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벌·관료주의가 위기 초래했다(?)”
“파벌·관료주의가 위기 초래했다(?)”
  • 정하성 
  • 입력 2007-07-25 10:25
  • 승인 2007.07.25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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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구조조정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6년여만에 최악의 실적을 내면서 삼성전자는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인력 재배치가 진행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조직개편과 관련해, ‘반도체분야 임원진 개편 등에 이어 최고수뇌부의 경질설’, ‘파벌조성 사장급 임원 등에 대한 교체설’ 등의 소문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이 실적이 안 좋은데다, 조직개편과 관련한 여러 가지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재계에서는 “‘조직기강 해이’ 때문”이라는 지적과 함께, “금기시되고 있는 ‘파벌주의’나 ‘관료주의’가 삼성전자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적은 매출 14조6300억원, 영업이익 9100억원이었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악화로 5년6개월만에 가장 저조한 경영실적을 낸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연중에 강도 높은 조직개편과 인적 쇄신을 감행하고 있다.


최악의 경영 실적

조직개편의 핵심은 반도체, 정보통신, 디지털미디어, LCD 등 주요 총괄사장들이 겸임했던 총괄내 핵심사업부장 자리를 모두 부사장급 임원이 맡는 것이다.

총괄사장들은 총괄만 담당하고, 각 사업부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얘기다.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책임경영체제의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조직개편과 관련해 뒷말이 무성하다. 이번 구조조정에 대해 재계에서는 “실적부진에 따른 문책성 조치”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을 “해이해진 사내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8월 20~30% 임원 대학살설’, ‘삼성전자 최고수뇌부 교체설’ 등과 같은 소문에 시달려왔다.

삼성안팎에서는 그간 중간간부급 이상 임원의 20~30% 정도가 8~9월에 대거 퇴출될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여기에 병역특례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고위층 A임원 등이 사의를 표명했고, 조만간 교체될 것이란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삼성전자 임직원들이 구조조정 칼바람에 살아남기 위해 ‘제 밥그릇 챙기기’, ‘인맥 줄서기’ 등 파벌을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임원들이 권위주의와 관료주의에 빠져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소리도 들리고 있다.


강도높은 조직 개편

삼성안팎에서도 “‘파벌·관료주의’에 빠진 조직문화에 대해 이건희 회장이 직접 나서 질책했고, 이것이 삼성전자의 구조조정으로 연결됐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그룹 전체 이익의 80%를 내고 국가전략산업 얘기를 듣다보니 조직이 교만에 빠졌다. 또 그룹내에 전자를 중심으로 파벌도 상당하다. 이런 것들이 현재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론도 나오고 있다.

전직 삼성전자 간부 J씨는 “겉으로는 삼성전자가 실적 평가에 따라 임원들의 승진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제 식구 챙기기’ 등 파벌이 분명히 존재한다. 공채로 들어온 ‘정통 삼성맨’이냐, 아니면 ‘영입파’냐에 따라 파벌이 조성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사장급 임원들 사이에 파벌 조성 및 갈등설이 불거지고 있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임원 승진 등에서는 철저한 경영실적 위주다. 이건희 회장이 파벌조성을 금기시하고 있기 때문에, 조직내 파벌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하성  haha70@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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