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1패 후 4연승 '월드시리즈' 선착...프라이스 12번 만의 승리투수
보스턴, 1패 후 4연승 '월드시리즈' 선착...프라이스 12번 만의 승리투수
  • 신희철 기자
  • 입력 2018-10-19 13:13
  • 승인 2018.10.19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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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밀워키(3승 2패)의 승자와 월드시리즈 대결
디버스 결승 쓰리런...마르티네스 솔로포
홈런 스틸한 무키 베츠 [뉴시스]
홈런 스틸한 무키 베츠 [뉴시스]

[일요서울 ㅣ 신희철 기자] 무키 베츠가 브레그먼의 홈런성 타구를 몸을 날려잡았다. 절묘한 점프 타이밍으로 가장 높은 지점에서 그레그먼의 타구는 베츠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베츠의 날렵한 몸놀림을 보듯, 보스턴은 ALCS에서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을 꺾고 '월드시리즈'에 사뿐히 선착했다.

 

양 팀의 경기는 '디펜딩 챔피언' 대 '2018시즌 최다승 팀'간의 대결이었다. 당초 전문가들은 휴스턴의 승리를 점쳤다. 완벽한 투타 밸런스와 작년 우승 경험을 높이 평가한 듯 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보스턴의 완승이었다. 보스턴은 1차전을 내준 뒤 내리 4연승을 거뒀다.

 

19일 5차전 경기의 선발은 휴스턴-벌렌더, 보스턴-프라이스였다. 벌렌더는 통산 포스트시즌 13승의 전형적인 '빅 게임 피처'. 반면 프라이스는 큰 경기에만 나오면 부진을 면치 못했다. 프라이스는 최근 포스트시즌에서 11번 동안 승리가 없었다. 때문에 그는 가을에 약한 사나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었다.

 

통산 포스트시즌 전적은 2승 9패, 평균자책점 5.42. 더군다나 이전 ALDS, ALCS에서도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9.95로 극도로 부진했다. 때문에 가을에 강한 남자 벌렌더와의 맞대결은 휴스턴의 무난한 승리로 예상됐다.

 

하지만 오늘의 프라이스는 달랐다. 프라이스는 엄청난 구위와 몸쪽 제구, 절묘한 체인지업, 포크볼을 섞어 던지며 위력투를 보였다. 6이닝 동안 3피안타, 9탈삼진을 펼쳤다. 휴스턴 타자들은 프라이스의 공에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알튜베, 스프링어, 코레아 등 기라성 같은 타자들조차 계속 헛 방망이를 돌렸다.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프라이스의 공은 완벽했다.

 

반면 가을에 강한 남자 벌렌더는 보스턴의 대포에 무릎을 꿇었다. 3회초 마르티네스의 타석 때 애매한 볼 판정이 있었다. 벌렌더가 바깥쪽에 던진 슬라이드는 절묘하게 홈플레이트를 통과했다. 얼핏 보기에 마르티네스의 삼진으로 보였으나, 구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한번 더 기회를 얻은 마르티네스는 벌렌더의 몸쪽 변화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미닛메이드 파크의 외야 벽면을 맞췄다. 휴스턴으로서는 찜찜한 홈런이었다. 동시에 오늘 경기 결과의 불길함도 직감한 듯 했다. 이때부터 벌렌더와 휴스턴 벤치는 침울해 지기 시작했다. 마치 경기 패배를 직감하듯. 공격도 풀리지 않았지만 벌렌더가 자꾸 맞아나갔다.

 

꾸역구역 보스턴 타선을 막아나가던 벌렌더는 6회에 무너지고 말았다. 6회초 보스턴은 오늘 경기와 ALCS 쐐기를 박는 홈런을 터뜨렸다. 모어랜드의 담장을 맞는 2루타와 킨슬러의 우전 안타로 주자는 무사 1, 3루가 됐다. 디버스는 외야 플라이만 쳐도 추가 득점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희생 플라이로 만족하지 않았다. 벌렌더의 약간 높은 속구를 그대로 밀어쳤다. 공은 평범한 외야 플라이가 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보스턴의 절실함을 담은 듯 공은 그대로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디버스는 포효했다. 보스턴 벤치도 승리를 직감하듯 환호했다. 디버스가 홈플레이트를 밟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그 화면 뒤로 디버스의 홈런 볼을 글러브로 잡은 한 소년의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이 잡혔다. 이 표정이야말로 휴스턴 팬들의 심정을 대변하는듯 했다.

 

점수를 4-0으로 벌린 보스턴은 프라이스가 6이닝을 던진 후 반스를 올렸다. 반스는 비록 곤잘레스에게 솔로포를 맞았지만 이후 나온 이발디, 킴브럴은 휴스턴의 뒷심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킴브럴이 휴스턴 마지막 타자 캠프를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는 순간, 모든 선수들의 뛰쳐나와 환호했다.

 

보스턴이 월드시리즈 행 티켓을 얻는 순간이었다. 프라이스가 12번 째 도전만에 포스트시즌 승리를 따내는 순간이었다. 보스턴이 5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하는 순간이었다. 적진에서 보스턴을 응원하던 관중들의 함성까지 들렸다.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에게 적진에서 3연승을 한 보스턴은 이제 '밀워키-다저스'의 승자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일찌감치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보스턴은 이제 휴식과 재정비 할 시간이 충분하다. 이로써 2018 아메리칸 리그는 막을 내렸다.

 

이제 20일 열리는 다저스-밀워키의 NLCS 6차전이 더욱 이목을 끌 것이다. 아울러 6차전 다저스 선발 류현진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한 경기라도 빨리 끝내야 최대한 휴식을 취하고 보스턴에 맞서 월드시리즈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신희철 기자 hichery8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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