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계좌 1천만개 돌파 빛과 그림자
펀드계좌 1천만개 돌파 빛과 그림자
  • 김종훈 
  • 입력 2007-11-13 13:22
  • 승인 2007.11.13 13: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펀드 판매사만 배 불린다

최근 펀드열풍을 넘어 펀드광풍에 휩싸이고 있다. 주변에서 고수익을 얻었다는 이야기에 너도나도 증권사에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개설한 후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유행처럼 돼 있다. 심지어 전세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묻지마 투자 등 사회문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적립식펀드 계좌수가 1000만개를 돌파한지 오래다. 한 가정에 한 개 꼴이다. 적립식펀드 중 주식형펀드의 비중이 급증해 8월말 기준으로 전체의 80%에 육박했다. 이런 펀드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펀드보수·수수료 체계에 대해 투자자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매년 투자금의 2.5%가량의 보수를 왜 받는지, 어디에 쓰는지 등은 상세히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펀드수수료의 문제점과 진실에 대해 들여다본다.


펀드 투자에 소요되는 비용 체계는 크게 판매보수와 수수료로 나뉜다.

수수료는 최초 가입할 때 또는 환매 시 한번 지불하는 비용으로 선취와 후취로 나뉜다.

보수는 가입기간 동안 판매사와 운용사 등에 지불하는 비용이다. 보수에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판매사가 받는 판매보수, 운용사가 받는 운용보수(위탁보수), 수탁사가 받는 수탁보수, 사무관리회사가 받는 사무관리보수 등이 있다. 이들 네 가지 모두 합친 보수를 총 신탁보수(총 보수)라고 한다.

조금씩 다양한 체계의 멀티클래스 펀드가 활성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판매보수 체계가 압도적이다.


투자증권사 영업이익 효자는 펀드

일부 증권사의 경우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펀드 판매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육박하는 등 주식형 펀드 의존 현상이 커지고 있다.

CJ투자증권은 올해 4∼8월 주식형 펀드 판매 보수 수익이 113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거둔 영업이익 가운데 72%를 차지했다. 지난해 회계연도에는 82%를 차지했었다.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주요펀드 평균보수는 약 2.5%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총 보수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판매보수다.

판매보수는 판매서비스, 각종 투자자별 자문서비스 등에 들어가는 금액이라고 업계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판매가 일시적으로 이뤄지는 데 반해 매년, 혹은 주기적으로 판매보수를 떼어가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게 투자자들의 의견이다.

수익률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매월 100만원을 적립식으로 투자할 경우 매년 약 15만원 정도를 보수로 내야하며 이중 70%가 판매사로 고스란히 들어가는 셈이다.

현재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투신상품 판매수수료 수입은 2004년 666억원에서 지난해 2379억원으로 3년새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물론 이에 대해 판매사들도 항변하고 있다. 선취형 수수료 체계를 적용하는 펀드에 가입할 경우 판매보수가 크지 않다는 것이며 투자자를 위한 서비스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재의 국내 펀드 투자 문화가 비교적 단기적이고 소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판매보수에 대한 설명은 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우리와 유사한 체계의 펀드는 선취수수료 없이 이연판매수수료(CDSL)로 5.0%, 운용보수료격인 1.0%를 낸다.

이연수수료는 우리의 판매보수와 비슷한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이연수수료는 매년 1%P씩 하락해 6년 뒤에는 수수료가 없다. 즉 투자금액이 적은 초기년도에는 부담이 되지만 6년째부터 펀드투자자는 매년 1%의 보수만 내면 된다.

지난해 기준 주식형펀드의 투자비용은 연간 1.07%라는 통계도 있다. 영국은 선취수수료로 약 4~5%, 이연수수료는 5% 내외에서 출발해 매년 1%P씩 하락하는 체계가 다수며 프랑스의 경우 평균 3~4%의 선취수수료와 연 1.5%의 보수를 낸다.


외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수수료


국가, 펀드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나 우리나라의 보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사실인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투자를 단기적으로 하게끔 유도한다는 것.

매 같은 수준의 높은 보수를 계속 내야하다 보니 수익률에 따라 쉽게 펀드를 해지(환매)해 버리게 된다. 즉 현재의 높은 보수 체계가 ‘갈아타기’를 오히려 권장하게 돼 장기투자를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의 고문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도 “국내 펀드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단기화되고 있는 것은 현재의 펀드 판매보수 체계 때문”이라며 “특히 자산운용사가 가져가는 운용보수보다 판매보수가 훨씬 많다는 점에 놀랐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 1주일만에 3조 돌파

박현주 회장 평가액 1조 넘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에 3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는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 따르면 ‘미래에셋 인사이트혼합형’ 펀드의 설정잔액은 3조원으로 설정일(10월31일) 이후 1주일 만에 3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8월2일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한 한국투신운용의 ‘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 펀드와 신한BNP파리바의 ‘봉쥬르차이나주식 2’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메이저급 펀드들이 장기간에 걸쳐 이룬 성과를 단숨에 이룬 격이다.

대규모 자금유입 추세가 이어질 경우 설정액 1위 펀드로 등극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전망이다. ‘인사이트펀드’ 가입금액 중 2조5955억원 가량이 선취수수료(1%)를 떼는 A형으로 몰려, 미래에셋증권, 시중은행 등 판매사들에게 단숨에 259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벌어준 셈이다.

한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미래에셋증권을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지배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최대주주는 미래에셋캐피탈로 1474만7453주(39.74%)를 보유하고 있다. 박회장은 미래캐피탈 지분 33.80%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증권가에서는 박 회장의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지분평가액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종훈  fun@dailysu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