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있는 ‘사우나 정치’
위력있는 ‘사우나 정치’
  •  
  • 입력 2004-05-18 09:00
  • 승인 2004.05.18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색한 관계라도 알몸으로 만나 터놓고 얘기하면 풀린다”국회 주변에선 ‘사우나 정치’라는 말이 회자된다. 지난 2002년 12월 여·야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던 가운데 국회 사우나에서 우연히 만난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과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은 “묵은 감정은 털자”며 ‘양당 대변인단 합동 망년회’를 갖기로 합의한 적도 있다고 전해진다.사실 굳이 정치인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평소 어색했던 사람이나 관계가 좋지 않던 사람도 알몸으로 사우나 안에서 모든 것을 툭 터놓고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마음의 벽은 어느덧 무너지게 된다.

이와 비슷하게 핀란드에서는 ‘사우나 외교’란 말이 있다고 한다. 구소련의 흐루시초프 전수상을 설득할 때도 사우나로 초대했다. 일본의 아베 전외상의 경우에는 핀란드 외상과 알몸으로 사우나 탕속에 나란히 앉아 있는 전신 나체 사진이 헬싱키 최대 일간지의 머릿기사로 크게 보도되어 장안의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다행히 두 장관이 모두 다리를 꼬고 포즈를 취했기에 외설 시비까지는 가지 않았다.

특히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의 관광 코스에는 반드시 ‘각의 사우나(Cabinet Sauna)’가 포함되어 있다. 이곳이 바로 핀란드 케코넨 대통령이 자주 장관들을 소집해 국무회의를 했던 곳이라고 전해지는데, 케코넨 대통령은 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운 난제에 부딪치게 되면 국회의원들을 사우나로 불러들여 전원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뜨거운 사우나에 버티고 앉아 있었다고 한다. <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