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프랜차이즈 횡포 어디까지?
유명 프랜차이즈 횡포 어디까지?
  • 장익창 
  • 입력 2007-08-21 16:59
  • 승인 2007.08.21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사는 부익부, 가맹점은 빈익빈
사오정, 조기 명퇴시대를 맞아 창업전선에 뛰어 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세심한 신경을 쓰지 않고도 본사를 통해 공급, 마케팅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프랜차이즈는 달콤한 유혹이 되고 있다. 대형이건 소형이건 프랜차이즈로 인한 본사와 가맹점주들간의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는 게 우리 사회 현실이다.


창업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소규모 창업의 80~90%가 외식산업에 편중돼 있어 이미 포화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들도 창업전선에 뛰어든 가맹점주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는 사례들도 속출하고 있다.

그간 높은 인지도와 안정된 프랜차이즈의 대명사로 인식돼 온 베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SPC그룹 계열 비알코리아가 가맹점의 양수도 제약으로 족쇄를 채우고 있다.


빛 좋은 개살구 베스킨라빈스31과 던킨도너츠

가맹점주들이 점포를 개설한 후에도 원거리 이사, 건강, 금전상의 문제 등으로 인한 돌발 상황과 예상외의 저조한 수익률로 폐업하거나 업종을 바꿔야 하는 경우가 있는 게 다반사다.

창업전문가들과 일부 가맹점주들에 따르면 비알코리아는 프랜차이즈 업계 중에서도 가맹점주들의 계약기간 내 점포 양수도를 가장 강력히 금지하고 있는 곳으로 지적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창업전문가는 “장사가 잘되는 곳에는 최초 권리금보다 높은 권리금이 붙게 마련임에도 유독 비알코리아는 엄격한 심사를 통해 양도를 허가할 경우에도 최초의 권리금에 매장 설치비용, 패널티와 감가상각까지 철저히 따지며 처리하고 있다”며 “법상으로도 가맹점주의 무형의 재산권인 권리금 부문은 보장해 줘야 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베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는 초기 투자비용에 따른 진입장벽도 높은 곳이다. 점포하나를 개설하는 가맹점주는 최소 3억~4억원 정도를 쏟아 부어야 한다.

점포 마련 비용은 별도로 하고 베스킨라빈스의 홈페이지에는 15평기준 보증금, 가맹금, 인테리어, 판매 및 기타 장비 등 부대비용으로 1억4000만원을 점주들이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고 기재돼 있다. 던킨도너츠는 20평기준 1억2000만원 수준이라고 돼 있다.

그러나 이미 장사가 잘되는 곳은 가맹점들이 들어선 지가 오래여서 최근 들어서 개설한 점포에서는 수익률도 높지 않아 울상을 짓고 있는 게 일부 가맹점주들의 목소리다.

올 들어 수도권 지역에 가맹점을 낸 한 점주는 “3억3000만원이라는 돈을 투자해 가맹점을 냈지만 제품가격으로 이미 본사가 50%이상을 가져가고 각종 경비에 세금과 공과금을 제외하면 월 400만원 미만의 금액만 손에 쥐고 있다” 며 “감가상각 등을 감안하면 10년 정도를 버텨야 겨우 투자비용을 회수할까 말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비알코리아는 "개인과 개인간의 가맹점 양수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은 브랜드 가치를 내세워 기존 가맹점주가 권리금을 부당하게 높게 매겨 매장을 넘기는 등 악용할 여기가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불가피한 사유로 가맹점주가 더 이상 점포 운영이 어려운 경우, 본사에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이를 대신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원그룹(현 대상그룹) 출신 윤홍근 회장이 1995년 BBQ치킨이란 프랜차이즈를 개시한 이래 BHC, 닭익는마을, U9, 오션스타, BBQ 치킨&비어, BBQ 참숯바베큐, 찹스, 델리아띠, BBQ구슬김밥 등 닭고기 전문 브랜드를 운영하며 2020년 맥도날드를 넘어선 세계 최대의 글로벌 프랜차이즈를 꿈꾸는 제너시스 그룹.

이러한 제너시스가 최근 BBQ 가맹점주들의 집단 반발로 심한 내분을 겪고 있다.

문제는 2005년 5월 제너시스는 올리브유 치킨을 출시한 이후 판촉 활동을 개시하면서 판촉행위에 드는 비용을 가맹점주들에 강제로 떠넘기며 불거졌다.

BBQ의 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본사는 홍보비 명목으로 모든 가맹점에서 치킨 한 마리당 200원씩을 추가로 걷고, 6개월간 월 매출액의 7%를 요구했다.

당시 본사는 가맹점이 이 같은 판촉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6개월 내 ‘월 매출 30% 신장’을 내걸었다.

1년이 넘게 진행된 판촉행사 기간 동안 지난해 제너시스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24% 증가에 그쳤고 가맹점들은 일부 장사가 잘되는 곳을 제외하면 매출이 답보상태에 머물렀다는 주장이다.

이는 본사가 10여개에 달하는 유사 닭고기 브랜드와 3200여개에 달하는 비대한 가맹점들이 동일한 상권 내에도 우후죽순 개설하면서 필연적인 일일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다.


제너시스그룹 BBQ 가맹점주 집단반발 왜

판촉과 관련 치킨과는 전혀 무관한 게임용 CD, 브로마이드, 통화상품권, 우산, 핸드크림, 어린이시계, 무릎담요, 마스크팩 등 판촉물 구입비용의 상당부분을 가맹점주들이 떠안았다.

계약해지와 이에 따른 위약금 지불 등을 두려워해 가맹점에 따라 1000만원이 넘는 판촉물들을 억지로 구매해야 했으며 품질 또한 매우 조악해 판촉물을 주고도 손님들로부터 좋지 않은 평을 듣기 일쑤였다는 게 점주들의 얘기다.

현행 가맹사업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각종 시설, 상품, 원재료 등을 필요 이상으로 구입 또는 임차하도록 강제할 경우 부당한 가맹사업거래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참다못한 가맹점주들은 판촉물의 반품수령을 요구해도 본사는 받지 않았다.

본사는 “판촉행사는 본사와 가맹점주 대표들이 참석한 마케팅협의회를 통해 결정했으며 본사도 판촉비용의 상당부분을 지불해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가맹점주협의회는 마케팅위원회가 본사 직원 10명과 가맹점주 15명으로 구성돼 있는 상황에서 2000여개에 달하는 전체 가맹점의 뜻을 반영할 수 있겠느냐며 현재 본사를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분쟁조정신청과 함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익창  sanbada@dailysu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