도널드, 파파이스와 같은 패스트푸드점과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베니건스, 씨즐러, 빕스 등 패밀리 레스토랑도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식품첨가물 마그네솔XL의 정체
이번 영업정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낸 계기에 대해 던킨 담당자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이라 통관 대행을 담당하는 관세사가 식품검역을 받지 않아도 되는 품목으로 잘못 분류해 발생된 사안에 대해 지나치게 과도한 처벌”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적법한 행정절차를 통해 구제받기 위해 영업정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 답했다.
끝으로 그는 해당제품이 인체에 무해하며, 단순한 관세사의 실수로 인한 일인 만큼 수긍할만한 판결이 내려지리라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에 대한 행정소송의 최종판결이 나올 때까지 결과를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2개월 정지로 발생될 손해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경우 브랜드 상품영업의 성격상 시장에서 영업을 계속 할 수 없게 된다. 아직 영업을 정지한 것이 아니고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브랜드 이미지 실추에 대해 걱정했다.
또 “자꾸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도 회사의 입장에서 힘든 상황이다. 현재 이번 판결은 식품위생법 4조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것인 만큼 곧바로 항소한 상태”라며 던킨의 입장을 대변했다.
유명 프랜차이즈 선두주자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던킨도너츠, 던킨의 항소로 인해 또 다른 국면이 어떻게 어디로 치달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SPC그룹은?
거침없는 성장세, 제빵업계 시장점유율 2위
허영인 회장이 지난 2003년 작고한 허창성 삼립식품 명예회장으로부터 모기업격인 샤니를 물려받아 그룹을 일궜다.
1986년 설립한 파리크라상(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과 비알코리아(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로 대박을 터뜨리며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제과·제빵 관련 매출액은 1조 1339억원으로 업계 2위, 1위인 롯데제과와의 격차를 계속 좁혀나가고 있다. 제과를 제외한 제빵시장 점유율은 70%다.
지난 5년 동안 연평균 11% 넘게 매출이 성장했으며 일부에선 SPC그룹을 ‘제빵 공룡’이라 부른다.
송효찬 s2501@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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