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국내 증시는 사상 최악의 기록을 세웠다. 하루 만에 주가지수가 125p나 급락했다. 이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위기론과 대두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대부분의 대형주들이 10%대 폭락했다. 신용거래 등으로 대형주를 보유하고 있던 개인투자자들은 급격한 폭락으로 빠졌다. 때문에 패닉 상태에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광명전기 등 남북경협 수혜주 투자자들은 지난 8일 남북정상회담 개최 발표 이후 30%이상 상승했기 때문에 폭락장에서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8일 국내 증시에 남북경협 관련 종목에서 일제히 골든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청와대에서 들려온 남북정상회담 개최 소식 때문이었다. 순간 남북 경협 수혜주에 투자자들의 돈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인 업종은 전력공급 관련주였다. 선도전기는 이날 거래량이 평소보다 5배 이상 늘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3일간 거래량이 평소보다 20배까지 늘면서 5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일주일 만에 주가가 70%이상 급등했다. 광명전기도 이달 들어 변동폭이 없던 주가가 갑자기 8일 상한가를 기록한 뒤 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갑절가량 뛰었다.
선도전기 주가 급등
코스닥 시장에서도 남북경협 수혜주들의 독주가 시작됐다. 8일 이화전기와 제룡산업 비츠로시스, 비츠로테크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북한에 공장을 두고 있는 업체들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개성공단에 진출한 로만손은 8일부터 거래량이 급격히 늘면서 일주일간 상승세를 탔다. 삼부토건과 GS건설 등도 깜짝 상승세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렸다.
갑작스런 폭등에 증권선물거래소의 감시의 눈길도 강화됐다. 거래소는 주가 급등과 거래량 변화를 모니터링, 심리를 거쳐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의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앞서 대선 관련주들이 먼저 행보를 시작했다. 특수건설 등 건설업체들이 대운하 사업의 수혜주로 거론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달 6000원대에 머물던 특수건설 주식은 이달 들어 2만원대를 돌파하는 등 3배가량 주가가 폭등했다.
이화공영과 홈센타도 최근 한나라당 경선이 과열되면서 갑절가량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일 상승세를 타던 남북경협 수혜주들은 사상 최악의 폭락기록 앞에서 양극화됐다.
지난 16일 이화전기는 발행주식보다 갑절이상 많은 900만주이상이 거래되는 등 상한가를 이어갔다. 광명전기도 3900만주가 거래되면서 상한가를 쳤다.
다음날인 17일에도 종합주가지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두 주식은 소폭 하락할 뿐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다른 남북경협 수혜주들은 폭락장을 비껴가지 못했다. 일부 종목은 폭락과 함께 하한가로 전환, 일주일간 이어진 상승세를 무색케 했다.
선도전기는 17일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연속 하락세에 매도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서브프라임 후폭풍에 영향
일주일간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삼천리 자전거와 로만손도 폭락장 앞에서 이틀 연속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치적 이슈에 의존한 투자는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뚜렷한 실적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오는 28일 남북정상회담 등에서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관련 주식들이 폭락할 위험도 있다.
대선주도 마찬가지다. 인과관계조차 확인되지 않은 루머로 자금이 이동하면 작전세력 등에 의해 뭇매를 맞을 수 있다.
현유섭 HYSON@dailysun.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