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마약 판매자들은 인터넷 포털 게시판을 돌아다니며 각종 마약류를 판매한다는 문구와 함께 e메일 주소, 휴대전화 번호를 남겨놓고 연락이 오는 구매자들과 점조직 형태로 접촉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 카페 게시판에는 ‘작대기(히로뽕), 도리, 대마(초), 마리화나, 엑스(터시) 필요하시면 연락 주세요. 안전 보장’이라는 광고문구와 함께 e메일 주소가 적혀 있다. 또 해외에 서버를 두고 마약류와 불법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인터넷 쇼핑몰의 게시물에는 ‘물뽕(물같은 히로뽕)’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는 신종 마약 GHB를 살 사람을 찾는다면서 ‘수도권 2시간 내 안전배송 책임’이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
수도권 2시간 이내 안전배송
GHB는 보통 음료에 타서 마시나 알콜류에 타서 마실 경우 효과가 급증해 의식불명에 이르기까지 한다. GHB는 쾌감증, 즉 최음제로 미국에서 많이 남용되고 있다. 이들은 고객 정보를 철저하게 보호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경찰의 단속을 피해 특급운송 업체를 통해 배달하는 치밀한 점조직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 포털의 ‘지식검색’ 답변란에 남겨진 주소를 클릭하면 다양한 마약 및 불법 의약품을 광고하는 게시판으로 연결됐다.
이 인터넷 게시판에 8월 10일자로 올라온 글에는 ‘GHB가 인기리에 판매 중’이라며 가격과 효과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신종 마약 외에도 발기부전 치료제, 가루형·액체형 최음제 등을 판매한다며 ‘전국 최저가’ ‘100% 직수입’ 등의 문구로 홍보하고 있다. 게시된 글에는 구매 희망자 5명이 구입문의를 위해 댓글을 달아 구매가 이뤄짐을 시사했다.
실제로 경찰청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만 10건, 48명이 검거됐다. 검거한 주요사례를 보면 중국에서 ‘인터넷 카페’ 등에 마약판매 광고를 하고 매매대금을 환치기 계좌로 입금 받은 후 필로폰 등을 우편엽서로 위장, 국제항공택배를 이용해 매매하고 이를 투약한 피의자 30명을 검거했다.(경남사이버수사대) 또 중국거주 공급책과 인터넷 이메일을 통해 송수신한 후 필로폰을 향초, 운동화 등에 은닉해 국제특급우편으로 밀반입해 국내에 판매, 투약한 피의자 10명이 검거됐다.(전북마약수사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나라당 박재완의원은 당국의 인터넷 불법 의약품 거래 단속에도 불구하고 포털 사이트의 카페와 지식검색 그리고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이용한 마약 광고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특히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청과 13개 인터넷 업체가 마약류 및 의약품 인터넷 판매 단속업무 협력체제를 구축한 이후에도 포털의 카페와 지식검색이 여전히 마약 판매를 위한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경찰 마약수사대 관계자는 “이들 인터넷 카페, 게시판 등의 마약광고 형태는 점조직 형태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포털업체와 시민들의 협조가 없으면 부족한 인력 등 수사의 애로가 있다”며 “인터넷 마약상들은 중국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국제화물로 소량씩 마약을 국내에 반입시키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관세청 불법의약품 단속실적은 지난 2004년 372건 6천625억원에서 2006년 513건 8천734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가격 저렴, 접근 용이, 수요급증 불 보듯
한편 마약 외에도 마취제, 발기부전치료제 등 전문의약품과 종합비타민과 해열진통제 등 일반의약품 등이 70여 개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국가정보원은 2006년도 국내 마약류 범죄실태를 분석한 결과 ▲마약류 공급사범과 ▲국제우편·특송화물을 이용한 밀반입이 증가 국정원은 지난해 국내 마약범죄와 관련 최근 들어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을 이용한 소량 분산밀수가 증가(05년 67건에서 06년 109건)하고 있어 국제우편물 검색과 영세 국제택배업체에 대한 승인요건 강화 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정원은 이어 북경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마약단속 활동 강화로 인터넷을 통한 마약밀매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국제 우편 또는 특송화물을 이용한 소규모 밀반입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했다.
김종훈 fu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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