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는 지난 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가 부모 묘를 이장한 후 대권을 잡았다고 밝혀져 주목받았다. 이회창 후보는 대선 출마에 앞서 지난 7월까지 충남 예산군에 있던 조상묘를 인근 선영으로 대거 옮겨 이장했다. 그의 전격 대선 출마로 대권과 풍수의 상관관계가 화제가 됐고 오는 12월 대선의 향배와 유력 대선 후보의 풍수가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치지도자들이 풍수를 선호하는 심리적 배경은 무엇일까. 강한 권력의지다. 정치심리학자들은 권력욕에 불타는 정치인은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속성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대권을 위한 조상묘 이전쯤은 어렵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명박 후보가 가회동 집을 이사하려다 그만둔 이유도 풍수전문가의 만류 때문이라는 소문도 있다. 대선에 나선 적이 있는 대한민국의 여론 지도층도 예외는 아니다. 이인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영을 이장했고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도 선영을 이장한 적이 있다. 풍수지리전문가 이종두 한국음양효혈풍수지리회장의 자문을 받아 대권주자들의 조상묘터를 동행취재했다. 과연 풍수를 보면 대권이 보일 수 있을지…
천기와 지기(양기와 음기)를 연구해 온 한국음양효혈풍수지리회(jigi .org) 이종두 회장은 역대 대통령을 비롯해 유명 인사들의 조상 묘 자리의 기운을 분석함으로써 대통령을 만드는 터가 따로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 회장에게 대통령이 나는 묘 터에 대해 물어봤다.
“국운의 명암은 대통령에게 달려있습니다. 때문에 대통령이 될 사람은 선친의 묘가 명당이어야 나라의 앞날도 밝다고 할 수 있지요.”
이 회장이 말하는 명당이란 양기가 충만한 땅을 말한다.
대통령 조상묘 풍수가 중요한 이유
지기(地氣)를 통해 양기가 충만한 명당을 알아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수맥 검사를 할 때 사용되는 엘로드를 들고 있을 때 양기가 많은 땅은 엘로드가 바깥쪽으로 벌어진다. 그러나 음기가 강한 곳은 수맥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엘로드가 교차한
다는 것.
그는 자연의 이치에 따라서 나뭇가지만 들고서도 누구나 직접 양기를 찾아 볼 수 있다고 한다.
예부터 정치인들은 선친의 묘를 쓸 때 풍수지리 전문가에게 의뢰해 배산임수, 주산안산, 좌청룡우백호 등 이른바 관산법을 통해 터를 잡았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는 사람의 겉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과 같다”며 “터의 내면을 보지 않아 명당을 가장한 흉지에 사기를 당할 수 있다”고 관산법의 맹점을 지적한다.
이 회장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은 모두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등의 선친 묘 터에는 전체적으로 양기가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의 집에서는 음기가 여러 줄 나타나고 양기가 감지되는 경우가 드물지만 대통령이 나는 터는 음기가 감지되지 않고 강한 양기가 나타납니다. 대부분의 풍수지리학자들이 뒤로 산이 펼쳐지고 앞으로 물이 흐르는 곳을 명당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말만 듣고 묘를 이장했다가 낭패 본 사람이 많습니다.”
이 회장에 따르면 후보에 따라서 국가경제발전정도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것이라는 말도 했다. 양기가 없는 사람은 경제성장을 현재보다 높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특정후보의 경제정책까지 예측하는 것은 부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중 특정 후보는 제시한 목표를 이룰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역대 대통령 조상묘 공통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미국 경제가 1%대의 성장에 그치고 국제유가가 연평균 75달러, 환율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때 우리 경제는 5%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대선주자들은 성장률 6∼7%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성장률 7%,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6%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기자는 지난 20일과 21일 양일간 이 원장과 동행해 경기도 이천에 있는 이명박 후보의 선영과 충남 예산의 이회창 후보 선영,
전남 순창에 있는 정동영 후보의 선영을 돌며 그의 조심스런 분석을 들었다.
