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만 감독, 왜 시즌 중에 재계약 거부의사를 발표했을까
힐만 감독, 왜 시즌 중에 재계약 거부의사를 발표했을까
  • 신희철 기자
  • 입력 2018-10-15 14:41
  • 승인 2018.10.15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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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종료 전날인 12일 긴급히 인터뷰 요청
염경엽 단장과의 불화설도 나돌아
SK 트레이 힐만 감독 [뉴시스]
SK 트레이 힐만 감독 [뉴시스]

[일요서울 ㅣ 신희철 기자] 야구 감독은 모두 계약직이다. 대부분 구단과 2~3년 계약을 하고 감독직을 수행한다. 계약 만기가 되면 성적과 여론 등을 따져 구단과 재협상을 펼친다.

 

감독의 경우 선수 선발부터 작전과 전략 구상, 엔트리 구성 등 항상 팀 전체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자리다.

 

따라서 감독의 계약, 재계약 여부는 보통 오프 시즌에 하는 것이 상식이다. 시즌 중 감독의 계약이나 재계약 여부가 발표되면 매일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에게  좋게든 나쁘게든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소수점 단위의 극도로 짧은 시간에 공을 궤적을 파악하고 순간적인 판단을 해야하는 야구 의 특성상 선수들에겐 집중력이 가장 중요하다. 매일 경기를 뛰는 선수들에게 감독의 계약, 재계약 여부는 매우 민감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오프 시즌에 이뤄지는 이유다.

 

지난 12일 SK 감독 트레이 힐만 감독의 재계약 거부 의사를 발표했다. 인터뷰의 요지는 이번 포스트시즌을 마치고 SK와 더이상 재개약하지 않는다는 것.

 

그는 인터뷰에서 아픈 노부모의 건강 상태 때문이라고 밝혔다. 마땅히 돌볼 이도 없어 힐만 감독은 근심을 가지고 있었다. 힐만 감독은 최근까지도 이 문제 때문에 재계약에 대한 확답을 주지 못했다. 고민을 거듭했지만 결국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힐만 감독은 아내 또한 지난해 큰 수술을 받는 등 가족의 건강 때문에 항상 고민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힐만 감독이 다른 팀과 계약이 확정된 것도 아니다. SK에서의 생활이 불만족스러웠던 것도 아니다. SK도 힐만 감독을 원했다. 지난해 부임한 힐만 감독은 계약 첫 해 75승 1무 68패(0.524)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올해는 더 나은 성적을 냈다. 최종 성적 78승 1무 65패(0.545)로 리그 2위와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했다. 더군다나 팀 구성원들과의 친화력, 합리적이고 원활한 팀 관리 능력 등을 인정받아 온 그였다.

 

그런데 왜 하필 시즌 종료 직전인 12일에 재계약 불가 의사를 밝혔는지는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더군다나 오는 27일부터 준플레이오프 승자와 플레이오프에 돌입하는 SK다. 힐만 감독과 SK 팀에겐 중요한 일전이 남아 있는 것이다. 재계약 거부는 개인 사정에 따라 본인의 의사에 전적으로 달린 문제다. 하지만 발표 시점이 의문스럽다. 팀과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점에서 선뜻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힐만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 문제를 직접 설명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당초 구단은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알리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니혼햄 우승 후 캔자스시티 감독으로 부임했을 당시 들었던 비난 여론이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한다. 어차피 결정을 내린 것, 확실하게 밝히고 넘어가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얼핏 봐도 재계약 거부 의사 표시의 이른 시점에 대한 답변으론 불충분 해 보인다. 2년 간 팬들과 구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그가 다른 이유도 아닌 노부모와 부인의 건강 문제로 돌아간다고 해서 비난할 사람은 없다.

 

이와 같은 때 이른 발표시점 때문에 일각에선 SK 염경엽 단장과의 불화설, 혹은 메이저리그 복귀 이야기 등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복귀가 내정돼 있다면 포스트시즌을 마치고 발표해도 전혀 이상한 것이 없다. 이 때문에 염 단장과의 불화설에 조심스럽게 무게를 두는 여론도 있다.

 

염 단장은 "이제 감독 선임에 들어가냐"는 질문에 "우리의 지금 목표는 우승 뿐이다. 선수든 구단이든 일단 지금은 우승 하나만을 생각하면서 바라보고 가고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떠나는 것이 미리 결정된 힐만 감독. SK와 그가 남은 플레이오프에서 어떻게 시즌을 마무리를 지을지, 그리고 SK의 새로운 사령탑은 누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신희철 기자 hichery8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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