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VS 신세계 ‘밥그릇 싸움’ 제대로 벌였다
CJ VS 신세계 ‘밥그릇 싸움’ 제대로 벌였다
  • 박지영 
  • 입력 2007-11-22 00:00
  • 승인 2007.11.2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가 PL상품 두고 신경전

범 삼성가로 분류되는 신세계와 CJ그룹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들의 감정싸움은 신세계가 새로운 자체브랜드 PL전략을 발표한 지난달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10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PL상품을 대폭 출시해 상품가격을 20~40%가량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마트 브랜드를 부착한 PL상품을 전 분야에서 대거 출시해 전체 상품가격을 대폭 내리는 가격혁명을 이루겠다는 것. 이후 신세계는 약속대로 지난달 18일 국내식품 1위 기업인 CJ제일제당의 대표식품 ‘햇반’을 모델로 한 ‘왕후의 밥’을 시중에 내놨다. 이마트의 대표적 PL상품으로 떠오른 ‘왕후의 밥’은 그야말로 ‘대 히트’였다. 즉석밥 제품에서 늘 1위를 차지해 왔던 CJ제일제당의 ‘햇반’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쫓고 쫓기는 그들만의 전쟁터로 들어가 봤다.


CJ제일제당이 친족기업인 신세계 이마트의 야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 PL상품인 ‘왕후의 밥’이 출시되기 전까지 CJ제일제당의 대표상품인 ‘햇반’은 이마트 내 즉석밥 시장에서 점유율 60%를 차지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비행기가 착륙하듯 CJ제일제당의 ‘햇반’도 서서히 소비자의 눈에서 멀어져 갔다.

이유는 단 하나, CJ제일제당의 ‘햇반’과 똑같은 제품을 이마트에서 PL상품으로 싸게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이 ‘이마트 표’ 상품에 주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CJ제일제당의 점유율은 하루가 다르게 곤두박질 쳤고, 결국 점유율 30%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특히 신세계 이마트가 물가인하 행사를 한 지난 11월 1~4일 사이에는 즉석밥 제품 판매에서 3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이와 관련,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마트 자체 집계일 뿐”이라며 “신뢰도 부분이나 자료의 신빙성 부분에서 많이 떨어진다”고 일축했다.


CJ제일제당 VS 신세계이마트

범 삼성가인 CJ제일제당과 신세계간 ‘감정의 골’은 매장 내 판매대를 두고 더욱 깊어졌다.

이마트가 애초부터 ‘햇반’이 차지하고 있던 매장 내 ‘골드 존’ 판매대에 자사 PL상품인 ‘왕후의 밥’을 채우면서 CJ측 할인점 영업담당자들과 감정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마트 내에서만 판매된 ‘햇반’의 일일 매출액과 ‘왕후의 밥’ 매출액을 비교해 언론에 이를 공개하면서 CJ측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심지어 이마트가 자사 PL브랜드를 밀기 위해 유통업체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 가격표를 교묘히 써 붙여 소비자 혼돈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CJ의 ‘햇반’이 210g짜리 3개가 3640원인데 비해 이마트 ‘왕후의 밥’은 210g짜리 4개가 2780원으로 훨씬 저렴하다고 선전하고 있는데, 사실은 CJ ‘햇반’에는 본 상품 외 130g짜리 햇반 하나가 더 얹혀 있어 실제 가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것.

이마트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마트가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면서 진열대를 늘리는 등 전략적인 행
동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는 이에 굴하지 않고 질 높은 차별화된 제품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이마트 PL상품에 대한 대응전략과 관련 “이마트 측에선 매출이 우리보다 앞섰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건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며 “소비자들이 직접 먹어보고 판단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지난달 22일 3분기 실적발표장에서 이마트 PL상품에 대한 대응전략을 묻는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에 대해 “이마트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마트 PL전략에 대응해 제품 가격을 내리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박지영  pjy0925@dailysu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