이명박 후보
이명박 후보의 부모 산소는 합장묘로 묘역 조성이나 외관상으로는 좋은 터이다. 주산의 혈맥이 청룡(아들)쪽 2남, 3남의 자리에 혈(양기)이 들어와 맺혀 있다.
쉽게 말해 묘를 반으로 나눠 한쪽은 아들, 다른 한쪽은 딸인데 아들인 좌청룡으로는 양기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다시 형제에 따라 등분을 하면 이 후보의 자리에 가장 강한 혈기가 맺혀 있어 그 운으로 서울시장 등에도 당선됐고, 하는 일을 추진할 때 주변에서 돕는 자가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주산과 우백호 안산 방위의 혈은 모두 산소에 들어오지 못하고 봉분 우측 입비(갓비석) 앞 3m 전방에 크게 결혈(음기)이 맺혀 있다. 광중 자리가 결혈처 3m 옆을 벗어나 있다.
이 경우 손학규 전 지사, 이해찬 전 총리처럼 재는 있으나 진혈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풍수가가 혈을 정확하게 보지 못한 탓이라는 것이다.
정동영 후보
서울에서 정 후보의 생가인 전북 순창군 구림면 선영에 도착했을 때는 시간이 이미 저녁이었다. 저수 옆 산길로 올라가 정동영 후보 선영을 찾았다.
후보의 지지율 등으로 예상했던 대로 선영 입구에서부터 천기비법으로 혈을 감정하니 혈이 부모님 산소로 들어가지 않고 산소 주위의 다른 곳으로 산재하게 결혈이 맺혀 있었다.
산소 봉분 및 제전 주위에 비혈(음기)의 냉기가 감돌았다.
자세히 관찰하니 산소 주위 바위는 전부 검은 차광망으로 덮어 놓았고 산소 봉분 및 제전 주위의 잔디가 비혈(음기)의 영향으로 새파랗게 변해 있었다. 혈을 조사하니 산소 주위 4방위의 혈맥이 모두 끊어지고 다른 곳으로 혈이 모두 새어 나갔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부모님 산소 주위 동, 서, 남, 북 4방위에서 산의 모든 혈맥이 정 후보 부모님 산소 봉분 중앙에 맺힌 후손이 임금 나는 진혈이었다.
원인을 찾아보니 산소에서 주산 쪽으로 돌아가며 삽으로 파서 도랑(물길)을 파놓았다.
이 영향으로 파여진 물길에서 혈이 모두 끊어져 옆으로 혈맥이 이동한 것이다. 알아보니 지난 4월경 산소를 손질했다는 것이다.
이회창 후보
지난 대선에도 이회창 후보가 2004년 4월 유명한 풍수지리전문가와 육관도사의 도움을 받아 충남 예산군으로 부모 산소를 옮긴 일이 있었다.
그러나 명당인 줄 알고 이장한 예산 부모 산소 터는 심한 비혈지로 후손이 좋지 않은 터였다. 그러나 지난 6월에 부모님 산소 터의 상단에 조상분 산소를 이장했다.
지난 대선 후 이장한 이회창 후보 선영는 관산으로 볼 때 주산이 후대하나 주산에서 청룡으로 내려가는 래용이 죽어서 사맥이 된 자리였으며 이 영향으로 주산과 청룡, 백호의 기운이 단절되었고 부모 산소 광중 자리가 혈이 맺히지 못한 비혈의 자리라
후손에게 기운이 없는 자리였다.
그러나 지난 6월 윗대조 9분의 산소를 부모 산소 상단으로 이장하면서 부모 산소에서 주산으로 내려오는 능선을 절개한 영향으로 부모 산소 상단의 볼록한 능선을 제거하는 순간에 청룡, 백호의 끊어진 혈맥이 다시 연통돼 살아났고 주산에서 부모 산소로 내려오는 혈맥(용)이 크게 살아나 동, 서, 남, 북 사방에서 혈이 들어와 부모 산소 봉분 및 제전 주위 20m 이내로 크게 진혈이 맺혀졌다.
