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마산시 ‘짜고 친 고스톱’
STX-마산시 ‘짜고 친 고스톱’
  • 백은영 
  • 입력 2007-11-26 00:00
  • 승인 2007.11.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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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초고속 성장통 겪나?

지난 14일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진귀한 풍경이 연출됐다. 마산에서 올라온 수녀 17명이 대기업과 마산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마산의 트라피스트 수녀원 장혜경원장은 창원환경연합, 수정리 마을 주민 300여명과 함께 기도의 묵주대신 마이크를 잡고 최근 기술유출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STX그룹에게 분노의 의사를 피력했다. 그 이면에는 마산시에 있는 수정지구 매립지를 둘러싸고 STX중공업과 마산시의 거대한 조선소 설립이라는 커다란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다. 재계 순위 24위인 STX는 수 십 명에 불과한 수녀님들의 마음조차 다독이지 못하고 왜 분노의 집회를 열게 만든 것일까. 고요했던 7만 2천평의 마산시 수정지구 매립지를 둘러싸고 380여호 주민들, 수녀님들과 STX, 마산시의 불꽃 튀기는 한판승부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본다.



마산 트라피스트 수녀원은 두 달 여간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시달렸다. 고요하기만 했던 수정지구 매립지에서 소음, 진동, 분진이 계속 됐기 때문이다. 이에 수정지구 주민들과 트라피스트 장혜경 원장은 마산·창원환경운동연합(이하 마창환경연) 실무진과 함께 문제의 수정 매립지를 관찰했다. 이미 그곳에는 23만㎡의 매립지 위에 수개동의 컨테이너 가건물이 있었고 크레인, 선박블록 등 기타 기자재들과 적재돼 있었다.


수녀들도 분노
“STX는 부도덕한 대기업”


그곳에서 용접작업을 하는 불빛과 공사현장 출입구에 여러 대의 중장비를 이용해 매립지 바닥 평탄화 작업현장을 목격했다.

그러나 이 매립지역은 저소득 무주택 주민을 위해 조성된 주거단지로 매립 당시 공원을 두산산업개발이 가지고 있었으나 이득을 남기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돼 2006년 STX중공업에 양도한 곳이었다. 이후 2020 마산시도시기본계획에 의거, 공업지역으로 산업단지 지정이 이루어 지지 않아 일체의 공장건축이나 물품생산을 할 수 없는 곳이다.

이에 수녀회와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격분했다. 그러나 마산시 관계자는 “유수면매립법 24조에 의해 9월에 한시적 사용승인을 STX중공업에 했으며 허가 시 용도는 태풍피해방지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STX 관계자는 “마산시로부터 가사용허가를 받아 블록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단순한 매립 작업현장인줄 알았던 그곳이 차후 대규모의 조선소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던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동의 없이 마산시와 STX측이 임의로 조선산업용지로의 용도 변경을 신청했으나 20년 이내에는 매립 용도을 추진할 수 없다는 공유수면 매립법 제 28조에 의해 해양수산부가 이를 불허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STX는 이를 불복하고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내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를 통해 법제처에 행정심판 청구를 한 상태였던 것.

그러나 조선소 사업은 환경오염이 극심해 2004년 국립환경연구소에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국배기오염도보다 거제도 삼성조선소에서 나오는 배기오염이 더 심각하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다. 더욱 문제점은 다른 조선소에 비해 수정지구는 천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학교와 유치원, 교회, 보건소 등이 위치한 주택거주지역인 것이다.


조선소 건립이
태풍방제 목적인가?


이에 이들은 경상남도 도지사와 담당공무원, 마산시장 및 STX중공업 대표이사, STX 조선 회장 등을 직무유기 및, 환경권침해, 환경정책기본법 위반 등으로 고발한 상태다.

이에 대해 마·창환경연 이보경 부장은 “마산시는 지역경제발전을 위한다며 불 보듯 뻔한 주민들의 피해에 대해 묵인하고 있다” 며 “STX 중공업과 이미 조선소설립 약정서를 맺고 몰래 짜고 치는 고스톱 한 판을 만들려고 했다. 불법과 묵인의 암거래는 결코 용인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트라피스트 수녀원 장혜경 원장 인터뷰
“주택용지에 이주대책 없이 불법강행”

-STX의 불법행위를 알게 된 경위는.

‘두 달여간 굉음이 들렸다. 매립공사인줄 알았는데 실사를 나가보니 선박용 블록을 만드는 곳으로 알고 놀랐다.

-조선소 건립에 반대하는 이유는.
조선소가 들어오는 곳을 직접 시찰하고 문제점을 파악했다. ‘조선소 박사’가 다 됐다. STX는 이미 진해 축공리에 조선소를 만들었다. 7년 전 주민이주 조건으로 보상을 하겠다고 했으나 아직도 보상비를 지불하지 않았으며 이곳 환경오염이 극심하다.
현재 10여 차례나 행정소송을 했다. 다른 지역의 조선소도 방문했으나 그나마 다른 곳은 이주대책이나 보상을 진행시켰으며 또는 입주조건이 이곳보다 더 낫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곳은 현재 주택용지다.

-STX와 마산시에 요구사항이 있나.
수정 매립지는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분진과 소음이 다른 곳에 비해 심각하다. 또 주변 해양과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미쳐 이에 대한 피해가 극심한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TX는 주민들의 동의 없이 조선소를 설립하려고 한다.
대기업의 부도덕성을 잃을 수 있는 대목이다. 첫 번째는 조선소 설립 반대이며 조선소를 설립하려면 이주대책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앞으로 계획은.
STX와 마산시를 규탄하는 전국 수도자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과 마창환경연과 합동으로 이를 알리는 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백은영  about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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