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리조트기업’으로서의 도약을 꾀하고 있는 강원랜드가 하던 일도 멈춘 채 울상을 짓고 있다. 2005년 말로 만료될 예정이었던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을 2015년까지 연장하는 덴 성공했지만 그 후로 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시간은 없고 갈 길은 먼데, 하는 일마다 엉망진창 되는 일이 없다. 또 ‘탄광지역 2단계 개발사업’을 비롯해 끝내야 할 과제는 산더미인데 주변에서는 사사건건 태클이다. ‘첫삽’도 뜨기 전에 좌초될 위기에 놓인 강원랜드의 현 시점과 그들이 풀어야할 과제에 대해 살펴봤다.
‘탄광지역 2단계 개발사업’으로 갈 길이 바쁜 강원랜드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강원랜드가 폐특법에 따라 정선에 카지노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1996년. 당초 이 법령은 지난 2005년 말로 시한이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강원도의 간곡한 요청으로 그해 3월 개정안이 국회에 통과되면서 오는 2015년까지 연장됐다.
갱신된 폐특법은 ▲개발계획의 주책임자를 도지사에서 시장 군수로 변경해 개발을 좀 더 용이하게 했고 ▲환경·교통·재해 등 3개 부문에 영향평가위원회를 상설하는 한편 ▲국·공유재산의 임대기간 및 임대료 특례를 신설해 기업유치와 대체산업 지원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러나 강원랜드로서는 기쁨을 만끽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국내 카지노 사업의 독점적 권리가 법령에 의해 인정되는 2015년까지 ‘새 살길’을 모색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 각국에서 잇달아 내놓고 있는 카지노 관광단지와 싸워서 이겨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쟁력이 뛰어나면서도 쓸 만한 아이템이 강원랜드에게 절실히 필요하다.
2단계 프로젝트 무엇?
이때 나온 것이 바로 ‘강원랜드 중장기 발전전략 계획안’이다. 실제, 강원랜드는 지난해 8월부터 올 3월까지 직접 삼성경제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해 중장기 발전전략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또 회계법인을 통해 새 사업아이템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최종 결과는 오는 11월께 나올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계획안은 매출의 90%를 카지노 사업에 의존하고 있는 강원랜드를 오는 2015년까지 종합관광도시로 탈바꿈함으로써 관광·레저 사업에서도 매출을 끌어 올리겠다는 방침을 담고 있다.
계획안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게임시티 ▲스포츠리조트 ▲슬로우시티 ▲오프로드리조트 ▲스키타운 ▲고원생태수목원 등 총 6개 사업아이템을 선정, 모두 9304억원을 투자해 오는 2016년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사업비 투자액은 강원랜드 독자투자가 5040억원이며, 민자 등 공동투자가 4264억원으로 짜여졌다.
그 가운데 강원랜드가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바로 ‘게임시티’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낀 까닭이다.
이에 따라 강원랜드는 ‘게임시티’의 이용수요를 204만명으로 보고 전체예산 1조원 가운데 5800억원 가량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추후 이 투자금은 ▲게임 콘텐츠 연구개발(R&D)센터를 비롯 ▲온·오프라인 어드벤처 게임파크 ▲게임 비즈니스 기업 유치센터 ▲
미디어센터 건립 등에 쓰인다.
또 강원랜드는 게임시티 사업추진과 관련, 이미 국내 온라인게임업체 10개사와 제휴 또는 인수합병(M&A)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업체 인수에만 총 1600억원 가량의 뭉칫돈을 투입할 전망이다.
영월군 ‘왕따’된 내막
최근 발표된 강원랜드의 중장기 발전전략에 폐광지역이 시끄럽다. 1조원 투자규모의 2단계 사업 아이템 선정 과정에서 한꺼번에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특히 태백·삼척·영월·정선 가운데 영월지역의 반발이 거세다. 폐광지역 회생을 위한 투자사업에서 정선을 비롯해 다른 지역들은 집중적으로 혜택을 받았지만 영월만큼은 그동안 어떠한 특혜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 반발이유다. 또 영월은 이번 사업에서도 차별대우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강원랜드의 중장기 발전전략 가운데 ‘2단계 개발사업 계획안’ 중 지역별 투자 예정금액을 보면 영월의 투정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지역별 투자 예정금액을 보면, 태백시는 100만㎡가 넘는 대규모 게임시티 사업권을 단독으로 따내면서 584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게 됐다. 또 여기에 30만~50만㎡규모의 스포츠테마리조트도 건설하게 됨으로써, 지역 총투자액은 6322억원에 이른다.
정선군 또한 고원생태수목원과 스키타운, 뮤즈아트타운 등 3개 사업이 계획에 포함됐다. 고원생태수목원은 209억원을 투자해 201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스키타운은 3개지구 9000여평에 1842억원을 투입, 역시 2010년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구 동원탄광부지 일대에 계획 중인 뮤지아트타운은 세부적인 사업투자계획이 아직 수립되지 않았다.
이밖에 삼척도계가 슬로우시티 조성사업에 663억원이 책정돼 2007년 착공을 시작, 2011년 완공할 계획이며, 영월군은 상동과 정선신동지역을 연결해 오프로드리조트를 설립할 계획으로 조성비 268억원만을 투자받게 됐다.
강원랜드 2단계 사업계획 총투자액 9304억원을 지역별로 나눠보면, ▲태백시가 6322억원으로 67.9%를 ▲정선군이 2051억원으로 22.1% ▲삼척도계가 663억원으로 7.1%인 반면 ▲영월지역은 268억원으로 2.9%에 머물었다.
이에 영월지역은 “강원랜드의 2단계 사업계획이 특정지역에만 편중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강원랜드 2단계 사업 영월군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폐광 특별법 제정 당시 영월지역 동참이 다소 미흡했던 점은 인정하지만 이후 영월군이 강원랜드 자본금 1070억원의 1%를 납입해 공공부문 대주주로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해 온 만큼 2단계 사업 지역편중은 해소돼야 한다”고 성토했다.
박지영 pjy0925@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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