이처럼 진혈이 들어오면 부모의 혼, 백이 진혈의 양기 기운으로 편해져 기운을 받게 돼 그 영향으로 자식이 똑같이 진혈의 기
운이 온다.
풍수도 풍수 나름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는’ 경우도
전국 명리학자, 풍수지리학자를 만나보면 각인각색이다.
서로 “내가 비기를 전수받았다.”고 주장하고, 옛 대사들의 이름을 들먹이며 제자를 자칭한다. 서로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이 최고라고 하지만 기자가 보기에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으로 느껴진다.
아는 것과 명성이 전혀 별개인 경우도 많다. 많이 아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실제로는 횡설수설하고, 그저 남들이 말한 각종 이론을 붙이는 사람이 많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라는 속담과 딱 맞는 경우다.
진짜 실력 있는 풍수지리가를 알아보는 가장 현명하고 확실한 방법은 그를 자신만이 알고 있는 사람의 터나 집으로 데리고 가서 그 사람의 현재신상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그곳에 대해 설명해보라고 하면 된다.
만일 아주 대성한 사람의 자리가 좋지 않다거나 그 반대인 경우면 그가 거짓말을 하는지, 잘 모르면서 사기를 치는지 알 수 있다.
역대 대통령 풍수에 집착했다
“명당발복 대권쟁취”
정치인들의 풍수에 대한 집착은 유별나다. 역대 대통령 중 상당수가 야망성취 목적으로 풍수에 의존한 기록이 있다.
특히 묫자리를 잡을 때 풍수에 거는 기대는 은근히 큰 것 같다.
중국에 기원을 둔 풍수가 한반도로 건너와 굳건히 자리 잡은 것은 조선시대였다.
말 그대로 바람(風)과 물(水)이 우주와 생명에 중요한 변수라고 보고 지형지세의 힘을 빌려 발복을 꾀했던 것이다.
풍수는 집을 짓거나 묫자리를 잡는 등에 다양하게 적용됐다.
풍수 덕분에 대망을 이룬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 인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대선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그는 고향인 전남 신안의 선친 묘소 등을 1995년에 경기도 용인으로 옮겼다. 그 덕분인지 모르나 그는 2년 뒤 청와대 입성에 성공했다.
윤보선 대통령부터 현재의 대선후보들까지 전직 대통령은 신앙과 관계없이 선조 묘를 이장(移葬)하거나 암장(暗葬) 하는 등 풍수지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왔다.
최근에도 일부 후보들이나 그가 속한 문중측이 이장 등을 통해 명당을 통한 권력 좇기에 강한 집념을 보여 세간의 눈길을 끌고 있다.
명문대가 출신으로 풍수지리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고 전해지는 윤보선 전 대통령과 역시 윤택한 선주가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는 주산(主山)과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를 거느린 동네 한가운데 평안한 땅에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비해 어린 시절 가난한 편이었던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생가는 묘하게도 한결같이 좌청룡 끝집인 동네 갓집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 풍수전문가인 그의 형 박상희씨가 숙부들과 공동출자해 명당발복(明堂發福)을 위해 잡은 경북 구미시 할머니 무덤이 천하 명당이라고 한다.
경남 합천군 율곡면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할아버지 선영은 풍수에 능한 친척이 우여곡절 끝에 잡은 명당 터라고 한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장을 한 경우.
군인 출신 대통령들이 명당 터에 집착했던 데는 권력 획득의 정당성을 명당의 상징성으로 찾으려는 ‘왕권신수설(王權神授說)’ 경향을 보였다는 것.
역대 대통령 중 풍수지리에 가장 초연했던 사람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지만 그의 조부모 및 어머니 묘를 답사하면 명당 발복의 풍수지리라고 한다.
김종훈 fu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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