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빚는 대기업 기부문화·접대문화
논란 빚는 대기업 기부문화·접대문화
  • 송효찬 
  • 입력 2007-09-11 15:26
  • 승인 2007.09.11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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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때는 흥청망청, 쓸 때는 찔끔찔끔

서민들 기부문화는 날로 증가하고 있으나 대기업의 기부문화 수준은 이와는 반대로 하락하고 있다. 공익을 위한 기부가 아닌 형식적이거나 홍보성 기부가 아니냐는 질타를 받고 있다.
또한 기업의 상반기 결산에서 기부금은 날로 줄어드는 반면 접대비는 증가하고 있어 기업이 공익성을 중시하는 정도경영보다는 전시용 기부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원성마저 불러오고 있다.
본지는 한국의 경제를 이끄는 16개 기업들의 뒤바뀐 기부금과 접대비의 상반된 모습과 이에 대한 해당기업, 시민, 사회단체의 반응을 취재했다.


지난 8월 28일 16개 기업들이 발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기부금 합산액은 2236억7152만원으로 나타났다. 평균 130억8003만원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지난해 비해 기부금 액수가 줄어들고 있어 사회환원에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733억원을 기부했으나 올해는 343억7200만원으로 53%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한국가스공사 역시 전년 107억 5800만원보다 92% 감소한 7억 6100만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현대를 비롯한 10개 기업들의 기부금이 전년에 배해 증가추세를 보였다.

한편 조사된 기업들보다 현저히 규모가 작은 코스닥 상장 기업의 경우 기부금 비율이 오른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어 소규모 기업보다 대기업이 못하다는 지적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기부금의 비율이 떨어지는 반면 접대비는 일부 기업 사이에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평균 접대비는 11억1302만원으로 전년대비 9억3410만원보다 19% 증가했다.

기부금 액수를 밝히지 않은 삼성물산의 관계자는 이유에 대해 “기부금 내역을 공개 하지 않는 것은 회사의 방침”이라고 간략하게 말했다.

삼성물산과 함께 기부금 액수를 밝히지 않은 국민은행 측 관계자는 비공개에 대해 “본사는 사회 환원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나 사용내역을 발표하지는 않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항상 고객과 소외된 계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자칫 홍보성으로 보일 우려가 있어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생 모은 1억 기부한 할머니

상반기 기부액 2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단기보고서에 계제된 사실과 일치한다며 “지난해 상반기 733억을 기부했지만 올해 판매량의 하락으로 54%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서 “본사가 더 노력해 판매량과 수입이 늘어나 회사경영이 상승하면 상승한 만큼 기부금액은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세계공동모금회 45개 회원국의 평균 69.5%보다 4분의 1수준에 불과한 한국 기업의 기부금액수는 기부문화가 확산되지 않은 중국보다도 낮게 나타나고 있다.” 며 “한국의 기부문화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려면 멀었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기부금 관련 부서 관계자는 “기업들이 기부금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하고 “더 많이 내달라거나 줄어들었다는 표현은 기업들로부터 반감을 살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사회단체 관계자들도 별반 다를 바 없는 모양이다. “기업의 사회 환원에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개적으로 기부를 유도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발생해 기부금 액수가 줄어들까봐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OECD국가에 비해 기부금 비율이 떨어지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놓고 볼 때 안타깝다며 소외된 계층을 위해 기업들의 적극적인 사회 환원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5일 한국전쟁 때 남편을 잃고 30여 년 동안 동대문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했던 권선혜(84) 할머니는 좋은 일에 참여하고 싶다며 대한적십자사에
1억원을 기부해, 기부금을 줄인 기업들과는 상반된 훈훈한 기부문화의 모범이 됐다.

송효찬  s2501@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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