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라”
롯데그룹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라”
  • 박혁진 
  • 입력 2007-09-05 13:28
  • 승인 2007.09.05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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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부동산회사 설립 내막

롯데그룹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얼마 전에는 지주회사를 전환한다는 소식이 나오더니 최근에는 부동산개발 회사 설립을 추진한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지주회사 전환 기업들의 ‘대세’라 하더라도 부동산개발회사를 설립한다는 소식은 의외로 여기고 있다. 롯데그룹은 그 오너 일가뿐만이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소유한 부동산이 적지 않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유통업을 주력업종으로 하는 그룹의 특성상 택지선정이나 매입 과정 등이 보다 효율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또 다른 속내가 있을수도 있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 측에서는 이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부동산 회사 설립과 그 의미를 짚어봤다.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은 유통업을 주력산업으로 성장한 그룹이다. 백화점, 대형마트, 식품유통, 면세점 등이 매출액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유통업은 그 특성상 매출이 일정부분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향후 몇 십년 동안 ‘먹고 살 것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인지 롯데그룹은 몇 해 전부터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결과 우리홈쇼핑 인수 등 일정부분 소득은 있었으나 많은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진로, 에스오일, 까르푸 등의 인수전에서는 줄줄이 쓴맛을 봤다. 에쓰오일 인수전의 경우 신동빈 부회장이 직접 울산 에쓰오일 공장을 방문하는 등 인수와 관련해 무성한 소문을 만들어 냈지만 결국 막판에 대한항공의 베팅에 밀렸다. 최근에는 제2 롯데월드 건설도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대한통운 인수도 아직은 미지수다.
결국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에 대해 소리만 요란했지 실속이 없다는 평가를 내려왔다.


새로운 성장동력은?

이처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데 롯데그룹의 고민이 있다. 결국 화두는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뿐인데 이것이 바로 부동산과 금융이다.

물론 대기업이 부동산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은 무리한 해석일수도 있으나 잘 알려진대로 롯데그룹이 보유한 부동산과 현금의 규모가 적지 않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어느 정도 신빙성을 가지게 된다. 최근 시장에서 롯데그룹이 부동산개발 회사를 만든다는 소문이 돈 것도 결국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좀 더 깊숙이 들어가보면 롯데그룹 내에서는 이미 보유한 부동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회사가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한다. 신동빈 부회장도 “그룹의 주력사업이 유통업종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부동산 자산운용에 대한 효율성 및 전문성이 떨어져 부가가치를 제대로 창출하지 못했었다”며 전문회사의 당위성을 역설했다고 한다.

이후 롯데그룹은 부동산운용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고 그 결과 나온 것이 ‘롯데자산개발’이라는 부동산개발회사다. 현재까지 세부적인 로드맵이 세워지지는 않았지만 롯데쇼핑과 롯데건설이 공동출자해 회사를 만들고 이 회사가 기존 부동산 개발 회사를 인수한다는 것이 유력한 안이다. 규모는 300억 정도가 될 전망이다.

롯데가 부동산 회사를 설립한다면 이는 삼성의 ‘SAMS’(샘스)나 LG의 ‘서브원’이 그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샘스는 삼성그룹의 부동산 관련 일을 전담하는 실질적 계열사로 부동산 관리부터 매입·매각까지 담당하고 있다. 총수일가의 부동산 거래에도 상당부분 관여하고 있기도 하다. LG의 서브원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들 회사들이 기업의 주력사업이 아니라 ‘물밑사업’이란 점을 본다면 롯데 측의 부동산사업도 결국 현재 소유의 부동산을 잘 굴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해 볼 수 있다. 결국 소문처럼 부동산개발회사가 만들어진다면 현재 오너 일가와 그룹 소유의 부동산을 잘 굴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재계 일각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게 된다. 이외에도 금융업 강화도 롯데그룹의 또 다른 카드라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롯데카드의 공격적 마케팅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개발 회사와 관련해 롯데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아직까지 그런 소리가 나오고 있는지 확인된 바가 없다”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남겼다.

박혁진  phj1977@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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